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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Phys.: Sae Mulli 2024; 74: 578-588
Published online June 28, 2024 https://doi.org/10.3938/NPSM.74.578
Copyright © New Physics: Sae Mulli.
Insun Lee1, Hye-Gyoung Yoon2*, Jongwon Park3
1Department of Physics Education, Chungbuk National University, Cheongju 28644, Korea
2Department of Science Education, Chuncheon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Chuncheon 24328, Korea
3Department of Physics Education, Chonnam National University, Gwangju 61186, Korea
Correspondence to:*yoonhk@cnue.ac.kr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One of the main goals of science education is to help students construct scientific explanations. For this, it is important to investigate the characteristics of students’ explanations. This study analyzed the types and characteristics of scientific explanations written by 100 middle school students for two tasks: what happens when a cup of water is placed on an ice pack (thermal equilibrium) and what happens at the joint of a bridge when the temperature is high (thermal expansion). When a student’s explanation includes ‘cause’ and ‘result’, it was classified into scientific explanations. Scientific explanations were subdivided into four types depending on whether ‘theory’ and ‘condition’ were included. The proportion of scientific explanations in the two tasks was not high, and there were fewer scientific explanations in the case of thermal expansion than in thermal equilibrium. In addition, some misconceptions were found in the students’ explanations. Based on the results, teaching strategies were proposed to strengthen the students’ ability to construct scientific explanations.
Keywords: Scientific Explanation, Thermal Equilibrium, Thermal Expansion, Misconceptions
과학교육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학생들이 과학적 설명을 구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의 과학적 설명에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 연구에서는 아이스 팩 위에 물이 담긴 컵을 놓았을 때 일어나는 현상(열평형)과 기온이 높을 때 교량 연결부 이음매에서 나타나는 현상(열팽창) 두 가지에 대해 중학교 2학년 학생 100명이 구성한 과학적 설명의 유형과 특성을 조사하였다. 학생의 설명이 ‘원인’과 ‘결과’를 포함하는 경우 과학적 설명으로 구분하였으며 과학적 설명은 ‘이론’, ‘조건’의 포함 여부에 따라 4가지 유형으로 세분되었다. 두 주제에서 과학적 설명의 비율은 높지 않았으며 열평형보다 열팽창의 경우 과학적 설명이 더 적었다. 또한 학생들의 설명에 나타난 몇몇 오개념을 발견하였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과학적 설명 구성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수 방안을 제안하였다.
Keywords: 과학적 설명, 열평형, 열팽창, 오개념
‘과학적 설명’은 과학자의 과학적 실행에서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이면서 동시에 과학교육의 주요 목표 중 하나이다. 이에 미국의 NGSS에는 8개 과학적 실천(practice) 중의 하나로 ‘설명 구성하기’가 포함되어 있고[1], 우리나라 2022 과학과 교육과정에도 ‘모형을 만들어 현상을 설명하거나 예측하기’가 내용 체계의 과정·기능에 포함되어 있다[2]. 실제로 어린 아동들조차도 새롭거나 예상치 못한 현상을 관찰하게 되면 ‘왜’라는 인과적 질문을 하게 되고, 그에 대한 원인을 설명하는 활동이 많이 일어나는 데[3], 이때 어떤 자연 현상이 왜 일어나는지 그 원인을 찾아 원인과 일어난 현상 간의 인과적인 관계를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것을 과학적 설명이라고 한다[4, 5].
이러한 과학적 설명은 일상적 설명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여러 가지 교육적인 기능을 한다. 즉 과학적 설명은 일상적인 설명에 비해 체계적이고, 심층적이고, 분명하게 의미를 기술한다는 특징이 있다[6]. 예를 들어, 과학적 설명은 연역 논리적이지만 일상적 설명은 논리가 모호하거나 불완전하며, 과학적 설명은 인과적이지만 일상적 설명은 동의 반복적 (tautological) 표현이 많다[7]. 또 과학적 설명에는 일어난 현상에 대한 원인을 말하는 것을 강조하지만[8], 일상적 상황에서는 어떤 기구의 사용 방법이나, 어떤 주장의 정당화, 어떤 기술의 세부적인 기술이나 재해석 등을 모두 설명이라고 보기도 한다[9].
과학학습 과정에서 과학적 설명을 구성하는 활동은 개념적 이해나 오개념의 변화, 논리적, 비판적 사고의 발달 등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연역 논리적 구조를 활용한 과학적 설명 자료가 학생의 힘에 대한 오개념을 변화시키는 데 유용하다고 보고한 연구가 있고[10, 11], 예상-관찰-설명(POE: Prediction-Observation-Explanation) 활동을 이용한 과학적 설명 활동이 학생의 비판적 사고를 향상한다는 보고도 있다[12]. 또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활동은 새로운 이론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과학적 가설을 제안하는 활동은 연역 논리에 기반한 것은 아니지만, 일어난 현상의 원인을 찾아 인과적으로 설명한다는 측면에서 과학적 설명과 같은 기능을 하므로[13], 가설 제안을 통해 현상을 설명하는 활동은 새로운 이론의 형성에도 도움을 준다[14].
이처럼 과학적 설명을 구성하는 활동이 과학 학습적 측면에서 여러 가지 기능을 하고 있으므로 과학학습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현상에 대해 스스로 과학적 설명을 구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중요하다[1]. 그러나 학생들이 과학적 설명을 구성할 때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15-18]. 예를 들어, 학생들이 과학적 설명을 구성할 때 증거(evidence)와 추론(inference) 사이의 관계를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하거나[15], 주장에 대한 충분한 증거를 인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17]. 또 탐구 활동을 통해 데이터를 증거로 사용하는 데 진전을 보인 경우에도, 과학적 설명을 평가하는 것을 상대적으로 어려워한다고 한다[18]. 이 외에도 과학적 설명에서는 논리적 사고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학생들이 실제로 과학적 설명을 할 때는 논리적 사고가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보고도 있고[19], 과학 수업 과정에서 과학적 설명을 구성하는 활동이 충분히 강조되고 있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20].
학생의 과학적 설명 활동을 돕기 위해 특정한 수업 모델을 적용하고 그 효과를 살펴본 연구들이 일부 수행된 바 있지만[21, 22], 학생의 과학적 설명 구성을 돕기 위해서는 우선 학생이 구성하는 과학적 설명의 특징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학생의 과학적 설명이 어떠한 특성을 가지는지, 그리고 어떤 측면에서 부족함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본 연구는 충분하지 않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열 현상(열평형, 열팽창)에 관하여 중학생들이 구성한 과학적 설명의 구조와 내용을 분석하여 그 유형과 특징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의 과학적 설명 구성 능력을 높이기 위한 교수 방안을 논의하고자 한다.
과학철학 분야에서는 과학적 설명의 본질에 대한 여러 논의가 있었고[8, 14, 23, 24], 따라서 과학적 설명은 다양한 유형으로 구분된다. 예를 들어, 과학적 설명의 주요 특징을 인과관계로 보고, ‘연역-법칙적(deductive-nomological)’ 설명 모델로 과학적 설명의 형식을 규정하거나[23],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양자 현상에 대해서는 ‘확률론적’ 설명 모델이 제시되기도 하였다[25]. 또 인과적으로 연계된 사건들을 시간적 흐름 속에서 설명하는 ‘서사적(narrative)’ 설명 모델도 있다[26]. 이처럼 과학적 설명 모델은 다양하지만, 중학교 물리 학습 상황에서는 확률론적 설명 모델이나 서사적 설명 모델보다는 연역-법칙적 설명 모델에 해당하는 내용이 많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과학적 설명을 과학철학적 관점에서 논의하고 있는 연역-법칙적 설명에 한정하였다.
과학적 설명을 논의할 때 자주 문제가 되는 것 중 하나는 과학적 설명과 과학적 논증의 관계이다. 과학적 설명을 과학적 논증(argumentation)과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학생의 과학적 설명 능력을 기르기 위한 연구에서 McNeill et al.[27]이나 Songer & Gotwals[28]는 Toulmin[29]의 논증 구조에 기반하여, 과학적 설명의 구성 요소를 주장(claim)과 증거(evidence), 그리고 증거에 기반한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한 추론(reasoning)의 세 가지로 분석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실험적 증거에 기반하여 다양한 주장을 하고, 그러한 주장을 지지하고 반박하는 과정을 강조하는 논증적 설명과, 자연 현상을 알려진 인과적 법칙에 기반하여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과학적 설명은 구분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한다[14, 30]. 즉 본 연구에서는 Hempel & Oppenheim[23]의 연역-법칙적(deductive-normative) 과학적 설명 모델에 기반하여, Fig. 1과 같이 인과적 법칙과 초기조건으로부터 연역 논리적으로 도출하는 결론을 과학적 설명으로 보았다[31].
또 과학적 설명에서는 현상에 대한 설명을 직접 구성하는 것인지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것’인지를 구별하는 것도 중요하다[32]. 후자의 경우에는 원인과 결과와의 인과적 관계뿐 아니라, 의사소통 관련 기능들이 중요하게 강조된다. 예를 들어, 효과적인 설명하기에는 말을 분명하고 유창하게 하며, 강조점을 부각하고, 사례를 들고, 말 외에 다양한 유형(그림, 영상, 그래프 등)의 매체를 활용하거나 청자의 사전 지식을 고려하며, 피드백을 격려하는 등의 측면이 중요하게 고려된다[33].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의사소통적인 측면보다는 과학적 설명의 논리적 구조에 초점을 맞추었다.
과학적 설명을 연역-논리적 모델로 보는 관점에서도 구체적으로 과학적 설명을 구성하는 구성 요소에 관한 주장은 연구자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Fig. 1에 의하면, 인과적 법칙과 초기조건이 주요 구성 요소라고 할 수 있지만, 학생의 과학적 설명 능력을 기르기 위한 연구에서 Tang[34]은 과학적 설명을 이루는 구성 요소를 다음 3가지로 보았다: 설명의 기초를 제공하는 알려진 지식으로서의 ‘전제’, 전제들에 기반한 논리적 연결을 의미하는 ‘추론’, 그리고 설명하고자 하는 ‘현상’. 또, 과학적 설명에 ‘과학적 기술(description)’을 하나의 설명 유형으로 포함한 연구도 있다. 예를 들어, de Andreade et al.[35]은 학생의 설명을 유형별로 구별할 때, 현상에 대한 원인이 포함되지 않은 설명을 ‘기술적 설명’으로 분류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과학적 설명을 과학적 기술(description)과 구별하였다[36]. 즉 과학적 설명에는 현상에 대한 원인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보고, ‘원인’과 ‘결과(일어난 현상)’가 제시되고 인과적 관계를 포함한 경우만 과학적 설명으로 구분하고자 하였다.
Lakatos의 연구 프로그램에 의하면[37], 모든 과학 이론은 핵(핵심 이론)과 보호대(가정과 조건 및 보조이론들)로 구성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과학적 설명에도 원인과 결과와의 인과적 관계에는 조건이나 가정들이 포함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하늘 높이 올라간 풍선이 터지는 현상을 보일의 법칙에 기반하여 설명할 때는 ‘온도가 일정하다’는 가정이 필요하다. 이때 가정이나 조건이 달라지면, 과학적 설명의 내용도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가정이나 조건’도 과학적 설명의 구성 요소로 주요하게 포함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요약하면, 과학적 설명에 대한 연역-논리적 모델의 구조와 구성 요소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고려하여 본 연구에서는 과학적 설명을 일반 법칙과 초기조건들로부터 원인과 결과와의 인과적 관계를 연역 논리적으로 도출한 것이라 정의하였고, 과학적 설명의 기본적인 구성 요소를 ‘원인’, ‘결과’, ‘이론’, ‘조건’의 4가지로 가정하였다.
중학생들이 열 현상에 대하여 어떻게 과학적 설명을 구성하는지 그 특징을 알아보기 위하여 과학교육 관련 연구 경험이 있는 교사의 협조가 가능한 C 지역과 K 지역 소재의 중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편의표집(convenience sampling) 하였으며, 두 개 학교는 지역 내에서 중간 정도의 학업 성취 수준을 보이는 집단이다. 연구자는 교사에게 연구 취지와 내용을 설명하였고 질문지는 과학 교사 2명에 의해 실시되었다. ‘과학적 설명하기’ 과제에 참여한 학생들은 ‘열과 우리 생활’ 단원을 학습한 2학년 학생들로, 4개 학급에 소속된 총 100명의 중학생이다. 응답 결과 중에서 제시된 현상과 전혀 관련이 없는 진술을 하거나, 불성실한 응답을 한 경우에는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열평형’ 현상은 불성실한 응답자 4명을 제외한 96명 학생의 응답 자료를 분석하였고, ‘열팽창’ 현상의 경우는 무응답 또는 불성실한 응답을 한 9명을 분석에서 제외하여 최종 91명의 설명 자료를 포함하여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대상은 2곳 학교 재학생으로 한정되어 있으므로 연구 결과를 전체 중학생으로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과학적 설명의 유형과 특징을 탐색하기 위한 이 연구의 목적에는 부합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과학적 설명하기’ 과제를 개발하기 위해, 먼저 과학과 교육과정 및 중학교 과학 교과서를 분석하였다. 2015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 및 과학 교과서에 의하면,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은 ‘(9) 전기와 자기’, ‘(15) 열과 우리 생활’ 단원을 학습하게 된다[2]. 자료 수집 시기를 고려하여, 두 개의 단원중 ‘VIII. 열과 우리 생활’ 단원을 선정하였고, 입자의 운동모형으로 열과 온도의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있는 ‘열평형’과 ‘열팽창’을 내용 요소로 추출한 후 이와 관련된 현상을 설명하는 개방형 질문(open-ended question)을 개발하였다(Fig. 2). 질문지에 안내된 현상들은 학생들이 배우는 과학 교과서에서는 자세하게 다루고 있지는 않으며 간략한 예시로만 제시된 것이다. 중학생들이 직접 현상을 관찰하지 않고도 사진과 질문만으로 상황에 대한 직관적 이해가 가능하도록 구성하였다. 학생들에게 질문지를 배부한 후 글과 그림을 이용하여 과학적 설명을 하도록 안내하였고, 학생들에게는 자율적인 분위기에서 질문에 대한 설명을 완성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였다.
Figure 2에서 A는 아이스팩 위에 따뜻한 물이 담긴 컵을 올려놓은 상황에 대한 것으로, 중학생들은 잠시 후 물과 아이스팩 온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왜 그런 변화가 일어나는지에 대한 인과적 설명을 해야 하는 문항이다. B 문항의 경우는 철판 이음매로 연결된 다리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학생들은 무더운 여름날 온도가 높아질 때의 철판 이음매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러한 변화가 왜 일어나는지 과학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질문지 형식과 실시 방법은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과학적 설명이 무엇인지에 대한 안내 없이 곧바로 질문지에 답하도록 하였지만, 과학적 설명이 무엇인지, ‘원인’, ‘결과’, ‘이론’, ‘조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간단한 주제로 연습을 하도록 한 후 질문지에 답하였다면 연구 결과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Andrade et al.[35]의 분석 틀을 기반으로 중학생의 과학적 설명 유형을 탐색할 수 있도록 분석 틀을 개발하였다. 이 연구[35]에서는 좋은 과학적 설명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다음의 네 가지를 언급하고 있다: 관련성(relevance), 개념적 틀(conceptual framework), 인과성(causality), 적절한 수준의 표상(the appropriate level of representation). 즉 과학적 설명에 제시되는 정보는 현상에 관련된 것이어야 하며 과학적 설명은 개념적 틀, 즉 이론에 기초해야 한다. 그리고 과학적 설명은 논리적이고 정합적인 인과적 특징을 나타내야 하며 거시적 수준의 특징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미시적 수준의 표상을 연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Andrade et al.[35]은 설명력의 수준에 따라 ‘설명이 아닌 것(non-explanation)’, ‘거시적 기술(macro descriptive)’, ‘혼합적 기술(mix-descriptive)’, ‘연관적 설명(associative explanation)’, ‘단순한 설명(simple explanation)’, ‘복합적 설명(complex explanation)’으로 학생의 과학적 설명 유형을 구분하였는데, 본 연구와의 주요한 차이점은 ‘기술(description)’에 해당하는 ‘거시적 기술(macro descriptive)’과 ‘혼합적 기술(mix-descriptive)’을 낮은 수준의 과학적 설명 유형으로 포함하였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따뜻한 물이 시간이 지나면 온도가 낮아진다’와 같은 설명을 한 경우 현상(결과)을 기술한 것인데 선행연구에서는 이를 낮은 수준의 과학적 설명(‘거시적 기술’)으로 보았지만, 이 연구에서는 인과관계를 포함하지 않으므로 과학적 설명이 아닌 것으로 구분하였다. 또 선행연구에서는 과학적 설명이 ‘조건’을 포함하는지를 주요한 기준으로 사용하지 않았으나 본 연구에서는 학생의 설명에서 ‘조건’이 포함되어 있는지를 구분 기준의 하나로 사용하였다.
이 연구의 분석 틀을 개발하기 위해 우선 1개 학급, 20명 학생의 응답 자료를 지속적 비교방법(constant comparative method)을 통하여 귀납적으로 분석하였다. 또 분석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하여 세 명의 물리교육을 전공한 연구자들이 개별적으로 분석을 하였고, 분석 결과를 상호 비교한 다음 의견 차이가 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분석한 결과가 일치할 때까지 논의하고 합의에 도달하는 과정을 거쳤다.
먼저, 학생들의 응답 결과를 ‘원인(C)’, ‘결과(R)’, ‘이론(T)’, ‘조건(Co)’으로 코딩(coding)하였다. ‘열의 이동’이 포함된 진술은 원인(C)으로, 원자나 분자 모형을 사용하여 온도의 변화나 이음매의 팽창 등을 언급한 것은 결과(R)로, 그리고 ‘열평형’이나 ‘열팽창’과 같은 과학적 개념이나 용어는 이론(T)으로, ‘시간이 더 지나면’과 같이 특정 조건을 포함하여 진술한 응답은 조건(Co)으로 보았다. 특히 결과(R)는 두 가지 수준의 표현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는데, ‘온도가 높아진다’, ‘부피가 팽창한다’ 등과 같이 온도나 부피, 즉 거시적 수준에서 결과를 진술한 경우는 ‘R-Ma’로, ‘분자(입자) 운동이 활발해진다’, ‘분자(입자) 사이의 간격이 넓어진다’처럼 미시적 수준의 설명을 포함하여 과정을 추론하는 경우는 ‘R-Mi’로 구분하였다. 그리고 원인이나 결과를 다양하게 진술한 경우는 첨자를 추가하여 ‘C1, C2’나 ‘R1, R2,⋯’로 구분하였다.
다음의 예는 아이스팩 위에 따뜻한 물이 담긴 컵을 올려놓은 현상에 대해 S16 학생이 응답한 결과이다. ‘온도’를 포함하여 진술한 결과는 ‘R1-Ma’로, ‘열의 이동’은 ‘C1’으로, 그리고 과학적 개념인 ‘열평형’은 ‘T’로 코딩하였다.
따뜻한 컵과 아이스팩 온도가 비슷해질 것 같다(R1-Ma). 왜냐하면 뜨거운 물의 열이 아이스팩으로 이동하면서(C1) 두 물체 간의 열평형(T)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열평형, S16)
최종 합의된 분석 틀은 Fig. 3과 같다. 연구자들은 이 분석 틀을 통해 다시 모든 데이터를 분석하고 결과를 논의하였다. 학생들의 설명을 ‘원인(C: Cause)과 결과(R: Result) 사이의 과학적 관계를 포함하는지’를 기준으로 ‘과학적 설명(scientific explanation)’과 ‘과학적 설명이 아닌 것(non scientific explanation)’으로 구분하였다. 과학적 설명은 다시 ‘과학적 이론(T: Theory)을 고려하였는지’를 기준으로 나누었고, 과학적 이론을 고려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각각을 ‘특정 조건(Co: Condition)을 고려하는지’에 따라 다시 구분하였다. 이러한 분석 기준들을 적용하여, 과학적 설명은 과학적 이론과 특별한 조건을 고려한 경우(C-R-T-Co), 과학적 이론을 고려하였지만,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경우(C-R-T), 과학적 이론을 고려하지 않고 조건만을 고려한 경우(C-R-Co), 그리고 과학적 이론과 조건을 모두 고려하지 않은 경우(C-R)로 구분하였다. 그리고 과학적 설명이 아닌 경우는 ‘현상에 대한 원인 없이 결과만 진술’한 경우(C가 없이 R만 있는 경우)와 ‘원인과 결과 없이 이론만 기술’한 경우(C와 R이 없고 T만 있는 경우)로 그 유형을 구분할 수 있었다.
위에서 제시한 S16 학생의 응답 결과를 이를 Fig. 3에 따라 분석해 보면, ‘C-R-T’ 유형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열 현상에 대한 중학생들의 설명 유형을 과학적 설명과 과학적이지 않은 설명으로 분석한 결과는 Table 1과 같다. 이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열평형’, ‘열팽창’과 같은 관련 과학 개념을 이미 학습하였지만 두 가지 현상을 모두 과학적으로 설명한 비율은 높지 않았다(34.4%, 13.2%). 또한 ‘열팽창’ 현상에서는 과학적 설명이 아닌 것의 비율이 65.9%로 나타났는데, 분석된 결과를 카이제곱(chi-square) 양측 검정 결과,
Classification of students’ explanations.
Type | Thermal equilibrium N(%) | Thermal expansion N(%) | |
---|---|---|---|
Scientific explanation | 33 (34.4) | 12 (13.2) | 14.733 (0.0001***) |
Non-scientific explanation | 38 (39.6) | 60 (65.9) | |
Misconception | 25 (26.1) | 19 (20.9) | |
Sum | 96 (100) | 91 (100 |
***p < .001
열 현상에 대하여 중학생이 구성한 과학적 설명의 구조적 측면을 분석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학생들의 과학적 설명은 원인(C), 결과(R), 이론(T), 조건(Co)과 같이 설명을 구성하는 네 가지 기본요소로 구성되었으며, 이러한 요소들의 조합에 따라 중학생들의 과학적 설명은 4가지 유형(C-R, C-R-T, C-R-T-Co, C-R-Co)으로 나타났다 (Table 2).
The structure of students’ scientific explanations.
Type | Thermal equilibrium N(%) | Thermal expansion N(%) |
---|---|---|
C-R | 11 (11.5) | 2 (2.2) |
C-R-T | 15 (15.6) | 10 (11.0) |
C-R-T-Co | 4 (4.2) | - |
C-R-Co | 3 (3.1) | - |
Sum | 33 (34.4) | 12 (13.2) |
원인과 결과가 모두 포함된 과학적 설명은 전체 100명의 학생 중 ‘열평형’ 현상에서는 33명(33.4%), ‘열팽창’ 현상에서는 12명(13.2%)에 불과했다. 과학적 설명의 경우 그 세부 유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열평형’에서는 C-R 유형과 C-R-T 유형이 각각 11명(11.5%)과 15명(15.6%)으로 높게 나타났고, ‘열팽창’ 현상에서는 C-R 유형이 2명(2.2%)이었고, 나머지 10명의 학생(11.1%)은 모두 C-R-T 유형이었다. ‘열평형’ 과제의 경우 ‘열평형’이라는 용어나 개념을 사용하여 설명하는 학생도 있지만, 사용하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조건을 포함한 설명은 ‘열평형’ 현상에서만 있었는데, 따라서 네 가지 기본요소를 모두 포함한 C-R-T-Co 유형은 4명(4.2%)밖에 없고, C-R-Co 유형도 3명(3.1%)으로 적게 나타났다. 즉 중학생들의 열 현상에 관한 과학적 설명에서 원인과 결과와의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조건(Co)을 기술하는 사례는 매우 적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위의 4가지 유형 중 과학적 이론(T)을 포함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좀 더 높은 수준이라 볼 수 있다. 과학적 설명은 주어진 현상을 이해하기 위한 시도이므로 사전 지식이나 개념을 적용하는 것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작성한 과학적 설명 중에서 빈도가 높은 유형의 대표적 예시는 다음과 같다.
아이스팩은 녹아 미지근해지고 따뜻한 물 또한 미지근해진다(R). 따뜻한 물의 열이 아이스팩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C). (열평형, S2, C-R)
따뜻한 컵과 아이스팩의 온도가 비슷해질 것 같다(R). 왜냐하면 뜨거운 물의 열이 아이스팩으로 이동하기 문이며(C) 구 물체 사이에 열평형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T). (열팽창-S24, C-R-T)
과학적 설명에 포함된 원인과 결과의 유형을 분석한 결과를 Table 3, 4에 제시하였다. 설명의 대상이 되는 현상에 따라 과학적 설명에서 고려할 수 있는 원인의 수나 결과의 수는 다를 수 있으나 가능한 여러 원인과 결과를 모두 고려하는 것이 더 좋은 과학적 설명이라 볼 수 있으므로 원인과 결과를 얼마나 다양하게 제시하는가도 과학적 설명의 주요한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다. 분석 결과 중학생들은 원인에 대해서는 한 가지 원인만을 언급하는 경우가 많았고 (Table 3), 결과에 대해서는 대체로 두 가지 이상의 결과를 제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4).
Causes suggested in students’ scientific explanations.
Type | Thermal equilibrium | Thermal expansion} | ||
---|---|---|---|---|
Response | N(%) | Response | N(%) | |
C1 | The thermal energy moves from the warm water to the ice pack | 30 (31.3) | Being heated in the hot summer | 12 (13.2) |
C1-C2-⋯ | The thermal energy moves from a hot place (cup) to a cold place (ice pack) (C1),⋯ from a cup to air (C2)⋯ | 3 (3.1) | Not applicable | |
Sum | 33 (34.4) | 12 (13.2) |
Results suggested in students’ scientific explanations.
Type | Thermal equilibrium | Thermal expansion} | ||
---|---|---|---|---|
Response | N(%) | Response | N(%) | |
R1 | The temperature of water is lowered and the temperature of icepack is increased | 5 (5.2) | As the temperature rises⋯ | 1 (1.1) |
R2 | Two (water & icepack) temperatures will be similar. | 10 (10.4) | Volume increases | 1 (1.1) |
R3 | Not applicable | They (joints) will get narrowed and fit together | 2 (2.2) | |
R1-R2-⋯ | The temperature of the water will decrease and the temperature of the ice pack will increase (R1-Ma) so that the temperature will be similar (R2-Ma). | 18 (18.8) | The particles become active (R1-Mi) and become bulky (R2-Ma)⋯. and the gap is narrowed (R3-Ma). | 8 (8.8) |
Sum | 33 (34.4) | 12 (13.2) |
Table 3의 열평형 과제에서, 주로 언급된 것은 고온의 물체에서 저온의 물체로 열이 이동한다는 것이다(C1). 그 외에 ‘컵에서 공기로도 열이 이동해서’ 같은 또 다른 원인을 언급하는 경우 C2로 코딩하였다. C1-C2⋯는 두 가지 이상의 원인을 진술한 경우를 나타내는 기호이다. 학생들은 한 가지 원인인 ‘물과 아이스팩 사이의 열의 이동’만을 고려하였으나 간혹 다른 가능한 원인인 ‘물과 공기 사이의 열의 이동’도 고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열평형 현상에서는 한 가지 원인만을 언급한 학생은 30명(31.3%)이었고, 두 가지를 이상을 제시한 학생은 3명(3.1%) 있었다. 열팽창 현상에서는 모두 한 가지 원인을 언급하였는데 (12명, 13.2%), 이것은 과제의 특성상 여러 원인의 제시가 어렵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과학적 설명 구성 요소 중 ‘결과’를 분석해 보면(Table 4), 두 가지 이상의 결과를 함께 기술한 사례가 열평형은 18명(18.8%), 열팽창은 8명(8.8%)으로 한 가지 결과만을 기술한 경우보다 많았다. 그리고 열평형 결과에서는 R2(온도가 같아진다)를 기술한 학생(10명, 10.4%)이 R1(온도가 올라가고 내려가는 과정)으로 설명한 학생(5명, 5.2%)보다 두 배 많아, 학생들이 과학적 설명을 할 때 중간 단계의 설명보다는 최종 결과를 중심으로 설명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서 R1은 ‘아이스팩은 온도가 올라가고(미지근해지고) 컵은 온도가 내려가서(미지근해져서)’ 같이 아이스팩과 물이 담긴 컵의 온도변화를 결과를 기술한 것이고, R1-R2-⋯는 R1과 함께 ‘둘 다 온도가 같아진다(R2)’와 같이 결과를 추가로 기술하여 단계별로 일어나는 결과를 포함한 설명이다. 열팽창 현상에서는 세 가지 유형의 결과가 기술되었다: ‘이음매(금속) 온도가 올라가고(R1), 이음매의 부피가 팽창하고(R2)’, ‘이음매 사이의 거리가 좁아지게 된다(R3)’.
두 가지 이상의 결과를 기술한 학생들의 설명 예시는 다음과 같다.
“따뜻한 물에서 아이스팩으로 열이 이동하는데(C1) 서로 온도가 비슷해지는 현상, 열평형(T)이 일어나 물의 온도는 낮아지고 아이스팩 온도는 높아져(R1) 온도가 비슷해질 것이다(R2)”. (열평형, S15, C1-R1-R2-T)
“다리의 철판 이음매는 더운 여름에 열을 받아(C1) 입자의 운동이 활발해져(R1) 부피가 늘어나는(R2) 열팽창 현상(T)이 일어나 서로 커져 (이음매끼리) 딱 맞물릴 것이다(R3)”. (열팽창, S15, C1-R1-R2-R3-T)
학생들이 기술한 결과가 거시적 현상인지 미시적 현상인지 구분하여 분석한 결과는 Table 5와 같다. 열평형 현상에서는 대부분 학생이 거시적 현상만으로 결과로 설명하였고(28명, 29.2%), 5명(5.2%)의 학생들은 미시적 현상과 거시적 현상을 모두 사용하여 설명하였다. 예를 들면, ‘아이스팩은 온도가 올라가고(미지근해지고) 컵은 온도가 내려가서(미지근해져서)(R1-Ma) 아이스팩은 분자 운동이 활발해지고, 컵 안의 물 분자의 분자 운동은 느려지고(R1-Mi),⋯둘 다 온도가 같아진다(R2-Ma)’와 같이 온도, 부피와 같은 거시적 표현과 분자 또는 입자의 운동과 같은 미시적 표현을 함께 사용하여 설명하였다. 열팽창 현상에서는 ‘온도가 높아(R1-Ma) 입자의 운동이 활발해지고(R1-Mi) 입자 사이의 거리가 조금씩 늘어나(R2-Mi) 도로의 부피가 커져(R2-Ma),⋯’와 같이 거시적 수준과 미시적 수준의 결과를 함께 제시한 학생은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열평형 과제 5명, 열팽창 과제 6명).
Macroscopic and microscopic results suggested in students’ scientific explanations.
Type | Thermal equilibrium | Thermal expansion} | ||
---|---|---|---|---|
Response | N(%) | Response | N(%) | |
R-Ma |
| 28 (29.2) |
| 6 (6.6) |
(R1-Ma)-(R1-Mi) -(R2-Ma)-(R2-Mi)-⋯ |
| 5 (5.2) |
| 6 (6.6) |
Sum | 33 (34.4) | 12 (13.2) |
과학적 설명이 아닌 사례(열평형 38명, 39.6%, 열팽창 60명, 65.9%)의 유형을 분석한 결과 (Table 6), 결과와 이론만을 기술한 ‘R-T’ 유형(열평형 17.7%, 열팽창 44.0%)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열평형에서는 결과만을 기술한 ‘R’ 유형과 결과, 이론과 함께 조건을 제시한 ‘R-T-Co’ 유형이 각각 7명(7.3%)과 8명(8.3%)으로 비슷하게 나타났고, 열팽창에서는 결과만을 기술한 학생(유형 R)이 16명(17.6%)이었다.
The structure of students’ non-scientific explanations.
Type | Thermal equilibrium N(%) | Thermal expansion N(%) | |
---|---|---|---|
Description (Only results without cause) | R | 7 (17.3) | 16 (17.6) |
R-T | 17 (17.7) | 40 (44.0) | |
R-Co | 1 (1.0) | - | |
General theory (Only theory without casual relationship) | R-T-Co | 8 (8.3) | - |
T | 4 (4.2) | 2 (2.2) | |
T-C | 1 (1.0) | 2 (2.2) | |
Sum | 38 (39.6) | 60 (65.9) |
이에 해당하는 학생들 설명의 대표적 예시는 다음과 같다.
열평형(T)이 맞춰짐 (열평형, S05, T)
철이 팽창해서(R1-Ma) 둘의 사이가 가까워진다(R2-Ma). (열팽창, S21, R)
철판 이음매가 열팽창(T)으로 인해 간격이 줄어든다(R3-Ma). (열팽창, S52, R-T).
선행연구에서는 학생의 다양한 열 관련 오개념(misconceptions)[38]을 보고하고 있다. 이 연구에서도 Table 7과 같은 오개념이 발견되었다. ‘열평형’ 현상에 대한 설명에서는 96명 중 25명(26.1%)이, ‘열평형’ 현상에서는 19명(20.9%)이 열 관련 오개념을 드러냈다.
Types of students’ misconception.
Type | Thermal equilibrium N(%) | Thermal expansion N(%) |
---|---|---|
Failed to distinguish between heat and temperature | 8 (8.3) | 3 (3.3) |
Think heat as particles | 4 (4.2) | 3 (3.3) |
Use everyday terms such as coldness and warmth | 4 (4.2) | - |
Misuse of scientific terms (misspelling) | 4 (4.2) | 3 (3.3) |
Others | 5 (5.2) | 10 (11.0) |
Sum | 25 (26.1) | 19 (20.9) |
열 단원을 학습한 중학생들은 S53과 S65 학생과 같이 ‘열’과 ‘온도’ 두 물리량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고(열평형 32.0%, 열팽창 15.8%), 열을 입자로 오인하거나(열평형 16.0%, 열팽창 15.8%) ‘냉기’나 ‘온기’와 같은 일상용어를 사용하는 경우(열평형 16.0%)가 있었다. 또 과학적 용어를 잘못 사용하는 학생도 7명이 있었는데 예를 들어, ‘열평행(S58)’, ‘열평창(S85)’ 등과 같은 단어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러한 결과는 같은 단원 안에서 여러 물리 개념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용어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부족하여 두 개의 개념 용어를 잘못 표현하거나 용어를 섞어 쓰는 형태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물의 따뜻한 온도가 아이스팩의 차가운 온도로 옮겨가서 (열평형, S53)
따뜻한 물의 온도가 아이스팩으로 이동을 하게 되고, ⋯ (열평형, S65)
아이스팩과 따듯한 물이 담긴 컵의 온도가 열평행에 의해 온도가 같아진다. (열평형, S58)
열평창이 되면서 물질이 늘어난다. (열팽창, S85)
본 연구는 중학생이 구성한 과학적 설명의 특징과 유형을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이를 위하여 열 단원을 학습한 중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열평형’, ‘열팽창’과 관련된 현상을 과제로 제시하고 학생들이 글과 그림으로 설명하도록 한 후, 연구자들이 개발한 분석 틀에 따라 학생들이 제시한 설명의 구조와 내용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학생들이 구성한 설명은 ‘원인(C)’과 ‘결과(R)’를 포함하는가에 따라 크게 과학적 설명과 과학적이지 않은 설명으로 구분되었는데 전체적으로 과학적 설명의 비율이 낮았으며 열평형보다 열팽창의 경우 과학적 설명의 비율이 더 낮았다. 둘째, 과학적 설명의 경우, ‘이론(T)’, ‘특정 조건(Co)’을 포함하는가에 따라 4가지 유형으로 구분되었는데(C-R, C-R-T, C-R-T-Co, C-R-Co), 학생들의 과학적 설명은 이론을 포함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현상과 관련된 특정 조건에 대한 고려는 매우 부족함을 확인하였다. 셋째, 과학적 설명에서 결과를 기술할 때 대체로 거시적 현상만을 주로 언급하였으며, 거시적 현상과 미시적 현상을 연결하여 설명하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넷째, 과학적이지 않은 설명의 경우 ‘결과’만 기술하거나 ‘결과’와 ‘이론’만 언급하는 경우가 많았다. 다섯째, 중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열평형’, ‘열팽창’과 같은 관련 과학 개념을 이미 학습하였지만 ‘열’과 ‘온도’ 두 물리량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거나 ‘열’을 ‘입자’로 오인하거나 ‘냉기’나 ‘온기’와 같은 일상용어를 사용하는 등 이전 연구들에서 확인되었던 오개념을 여전히 드러냈다.
본 연구 결과는 이미 학습한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는 친숙한 현상임에도 학생들이 이에 대해 과학적 설명을 자신의 언어로 구성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학생들이 어떤 현상의 인과관계를 자신의 언어로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교수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과학적 설명 역량은 학생의 과학적 사고 능력과 의사소통 능력 모두를 포괄하는 것이라 할 수 있고 과학교육에서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을 구성하는 역량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학생의 과학적 설명 역량을 높이기 위한 지도 방안과 후속 연구를 제안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서술형 평가가 강조될 필요가 있다. 특히 수업 중 형성평가를 통해 자신의 언어로 과학적 설명을 제시하고 이에 대해 교사가 피드백을 제공하는 게 필요하다. 연구 결과 학생들이 원인과 결과를 연결하여 설명하지 않고 결과만 말하거나 연관된 이론만 언급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학생들이 주어진 과제에 대해 단답형, 한 단어의 개념이나 용어만을 제시하도록 하지 말고 완성된 문장 형태로 자기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나타내도록 해야 한다. 교사는 피드백 과정에서 ‘원인(C)’, ‘결과(R)’, ‘이론(T)’, ‘특정 조건(Co)’이 서술되어 있는지를 학생들과 함께 검토하고 평가할 수 있다. 좋은 과학적 설명의 예와 그렇지 않은 예를 구체적으로 평가하면서 학생들의 과학적 설명 역량이 발달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과학적 설명 구성을 지도하기 위한 교수 자료와 교수 전략 개발이 필요하다. 현상을 단지 기술하는 것과 그 원인을 설명하는 과학적 설명이 어떻게 다른지 학생들에게 명시적으로 지도할 필요가 있으며 이것을 어떻게 지도할지 구체적 교수 전략 개발도 필요하다. 예를 들면, 쉬운 주제에 대해 교사와 함께 과학적 설명을 구성해 보면서 ‘과학적 설명’이 무엇인지 이해하도록 하거나 스스로 과학적 설명을 구성하도록 하는 다양한 형식의 비계 자료(scaffolding)가 개발되어야 한다. 이때 다양한 측면에서 원인과 결과를 찾아보도록 지도하고, 현상을 단계별로 자세하게 설명하도록 하는 점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또 인과적 설명을 위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적 수준에서 어떠한 일이 일어나는지 거시적 수준과 미시적 수준을 연계하여 서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 다양한 문제 상황이나 과학적 주제에 대한 학생의 과학적 설명을 조사하는 경험적 연구가 확장될 필요가 있다. 과학적 설명을 구성하는 것의 난이도는 주제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는데 이에 관한 연구 결과가 풍부하다면 위에서 언급한 과학적 설명 구성을 위한 지도자료나 서술형 평가를 개발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에서는 학생들이 글과 그림을 통해 설명한 서술한 내용을 분석하는 것에 그쳤지만, 학생의 과학적 설명 능력은 구두 언어, 제스처, 모형 등을 사용하여 의사소통하는 과정에서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다중 양식을 사용한 학생의 과학적 설명에서 나타나는 특징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 논문은 2020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입니다(NRF-2020S1A3A2A01095782). This work was supported by the Ministry of Education of the Republic of Korea and the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 (NRF-2020S1A3A2A010957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