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sm 새물리 New Physics : Sae Mulli

pISSN 0374-4914 eISSN 2289-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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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Research Paper

New Phys.: Sae Mulli 2024; 74: 700-713

Published online July 31, 2024 https://doi.org/10.3938/NPSM.74.700

Copyright © New Physics: Sae Mulli.

A Study of Historical Changes and Paradigm Shifts in U.S. Physics Education: From the 1860s to the Present

미국 물리교육의 시대적 변동과 패러다임 전환: 186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역사적 분석

Hyewon Jang1*, Sung-Jae Pak2

1Office of Educational Innovation, Sejong University, Seoul 05006, Korea
2Department of Physics Education, Seoul National University, Seoul 08826, Korea

Correspondence to:*hwjang@sejong.ac.kr

Received: April 2, 2024; Revised: May 20, 2024; Accepted: May 25, 2024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The evolution of physics education in the United States has been pivotal in responding to societal and technological changes over the past 160 years. This study delves into the transformative journey of U.S. physics education from the 1860s to the present, employing Hall’s Paradigm Change Framework (PCF) to delineate three significant paradigm shifts. These shifts, instigated by the limitations of traditional educational methodologies and national crises, have fundamentally redefined the roles and contributions of physicists, educators, and physics educators, thereby shaping the trajectory of physics education. By describing how the limitations of the existing modes of physics education undermined their authority and led to the emergence of new paradigms, this study provides insights into explaining the impact of future environmental changes on physics education and suggests implications for science education policy in Korea.

Keywords: American physics education, Education history, Paradigm change framework, Educational policy

미국 물리교육의 발전은 시대적 요구와 변화에 따라 진화해 왔다. 본 연구에서는 1860년대부터 현재까지 이루어진 미국 물리교육의 변화를 탐색하고 Hall의 패러다임변동모형(Paradigm Change Framework)을 기반으로 3차원 정책변동을 분석하여 160년간의 역사 속에서 발생한 세 번의 주요 패러다임 변동을 식별한다. 이 변동들은 기존의 물리교육 방식의 한계와 국가적 위기가 주도한 것으로 시대에 따라 물리학자, 교육자, 물리교육자의 역할과 중요성이 변화하면서 물리교육의 발전에 기여하였다. 본 연구는 기존의 물리교육 방식이 가진 한계로 인해 권위가 손상되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는 양상을 기술하여 미래 환경 변화가 물리교육에 미칠 영향을 설명하는 데 통찰을 제공하며 한국 과학 교육 정책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Keywords: 미국물리교육, 교육사, 패러다임변동모형, 교육정책

미국 물리교육은 19세기 중반부터 160여 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물리학자와 물리교육자들의 리더십을 통해 발전해왔다. 19세기 후반 실험실 중심 교육에서 시작한 물리교육은 20세기 중반 학문중심 교육을 거쳐 20세기 후반의 개념 물리와 모델링 기반 교육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진화해왔다. 이러한 진화는 교육과정의 내용뿐만 아니라 교수법, 학습자 중심의 교육에 있어서의 혁신도 포함한다. 그 결과 미국 고등학교에서는 개념 물리와 고급 물리 강좌가 함께 개설되는 이중트랙이 대세가 되었고 2013년 고등학교 졸업생의 39%가 졸업전에 고등학교 물리를 수강하였다[1]. 한편, 한국의 물리교육의 양적, 질적 수준은 암울하다. 수학능력시험에서 물리Ⅰ 과목의 선택 비율을 살펴보면 2022년 14.4%로 2012년의 37.3%에 비해 23% 감소하였다[2]. 서울대학교 이공계열 학과에 입학한 신입생 가운데 고교에서 물리 Ⅱ를 수강하지 않은 학생이 절반을 넘은지는 이미 오래되었다[3]. 이공계열 학과에 진학하면서도 고등학교 물리교육 과정을 충분히 이수하지 못한 학생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물리학의 중요성이 더해가고 있다. AI 반도체와 같은 첨단 산업과 양자 컴퓨팅과 같은 미래 기술에는 물리학 지식과 문제해결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 연구는 미국 물리 교육사에서 일어난 시대적 상황에 따른 변동을 분석하여 우리나라 물리교육에 시사점을 제시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전통적으로 과학교육사와 물리교육사 연구자들은 1차 사료를 토대로 역사적 연구법을 적용하여 연대기 순에 따라 시대적 특징을 탐색하였다. DeBoer(1991)는 19세기부터 20세기 초반까지 과학 교육의 주요 아이디어와 교육개혁 노력을 시대상에 비추어 조명하였다[4]. 이 연구는 과학 교육정책 변화를 핵심 개념 중심으로 정리하였으나 물리교육의 변동사를 다루지는 않았다. Meltzer & Otero(2015)는 미국 물리교육사를 1860년부터 2014년까지 당대의 주요 사건, 인물, 이슈에 초점을 맞춰 기술하였다[5]. Otero & Meltzer(2016)는 물리학을 왜, 어떻게, 누구에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 탐색하면서 현재의 주요 물리교육에 대한 쟁점들이 과거에 이미 논의되었음을 보였다[6]. Otero & Meltzer(2017)는 지난 100년간 물리교육이 크게 바뀌지 않았음을 지적한 바 있다[7]. 이는 물리교육 현장에서 물리교육이 추구할 방향과 패러다임을 궁극적으로 실현하지 못한 것에서 기인했다고 보고 있다.

본 연구는 1860년대부터 현재까지 미국 물리교육의 변동사를 분석한다. 이를 위해 Hall의 패러다임변동모형(Paradigm Change Framework, PCF)을[8] 활용하여 미국 물리교육사 자료를 분석한다. 이 모형은 정책분야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개발된 이론적 틀로 Kuhn(1962)의 과학혁명 패러다임 변동에 기반하여 정책 변동을 설명한다[9]. 패러다임 변동 모형에 따르면 패러다임의 변화는 기존 패러다임의 문제점 인식 및 위기상황 출현, 새로운 대안적 패러다임의 등장 및 경쟁, 새로운 패러다임의 채택 및 확산의 단계를 거친다[10]. 이 모형은 사회적 요구에 따른 교육의 변화 동인을 설명할 수 있으며, 변화과정에서 각 주체의 역할 변화를 설명할 수 있다[10]. 또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출현과 확산, 기존 패러다임과의 갈등을 설명할 수 있으며, 변화과정의 비선형성과 복잡성을 반영하여 160년간의 역사 속에서 발생한 물리교육의 주요 패러다임 변동을 분석하는 데 적절하다[11].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1860년대부터 현재까지 미국 물리교육 변동의 주요 흐름은 무엇인가? 둘째, 미국 물리교육 역사에서 패러다임 전환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셋째, 각 패러다임 변동 시기에 물리학자, 과학교육자, 물리교육자 중 주도적인 역할을 한 구성원은 누구인가? 선행연구를 통해 물리교육의 주요 변화 흐름을 살펴본 후, 변화의 흐름속에서 패턴을 발견하고 그 패턴이 나타났던 이유를 이해한다면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패러다임변동모형을 활용하여 미국 물리교육의 주요 변화 패턴과 그 이유를 이해하고자 한다. 또한 각 패러다임 변동 시기를 중심으로 미국 물리교육의 주요 변화를 주도한 집단에 대해 살펴본다. 이후 2장에서는 미국 물리교육사 및 정책 변동 분석 틀에 대한 이론 및 선행 연구를 소개한다. 3장에서는 연구 방법을 소개하고 4장에서는 연구 결과, 5장에서는 논의 및 시사점을 기술한다.

물리교육은 시대의 필요에 따라 지속해서 진화해왔다. 과거의 변동 과정을 연구함으로써 사회, 경제, 기술 발전 및 국제 정세 변화가 물리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파악할 수 있는데, 거대한 세계사적 변동 과정에서 미국 물리교육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은 환경적 변화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게 한다. 과거에 대한 이해는 현재와 미래 물리교육의 변화 방향을 진단하고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물리학자, 교육자, 물리교육자의 역할 변화에 따라 효과적인 정책 수립과 교육 실천의 발전 과정을 이해함으로써 효과적인 과학 교육정책 수립과 교수법 개선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1. 미국 물리교육사

과학교육과 물리교육의 역사적인 측면은 1990년부터 탐색되어왔다[4-7, 12]. DeBoer(1991)는 19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과학교육의 주요 아이디어와 운동, 개혁 노력을 시대순으로 기술하였다[4]. 과학교육의 시작과 진보를 철학, 역사와 통합하여 논의함으로써 과학교육을 관통하는 아이디어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었다. 그러나 물리교육 분야의 주제별 세부 사항보다는 과학교육의 광범위한 아이디어에 초점을 두어 논의하였다는 한계가 있다[7]. Meltzer & Otero(2015)는 1860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물리교육의 역사를 시간 순서에 따라 정리하고 당대의 주요 사건, 인물, 이슈를 모아 주제별로 기술하였다[5]. Otero & Meltzer(2016)는 이 연구에 기반하여 물리를 왜,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또 어떤 물리학을 누구에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세 가지 핵심 질문을 살펴보고 지난 130여 년 동안 물리학자와 교육자들 간의 합의를 통해 물리교육이 발전함을 보였다[6]. 대학 물리교재를 중심으로 물리교육사를 연구한 사례도 있다. Holbrow(1999)는 지난 150년간의 대학교재를 중심으로 입문 물리학 교육의 변화를 살펴보았다[12]. 이 연구는 19세기의 가장 성공적인 물리학 교과서로 평가되는 1863년 Ganot의 물리학의 기초(Traité élémentaire de physique expérimentale et appliquée et de météorologie)[13], 1902년에 밀리컨이 집필한 Mechanics, Molecular Physics and Heat[14], 현대 물리학 주제들을 통합한 교재로 평가되는 Halliday & Resnick(1960)[15] 등을 분석하여 대학 신입생을 위한 물리교육의 발전을 기술하였다. 이들 연구는 모두 시간순에 따른 물리교육의 주요 변화를 탐색하였다.

2. 패러다임변동모형

본 연구는 사회경제적 변화에 따른 물리교육의 패러다임 변동을 살펴보기 위해 패러다임변동모형(PCF)을 활용하였다[8]. 사전적 의미의 패러다임(Paradigm)은 어떤 시대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근본적으로 규정하는 인식의 체계 또는 이론적인 틀이나 체계를 뜻한다[9]. 본 연구에서 다루는 물리교육정책 패러다임은 물리교육정책 결정에 관련되는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인식의 틀로 정의할 수 있다. 이 연구에서 활용하는 교육정책과 정책 변동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교육정책이란 바람직한 사회 상태를 이루려는 정책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수단에 대하여 권위 있는 정부기관이 공식적으로 결정한 교육에 대한 기본 방침이다[16]. 교육정책 변동은 정책집행과정 중에서 목적, 취지, 집행방법, 절차 등에 변화가 생기거나 정책 집행이 종결되는 현상을 말한다[11]. 정책 변동과 비슷한 용어는 정책 변천과 정책 변화가 있다1. 패러다임변동모형은 기존의 근본적인 정책 변화가 불가능하다는 주장과 다르게 근본적인 정책 변동이 가능하며 정책은 정책 목표, 정책 산출물, 기술·정책 환경의 세 변수에 의해 변동된다고 본다[10]. 패러다임변동모형은 정책 변동을 변화 양상에 따라 세 차원의 수준으로 분류한다[8]. 첫째, 1차원적 변동은 정책 목표나 정책 산출물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 기존 정책을 조금 변경하는 가장 흔한 양상이다. 즉, 정부 예산을 조정하는 것과 같이 산출물 수준만 변화하는 것이 1차적 변동이다. 2차원적 변동은 정책 패러다임은 유지하되 정책 수단만 바꾸는 양상이다. 영국에서 1971년에 도입한 금융통제제도가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3차원적 변동은 기존 정책 패턴이 연속되지 않으면서 정책 패러다임(Policy Paradigm)이 변화하는 것이다. 1970–1989년까지의 영국의 경제정책의 변화에서 케인스주의가 통화주의로 전환됨에 따라 정책 환경, 정책 목표, 정책 산출물이 급격하게 변동하는 사례가 3차원적 변동의 예이다.

패러다임 변동은 안정기, 축적기, 실험기, 권위의 손상기, 경합기, 새로운 패러다임 정착기의 단계를 거친다[8, 10, 11]. 우선 하나의 패러다임이 형성되면 일정 기간 안정기를 누리게 된다. 그러다 기존의 패러다임으로 설명할 수 없는 여러 요소들이 등장하게 되면서 이를 조정하기 위해 정책산출물을 바꿔보는 실험기를 거친다. 여기서 실패가 발생하면 기존 패러다임의 권위는 손상되어 당초의 패러다임을 대체할 복수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출현하게 된다. 이중 우위를 선점하고 권위를 얻는 패러다임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정착하게 된다[8, 10, 11]. 본 연구에서는 3차원적 정책 변동에 국한하여 권위손상기를 중심으로 미국 물리교육사의 패러다임 변화를 모색한다.

본 연구에서는 문헌자료 중심의 역사적 연구법과 정책변동이론을 적용한 문헌분석을 활용하였다. 과거에 만들어진 1차 사료들에 대한 비판에 기초하여 역사적 진실에 접근하는 해석을 추구하고자 역사적 연구법을 적용하였다. 1차 사료로 과학교육사, 물리교육사에 대한 선행연구, 미국 중등교육 및 대학교육제도, 미국 교육법, 미국의 교육정책 및 교육과정에 관한 문헌자료를 분석하였다. 문헌연구가 지닌 한계인 낮은 신뢰도 문제를 극복하기 위하여 분석 대상 문서에 대한 검증을 실시하였다. 문헌 생성시기, 배경, 주체, 저자, 기관을 확인하고 동일 시대에 작성된 문헌과 비교하는 과정을 수행했다. 역사적 연구법에 근거한 자료를 바탕으로 미국 물리교육사에 패러다임변동모형(PCF)을 적용하여 물리교육 정책목표와 산출물, 정책환경의 변화 수준이 모두 변하는 3차원적 변동에서 패러다임 변동을 규명하였다. 또한 시대적으로 물리교육의 변화를 주도하는 그룹을 물리학자, 교육자, 물리교육자로 나누어 각 주체들이 미국 물리교육에 끼친 영향을 논의하였다.

1. 미국 물리교육의 변화

미국 물리교육의 변화는 기존의 미국 교육사에 대한 선행연구, 미국교육법안, 과학교육정책연구, 물리교육사 연구를 기반으로 변동기점을 검토하였다. 미국물리교육사의 변화에서 주제(Topic), 핵심 이슈(Key Issues), 주요 사건(Events), 주도권(Initiative)을 간략히 나타내면 Table 1과 같다.

Table 1 . Historical Changes of Physics Education in the U.S.

Topic(Period)Key Issues[5]Events(Year)Initiative
Curricularizing Physics (1862–1902)

·Origins of physics education in the U.S.

·The more toward laboratory science instruction

Morril Land-Grant College Acts(1862, 1890)

MIT's First Physical Laboratory(1869)

Harvard Descriptive List(1886)

Committee of Ten(1892)

Report of the Committee on College Entrance Requirements(1899)

Physicist
School- Based Physics Education (1903–1947)

·New movement among physics teachers

·Project method, and beginnings of PER

·Reorganization of the secondary curriculum

·Dominance by educationists

New Movement Among Physics Teachers(1906)

General Science(1906)

Symposium on the Purpose and Organization of Teaching Physics in Secondary Schools(1908–1909)

Cardinal Principles(1918)

AAPT(1930), AIP(1931)

American Physics Teacher(1933)

AIP’s First Survey(1941)

Educators
Reforming Discipline- Based Physics Eduation (1948–1966)

·Reengagement of physicists

NSF(1950)

Sputnik Satelite(1957)

National Defense Education Act(1958)

PSSC(1956–1960)

Elementary and Secondary Education Act(1965)

Harvard Project Physics(1962–1972)

Physicist
Academic Growth in Physics Education (1967–2020)

·Culmination of postwar reforms and emergence of modern PER

·Rise of conceptual physics and of modern PER

·The present day: High school physics, national reports

Force Conceptual Inventory(1980s)

Peer Instruction(1996)

PhysTEC(2001), PhET(2002)

Physical Review(Physics Education)(2005)

America’s Lab Report(2006)

PhysPort(2011)

PCAST ‘Engage to Excel’ Report(2012)

STEM Education Act(2015)

OSTP(2019)’s STEM Education Plan

Physics

Education

Researchers



1) 물리학의 교육과정화(Curicularizing Physics, 1862–1902)

(1) 물리교육의 효시

1860년대부터 1900년까지 고전교육이 쇠퇴하고 생활에 필요한 학문을 학교에서 가르쳐야 한다는 실용주의가 확산되면서 물리학이 교육과정에 자리잡았다. 미국은 남북전쟁(1861–1865)이 한창이던 1862년 1차 모릴법(Morril Land-Grant College Acts)과 1890년 2차 모릴법 제정으로 주립 대학에 대규모 토지를 무상증여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시기에 농업, 공학, 국방 관련 대학들이 설립되어 고등교육 발달을 이끌었고, 미국의 고등교육기관은 실용교육을 통해 사회적 수요를 충족시켰다[17]. 1800년대 초 물리학은 자연철학으로 불리우며 소수의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되었으나 19세기에 스펜서(H. Spencer)를 비롯한 과학자들은2 과학을 학교 교육과정으로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였다[18]. 스펜서는 「어떤 것이 가장 가치있는 지식인가」에서 그리스어와 라틴어는 바람직한 인간처럼 ‘보이도록’ 이끄는 학문으로 평가하고 과학이 일상생활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가장 필요한 지식임을 주장하였다[19]. 이러한 논의는 당시 고전적 교육을 지지하는 분위기 속에서 과학이 대학 커리큘럼에서 확고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2) 실험실 수업의 시작

1880년대 후반부터 고등학교 물리학 수업에서 실험실 실험이 확산되었다. MIT대학의 창립자이자 초대 총장, 최초의 물리학 교수인 로저스(W. B. Rogers)는 1869년에 미국 최초로 물리학 교육을 위한 실험실을 설립하였다[20]. 이후 대학에서는 실험실 교육이 필수로 자리 잡았으나 고등학교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1870년에 출판된 고등학교 교과서는 사실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어 물리수업은 강의, 강사 시범으로 운영되었다[5]. Clarke(1881), Wead(1884)는 1878년과 1884년에 각각 고등학교 물리학 교육에 대한 광범위한 전국단위 조사를 실시하였다[21, 22]. 이 조사를 통해 관찰능력을 개발하는 탐구 정신을 강조하는 물리 수업의 필요성을 확인하였다. 1890년과 1920년 사이에 고등학교 등록 학생 수는 약 20만 명에서 200만 명 이상으로 10배 증가하였다. 실험실 수업이 물리 원리에 대한 이해 및 관찰, 추론 능력의 향상이라는 물리교육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것으로 인식되면서 고등학교에서도 실험실을 만들었으며 대학에서는 교사를 위한 여름 실험실 과정을 제공하여[23] 실험실 수업이 확산되었다[5, 6, 7].

(3) 대입을 위한 물리교육과정 논의

고등학교 교육은 대학에 진학하는 많은 학생들을 위한 교육이 되어 대학 입시에 물리학이 필수 과목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었다. 하버드 대학 총장의 요청으로 홀(E. H. Hall)은 하버드 입학에 필요한 물리학 실험 목록(Harvard Descriptive List)을 1897년에 출판하였다[23]. 이것은 고등학교 물리교사들이 학생 대입을 위해 참고하도록 작성되었는데 이후 물리학교육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미국교육협회(NEA, The National Educational Association)는 대입조건과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일관되게 마련하기 위하여 고등학교 교사와 대학 교수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10인 위원회(Committee of Ten)를 조직하였다[24]. 10인 위원회는 하버드 대학 총장이었던 엘리어트(C. W. Eliot)의 주도하에 1892년부터 2년간 ‘중등학교 과목에 관한 10인 위원회의 보고서(Report on the Committee of Ten on Secondary School Studies)’를 작성하였다. 이 보고서에는 고등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핵심과목과 이수시기, 이수연한, 주당시수, 과목별 평가방법, 대학입시내용 및 방법 등이 제시되었다[25]. 10인 위원회는 중등학교의 주요 기능이 소수의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닌 모든 사람의 ‘삶의 의무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명시하였다. 따라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교육해야 하며 고등학교 물리학은 최소 200시간 이상의 실험실 학습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22, 26].

2) 현장 기반 물리교육(School-Based Physics Education, 1903–1947)

(1) 흥미와 영감을 주는 물리교육

20세기 초 과학교육은 진보주의의 영향을 받아 학생의 흥미를 촉진하는 방식으로 추진되었다[18]. 1900년대 초 고등학교 물리교육이 실험에 대한 지시사항을 습득하는 주입식 실험실 교육으로 형식화되면서 수업의 질 개선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였다[27]. 실험실습 교육은 단계별 과정을 강조하는 요리실습처럼 실시되었고 대학입학시험위원회에서 정한 물리학 시험의 불합격률은 증가하였다. 1907년 수험생의 61%가 합격 기준인 60점 이상의 성적을 얻지 못하였다. 이처럼 물리 낙제율이 급증하면서 학생들은 물리학에 대한 혐오감을 갖게 되었다[5, 28, 29]. 1906년 물리교사들은 흥미롭고 영감을 주는 물리학이라는 목표를 위해 새로운 운동(New Movement Among Physics Teachers)을 주도하였다[30]. 이들은 교사를 대상으로 101개의 실험리스트 중 1학년 물리 수업에 포함되어야 할 실험리스트 60개를 선정하면서 흥미롭고 영감을 주는 물리학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조사하였고[30], 설문결과를 통해 단순한 지식습득, 내용, 암기보다 과학적 사고 습관 개발, 과학적 방법, 이해를 강조하는 물리수업의 필요성을 널리 알렸다. 또한 학생들의 호기심을 유지하면서 매력적인 물리교육을 만들어야 함을 강조하였다[31]. 이 설문 이후 심포지움이 개최되었고 이는 1908년 2월부터 1909년 3월까지 학교과학과 수학(School Science and Mathematics) 저널에 기사 형태로 출판되었다[32, 33]. 이 심포지움의 참석자 중에는 존 듀이와 같은 진보주의를 주장하는 학자뿐만 아니라 로버트 밀리칸과 같은 물리학과 교수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시기의 학생의 흥미를 촉진하는 물리교육에 대한 논의는 생활 속 경험과 학생의 질문에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 방식’으로 이어졌다[34]. 이 당시 학자들은 학생들이 프로젝트 기반 학습에서 실제 생활에 적용 가능한 원리와 경험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를 위해 프로젝트 기반 학습 도입을 통해 학생들이 실제 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도록 학문 간의 경계를 허물고 교육 내용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 중등교육 과정 구조화

1910년대 고등학교 입학생 수의 폭발적인 증가와 함께 물리학을 이수하는 학생의 비율이 감소하였다. 1910년에 전체 고등학교 졸업생 중 76%가 물리를 수강하였으나 1922년에는 47%만이 물리를 수강하였다. 대입점수가 낮아지면서 중등과학 커리큘럼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콜럼비아 대학의 우드훌(J. F. Woodhull)은 물리학이나 화학과 같은 세분화된 학문을 학습할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하여 모든 고등학생이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할 과학 과정인 일반과학을 고안하였다[35]. 밀리컨(Millikan)과 같은 물리학과 교수들은 물리학이 아닌 일반과학을 가르치는 것은 학생들로 하여금 깊이있고 의미있는 공부가 아닌 피상적이고 비효율적인 과목에 시간을 낭비하게 할 뿐이라고 비판하였다[36]. 그러나 과학교육자들은 일반과학 도입에 지지를 보냈다[5, 18].

1910년대에는 중등교육의 기본원칙이 제정되면서 과학교육이 제도화되었다. 1918년 미국교육협회(NEA) 중등교육재구성위원회(Commission on the Reorganization of Secondary Education)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성인시민의 활동을 분석하여 중등교육의 기본 원칙(Cardinal Principles)3을 발표하였다[37]. 민주주의에서의 교육은 개인이 사회에서 자기 자리를 찾고 자신과 사회의 발전을 위해 활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당시 고등학교 교육과정은 ‘일상생활 속의 물리학’을 강조하면서 조명, 기계, 전기, 난방, 냉장 시스템 등 물리학의 응용과 사용에 대해 가르치는 것을 강조하였다. 물리학 소위원회는 중등교육에서 일상생활과 연계한 물리교육이 필요함을 인정하면서도 실험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명시하였다. 1910년대 행동주의가 교육계에 큰 영향을 미쳐 물리교육개선에 엄격한 조사기법을 적용한 연구결과가 저널에 발표되기도 하였으나 학교의 교육과정 재구조화는 교육자들이 주도하고 있었다[5].

중등교육재구성위원회(CRSE)의 중등교육기본원칙 발표 이후 중등학교 과학 커리큘럼의 주도권을 과학교사가 갖게 되면서 대학 물리학자들은 대학 물리학 교육의 적합성에 대해 분석하였다. 이후 교육에 관심을 가진 물리학자들은 미국물리교사협회(American Association of Physics Teacher)를 1930년에 설립하였고 미국물리학회지(American Journal of Physics)의 전신인 미국물리교사지(American Physics Teacher)를 창간하였다[38]. 물리학계에서는 교사 교육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고 과학교사교육의 개선과 확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5].

3) 학문중심 물리교육 개혁(Reforming Discipline-Based Physics Eduation, 1948–1966)

(1) 물리학자에 의한 교육과정 개혁

1948년 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안보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면서 많은 이들이 과학기술인력의 배치와 자원의 중요성을 지지하였다[5, 18, 39]. 미국 연방정부는 과학 및 과학교육연구에 예산을 활용하고자 1950년 미국국립과학재단을 설립하였다[40]. MIT의 물리학 교수 자카리아스(J. R. Zacharias)는 물리교육과정이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는 시대에 부적합하다고 보고 대학교수, 교육전문가, 고교물리교사로 구성된 물리과학연구위원회(PSSC, Physical Science Study Committee)를 조직하였다[41]. 1957년 소련이 스푸트니크 위성을 발사한 이후 미국 연방정부의 지원이 크게 늘어나 PSSC 예산이 5년간 연간 100만 달러로 늘어났다. 1956–1960년 물리학자들은 PSSC를 통해 교사연수 및 교육과정 개발에 참여하였다. PSSC는 관찰하고 데이터를 해석하고 결론을 짓는 일련의 탐구과정과 물리지식을 통합하는 데 초점을 맞춘 학문중심 교육과정이다[18, 41]. 처음 몇 년간 PSSC는 성공적으로 학교 현장에서 활용되었다. 1957년에는 8개 학교에서 PSSC를 활용했으나 1959–1960년에는 600개 학교의 25,000명, 1960년대에는 100,000명이 활용하는 등 그 활용도가 크게 늘어났다[5]. 그러나 PSSC 과정은 많은 학생들에게 어렵게 느껴졌다. 따라서 점차 중등학교에서 PSSC 교과서를 채택하는 비율이 줄어들었다. 이후 프로젝트 물리(Harvard Project Physics)가 1962년과 1972년 사이에 개발되어 최종 개정판이 출간된 후 연간 30만 명에 달하는 학생이 프로젝트 물리를 배웠다. 또한 물리학을 수강하는 학생, 특히 여학생의 비율이 눈에 띄게 증가하여 전체 고등학생의 약 20%가 프로젝트 물리를 수강하고 이를 일부 대학에서도 사용하였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 PSSC와 프로젝트 물리학 교과서의 채택률은 약 10% 아래로 떨어졌다[42]. 한편, 대학에서는 PSSC와 유사하게 물리학의 통일성과 현대성을 강조한 레스닉(Resnick)과 홀러데이(Halliday)의 물리학 교재가 출판되어 널리 사용되었다[15].

4) 물리교육연구의 학문적 발전(Academic Growth in Physics Education, 1967–2020)

(1) 물리교육연구의 심화

1965년 이후 학습자 수준에 맞는 다양한 물리교육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1960년대 중반까지 소련에 대한 미국의 경쟁력 강화 열기는 유지되어 1965년 초·중등교육법(Elementary and Secondary Education Act)이 제정되면서 그동안 소외되었던 교육적 약자인 소수자와 장애학생들에게 연방정부 예산이 쓰일 수 있게 되었다[39]. Popper(1963) 이후 Kuhn(1962), Lakatos(1970)에 의해 학습자의 인지적 발달 수준과 요구 및 학습환경에 따라 과학지식이 다르게 학습될 수 있다는 현대적 인식론이 등장하였다[43]. 초·중등교육법 제정 이후 영재를 포함한 소수자, 장애아동 등 소외된 학생을 위한 교육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1970년대 이후 인간중심 교육사상은 과학적 문제해결력과 과학기술소양 함양을 중요시하였다[44]. 1972년 미국국립연구위원회(NRC)의 물리조사위원회는 고등학교 물리 및 초등학교 과학교사 양성을 위한 탐구 기반 물리학 과정 개설을 지지하는 보고서를 출판하였다[45]. 워싱턴 대학의 물리학 교수였던 아론(A. B. Arons)은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탐색하며 실험을 통해 물리학 개념을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하는 탐구기반 커리큘럼 설계 및 평가를 강조하였다[46, 47]. 버클리 대학 물리학 교수인 카플러스(R. Karplus)는 초등학생 1–6학년을 위한 과학에 중점을 두어 과학적 방법론과 추론과정을 실습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개발하였다[48]. 그의 저서는 탐색, 설명, 응용의 과정으로 과학적 추론을 발달시키는 방안을 소개하였다. 이러한 흐름이 확대되어 맥더못(L. C. McDermott) 교수는 문답으로 물리 개념을 학습하는 방식을 개발하였고 이를 통해 소외된 학생들도 물리학을 학습할 수 있게 되었다[49]. 1980년대 헤스테네스(Hestenes)와 할룬(Halloun)은 힘개념검사(FCI)의 초기 버전을 개발하여 대학물리학과 교수진들 사이에 물리교육연구에 대한 인식을 확장하는 데 기여하였다[50]. 헤이크(R. R. Hake) 교수는 소크라테스 문답식 탐구와 문제해결의 질적 접근을 강조한 입문과정을 개발하여 효과성을 검증하였다[51]. 기술을 활용한 물리교수법도 개발되어 실시간 컴퓨터 기반 실험실습 기술(MBL)을 대학 수업에 적용하는 연구가 진행되었다[52, 53]. 물리교육연구의 규모는 날로 늘어나 1990년대에 이르러 90편 이상의 대학 및 K-12 물리교육연구 논문이 미국물리학회지(AJP)에 게재되었다[5].

(2) 개념중심 물리교육 확산

1983년 출판된 ‘위기에 처한 국가(The Nationa at Ristk)’ 보고서 이후 기초학습을 강조하고 고등학생에게 3년 이상의 과학교육을 의무화하는 주가 늘어났다[54].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레더만(L. M. Lederman) 교수는 9학년 학생에게 생물학, 화학보다 물리학을 먼저 가르치자는 ‘물리학 우선(Physics First)’ 운동을 주도하였다[55]. 이 프로그램을 선택한 학교에서는 거의 모든 9학년 학생들이 개념 물리학을 수강하고 고급 물리는 11학년 또는 12학년에 수강하도록 권장하였다. 고등학교에서는 질적인 설명을 강조하고 수학적 사용을 최소화하는 개념 물리학 강좌가 개설되었다. 개념 물리 수업의 확산으로 1971년에 출판된 휴이트(Hewitt)의 Conceptual Physics: A High School Physics Program의 채택도 급증하였다[56]. 1980년대 중반 고등학교에 개설된 물리 과목은 과목 성격에 따라 개념 물리(Conceptual Physics), 일반 물리(Regular, Regular-C), 심화 물리(Honors), 고급 물리(AP)로 나뉘었다[1]. 고등학교 물리교육과정이 다양화되면서 1987년 물리 과목 등록자수는 624,000명이었으나 2013년에는 1,376,000명으로 대폭 증가하였다4. 고등학교 졸업생 중 물리 과목을 수강한 비율은 16–18%이었으나 2011년에는 31%에 이르렀다[1]. 상당수 학교에서 개념 물리와 일반 물리 강좌를 운영하는 이중트랙이 대세가 되었다[1]. 대학에서도 개념 기반의 물리 교수법이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하버드 대학의 마주르(E. Mazur) 교수는 개념 물리문제에 동료교수법(Peer Instruction)을 적용하는 사례를 발표하였고 이는 널리 활용되었다[57]. 물리교육 연구와 교육과정 개발 노력이 성과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개념물리[56], 모델링 교수법[58], 튜터리얼[59] 등이 확산되었고 이에 따라 물리교육과정이 다양화되고 고등학교 물리이수율은 급증하였다.

(3) 모든 사람을 위한 과학교육 및 STEM 교육

기술 발전으로 인한 사회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STS(과학, 기술, 사회) 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었다[43]. STS 교육은 인간, 가치, 윤리, 환경, 기술, 과학, 공학교육을 통합적으로 다루려는 시도로 이를 통해 교육의 목표가 단순한 개념 습득에서 과학적 탐구와 과학적 본성을 이해하는 것으로 바뀌었다[60]. 1989년 미국과학진흥협회(AAAS)는 Project2061 연구를 통해 정규교육을 받은 미국인이라면 당연히 알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하는 것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확한 권고사항을 기술한 ‘모든 미국인들을 위한 과학(Science for All Americans)’과 ‘과학적 소양을 위한 표준(Benchmarks for Science Literacy)’을 1989년, 1993년에 각각 출판하였다[61]. ‘과학적 소양을 위한 표준(Benchmarks for Science Literacy)’은 유치원부터 고등학생까지 과학, 수학, 기술 분야에서 학생들이 도달해야 할 기준 및 과학적 소양을 획득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클린턴 행정부는 학업기준 상향조정 및 교사전문성 개발을 골자로 하는 ‘목표 2000: 미국교육법(Goals 2000: Educate America Act)’을 제정 및 통과시켰으며 국가연구위원회(NRC, Natonal Research Council)에서는 과학적 소양을 미래 지향적 과학교육 개혁의 핵심 목표로 제시하는 국가과학교육표준(NSES, National Science Education Standards)을 1996년에 제안하였다[62, 63]. 1980년대 확산된 과학-기술-사회 교육은 미래 사회의 첨단 공학과 기술, 그리고 예술 분야와의 융합을 강조한 STEAM 교육으로 발전하였다[60].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과학교육 개선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2000년대 이후에 국가보고서 및 위원회는 고등학교 과학교육을 개선할 필요성을 제안하였고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와이먼 교수(C. E. Wieman)는 NRC의 고등학교 과학실험실 위원회(Committee on High School Science Laboratories)에 참여하여 미국실험실 보고서(America’s Lab Report)를 2006년에 출판하였다[23]. 이는 1960년대 이후 처음으로 노벨상 수상 물리학자들이 고등학교 과학개혁을 위한 주도적인 역할을 맡은 것이다[5]. 미국에서는 1996년 국가과학교육기준(NSES)이 발표된 후 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로 진출하는 학생 감소에 따른 국가경쟁력 저하 및 기술 발전에 따른 사회 경제적 변화를 과학교육에 반영하기 위해 차세대과학교육표준(NGSS, Next Generation Science Standards)을 개정하였으며 2023년 기준 48개 주가 NGSS를 도입하고 있다(National Academies, 2023)[64]. 2012년 대통령과학기술자문위원회(President’s Council of Advisors on Science and Technology)는 미국이 과학기술분야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약 100만 명의 STEM 전문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면서 중등교육 이후의 STEM 교육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고, 그에 따라 대학 STEM 교육의 질적 개선, STEM 학위취득경로의 다양화 등을 제언하였다[65].

(4) 기술 기반의 물리교육연구와 물리교육 커뮤니티 확장

2000년 이후 물리교육연구는 계속 발전하였으며 기술 기반 물리 시뮬레이션 콘텐츠가 개발되었다. 2002년에 콜로라도 대학의 와이먼 교수(C. E. Wieman)는 물리 시뮬레이션 프로젝트(PhET Interactive Simulations)를 시작하였다. PhET 프로젝트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되어 2023년 108개의 시뮬레이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연간 2억 5천만 명이 방문하는 글로벌 교육 홈페이지가 되었다[66]. 미국의 물리교육연구 및 물리교사교육 커뮤니티는 지속적으로 확장되었다. 미국물리학회(APS)는 2001년에 미국물리학교사협회(AAPT)와 협력하여 물리교사교육에 중점을 둔 물리교사교육연합(PhysTEC, Physcis Teacher Education Coalition)을 설립하였다[67]. PhysTEC는 대학에서 물리교사교육 프로그램의 혁신을 지원한다. 2011년 미국물리교사협회(AAPT)와 캔자스 주립대학 연구진은 연구기반 물리교수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PhysPort를 런칭하였다[68]. 해당 사이트를 통해 물리교육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물리교수학습에 대한 자료를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물리검사결과를 공유하고 미 전역에서 실시한 타 검사결과와 비교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2005년에 신설된 Physical Review에 물리교육연구 분야의 섹션에 출판되는 대학 및 K-12 물리교육 논문이 매년 증가하여 2022년에만 104편이 게재되었다[69]. 이와 같은 노력은 고등학교 현장에서도 성과를 가져왔다. 미국 고등학교에서 물리과목을 한 과목 이상 이수하는 학생도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AIP의 2021년 분석에 따르면 1987년 물리를 이수한 학생이 624천 명이었으나 2019년에는 1,543천 명으로 그 수가 2.5배에 달하였다[64]. 이러한 배경에는 수준별 물리교과목을 개설한 노력이 있었다[1].

4. 미국 물리교육 패러다임의 변동과 주도권

본 연구는 160년간 미국 물리교육사에서 일어난 세 번의 패러다임 변화를 관측하였다. 첫 번째 패러다임 변동은 20세기 초이다. 19세기 후반 하버드, MIT 대학 등 학계에서 권위와 정치적 파워를 가진 학자가 고등학교 교육과 대입을 위해 물리 실험 리스트를 선정하고 대학 실험실을 설립하는 등 물리학 교육을 이끌었다[18, 20, 24]. 그러나 물리 과목의 높은 낙제율, 요리책 방식과 같은 실험실 수업, 강의식 물리수업과 같은 한계로 기존 방식은 권위를 잃었다[28-30]. 1900년대 이후 물리교사들은 진보주의에 기반하여 일상생활과 연계한 흥미를 촉진하는 물리교육을 주도하였다. 또한 교육자들은 학업 수준이 낮은 학생들도 학습할 수 있는 일반과학 과목 신설을 지지하였다[34, 35]. 고등학교에서 교육자가 주도하는 과학교육 재구조화가 진행되었는데 이 시기에 정책목표, 주도권, 산출물, 환경이 모두 변화하였다[8]. 정책목표는 ‘물리학의 교육과정화’에서 ‘현장 기반의 물리교육’으로 바뀌었다. 주도권은 권위와 정치적 파워를 가진 물리학자에서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자로 바뀌었다. 산출물은 대입을 위한 물리 실험리스트와 같은 맹아적 교육과정 개발에서 일상에서의 흥미와 영감을 주는 진보된 교육과정으로 발전하였다[18]. 환경도 급격히 변화하였다. 당시 미국은 산업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2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릴 정도로 화학, 전기, 석유, 철강 분야에서 기술 혁신이 이루어졌다[70]. 유럽에서 미국으로 2,000만 명이 넘는 이민자가 유입되고, 공립 고등학교가 등장한 이후 점차 무상공교육화가 실시되어 고등학생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두 번째 패러다임 변동은 20세기 중반에 이루어졌다. 1948년 2차 세계대전 이후 기존의 흥미와 아동 중심의 물리교육은 우수한 과학자를 기르는 데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41]. 지식을 강조하는 지적 전통주의가 부활하였고 물리학자에 의한 교육과정 개발이 이뤄졌다[18]. 이에 물리학자에 의해 물리연구위원회(PSSC)가 조직되어 물리학의 탐구를 강조하는 교육과정이 개발되었다. 1957년 소련의 스푸트니크 위성 발사 이후 국가주도의 과학기술 및 과학교육에 대한 투자는 확대되었다. 이 시기에도 정책목표, 주도권, 산출물, 환경은 모두 변화하였다[8]. 정책목표는 ‘현장 기반의 물리교육’에서 ‘학문중심 물리교육과정 개발’로 바뀌었다. 주도권은 학교 현장의 교육자에서 대학에서 물리학을 연구하는 물리학자로 바뀌었다. 산출물은 일상에서의 흥미와 영감을 주는 교육과정에서 PSSC, Harvard Project Physics와 같은 물리학 탐구 중심의 교육과정 개발로 바뀌었다[42]. 당시 사회적 환경을 살펴보면 2차 세계대전 후 핵전쟁의 위협, 공산주의를 막기 위한 외교정책, 군비경쟁 등으로 국제적 긴장이 있었던 시기였다[40]. 미국 의회는 1958년 국가방위교육법(National Defense Education Act)을 통과시켰으며 1950년 미국국립과학재단이 설립되면서 연방정부의 예산을 과학, 수학, 공학, 외국어 교육, 영재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집중투자하였다[71].

세 번째 패러다임 변동은 20세기 후반에 있었다. 기존의 PSSC와 같은 학문중심 물리교육 과정이 수준과 배경이 다양한 학생들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학교 현장에서 채택되지 않는 비율이 늘어났다. 이후 수학적 배경이 없이도 물리학습이 가능한 개념 중심 물리 교육과정, 모델링 기반 물리교수법, 동료교수법, 물리시뮬레이션, 튜터리얼 등이 개발되었다[46-51, 56-59]. 1980년대 중반 이후 고등학교에서 개념 물리교육을 이수하는 비율이 증가하면서 미국 고등학교에서 개념 물리, 일반 물리, 심화 물리, 고급 물리와 같은 수준별 물리교육과정을 개설하였다[1]. 기술 발전으로 인한 사회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인간, 가치, 윤리, 환경, 기술, 과학, 공학 교육을 통합적으로 다루는 STS 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었다. 미국과학진흥협회(AAAS)는 ‘모든 미국인을 위한 과학(Science for All Americans)’과 ‘과학적 소양을 위한 표준(Benchmarks for Science Literacy)’을 출판하였다. 이 시기에는 정책목표, 주도권, 산출물, 환경도 모두 변화하게 되었는데[8], 정책목표는 ‘학문중심 물리교육’에서 ‘다양한 학습자를 위한 물리교육’으로 바뀌었다. 산출물은 PSSC, Harvard Project Physics와 같은 물리학 탐구 중심의 교육과정에서 Conceptual Physics, Tutorials in Introductory Physics, Physics by Inquiry, FCI, Modeling Instruction 등 다양한 물리교수학습자료가 개발되었다[49-53, 56-59]. 주도권은 물리학자에서 물리교육을 연구하는 물리교육자로 바뀌었다. 고등학교에는 정규 물리학 이외에 개념 물리, 일반 물리, 심화 물리, 고급 물리 등 다양한 교과목이 개설되었다[1]. 환경을 살펴보면 1964년부터 1980년 사이 베트남 전쟁이 심화되면서 반전운동이 일어났다. 학생운동, 여성운동, 흑인민권운동, 제3세계 운동 등의 사회운동을 통해 포스트모더니즘이 시작되었다[72].

본 연구는 미국물리교육사 연구에 정책변동모형을 최초로 적용한 연구로 정책목표, 산출물, 환경이 모두 변화하는 세 번의 패러다임 변화를 도출하였다. 기존 물리교육사 연구가 연대기적 변화를 기술하였다면 본 연구는 정책변동모형을 활용하여 물리교육변동이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맥락 속에서 이해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미국 물리교육의 변화는 미국 과학교육의 역사적 발전을 반영한다[5-7]. 19세기 후반의 실험실 중심 교육에서 시작하여 20세기 중반의 PSSC 교육을 거쳐 20세기 후반의 개념물리교육과 모델링 기반 교육에 이르기까지 물리교육은 지속적으로 진화해왔다[4, 18, 44]. 이러한 진화는 교육과정의 내용뿐만 아니라 교수법, 학습자 중심의 교육혁신을 포함한다. 교육과정 수립은 사회적 합의의 산물이다. 사회, 경제, 정치, 기술적 맥락이 변화함에 따라 물리교육과정도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며 점차 개선된다. 미국의 물리교육은 각 시대의 기술 발전, 교육철학, 학습이론의 진보를 반영하며 발전하였다.

기존의 물리교육사연구가 변동을 기술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 연구는 패러다임 변동모형으로 기존 방식이 가진 한계로 인해 권위가 손상되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는 양상을 기술하였다. 초기는 하버드 대학과 MIT 대학 총장과 같은 물리학계에서의 권위와 정치적 힘을 가진 물리학자가 물리교육을 주도하였으나 대입에서 물리 낙제율이 60%에 달하고 물리교육에 대한 혐오감이 늘어나면서 권위가 손상되었다[20, 24-29]. 이 시기에 물리교사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새로운 물리교육 운동을 주도하면서 미국물리교육변동사에서 권위손상기와 새로운 물리교육의 패러다임 등장이 관측되었다[8-10].

본 연구는 시대와 사회적 환경변화에 따라 물리교육변화의 주도권이 변하였음을 보였다. 물리학자, 교육자, 물리교육자들은 각기 물리교육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달랐다. 19세기 후반 미국의 물리교육은 물리학자들에 의해 물리학 이론과 실험 중심으로 구조화되었다. 그러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교육의 민주화와 공교육제도의 정착은 교육대상을 대폭 확대하였다. 물리교육은 더 이상 소수를 위한 학문이 아닌 일반 사람을 위한 교육으로 변화해야 했다[27]. 그러나 물리학자들은 물리학의 깊은 이해를 강조해왔다. 밀리컨은 일반과학을 시간 낭비로 폄하하였다[36]. 1900년대 초 미국은 산업화가 진전되면서 고등교육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기였다. 미국의 시대적 상황은 일반과학 도입에 의해 교육자에게 주도권을 주었다[31-35]. 미국물리교육사에서는 시대적 상황이 변하면 교육의 주도권도 바뀌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국가안보와 과학기술경쟁의식이 고조되면서 주도권은 물리학자에게 주어졌다. 물리학자들은 우수한 과학자 양성을 위한 물리학 교육과정인 PSSC를 개발하였다. 그러나 PSSC 교육과정은 난이도가 높아 채택률이 낮았다[41, 42].

본 연구의 시사점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미국물리교육의 발전은 물리학자와 교육자, 물리교육자의 현장 문제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학문은 그 자체로서 의미가 크지만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될 때 가치가 더 높아진다. 물리학은 본래 자연철학이었으나 기술 기반 산업사회 발전으로 과학에 대한 이해가 중요해지면서 교과목으로 자리잡았다. 미국 물리학계는 사회 발전에 따라 수요자 중심 교육과정 개발을 해왔다. 학문중심 탐구 기반의 PSSC, 하버드 프로젝트 물리, 휴이트(Hewitt)의 개념 물리, 맥더못(McDermott)의 탐구물리학습 등 물리교육의 새로운 접근법이 개발되었다. 이러한 물리교육과정개발 성과는 축적되어 고등학교 물리교육과정의 다양화를 이끌었고 결과적으로 물리과목의 이수자 증가를 가져왔다. 이는 현장 기반 물리교육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미국 물리교육과정이 다양하게 개발되었으나 교육현장에서는 교육과정이 수용, 폐기되어 왔다. 아무리 좋은 교육과정이더라도 현장에서의 채택 여부에 따라 미국 물리교육이 변화한 것이다[5]. 미국 물리교육계는 다양한 학생을 위한 수준별 물리교육과정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고등학교에서는 난이도별 물리교육과정을 개설하였고 그 결과 고등학생 졸업자 중 물리를 한 과목 이상 이수하는 학생수가 대폭 늘어났다[1]. 현재 단순히 수준별로 나누어 물리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나라 중등학교 현실을 비추어볼 때 다양한 물리교육과정 개발 및 적용을 위한 노력은 우리나라 물리교육연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둘째, 미국물리학계는 물리학 연구 이외에 대학물리교육, 진로 등 커뮤니티의 발전에 관심을 두고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혹자는 물리학자의 임무를 물리학 연구로 좁혀서 생각할지 모른다. 흥미롭게도 미국의 물리학계는 1930년대 AIP(American Institute of Physics)를 설립하여 1940년 물리교육과 물리학 졸업생 진로에 대한 첫 설문조사를 실시하였고 지속적으로 물리교육, 물리 이수 규모, 졸업생 진로 등 광범위한 조사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출판해왔다.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정책과 물리학자 커리어 개발에 관심을 갖고 1988년에 Science Policy Fellowship을 수여하였으며 2002년에 Physics Today Career Network를 설립하였다. 대학 수준의 물리교육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져 2014년 테뉴어 트랙의 물리교육 전공 교수진이 있는 물리학과가 60개로 늘어났다[5]. 이는 물리학자들이 물리학 연구 뿐만 아니라 물리학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선순환 시스템을 마련하였다는 측면에서 우리나라 물리학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셋째, 미국 물리학 커뮤니티는 물리교사교육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1930년 미국물리교사협회(AAPT)가 설립된 이후 지속적으로 질 높은 물리교사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물리교사교육 지원조직을 확장해왔다. 2001년에 PhysTEC을 설립하여 대학에서 물리교사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으며 2011년 연구 기반 물리교수학습을 지원하는 PhysPort를 런칭하였다. 뿐만 아니라 물리교사를 지원하는 콘텐츠 개발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콜로라도 대학 와이먼 교수(C. E. Wieman)가 2002년에 시작한 물리 시뮬레이션 프로젝트(PhET)의 경우 콘텐츠가 축적되어 전 세계 물리교육 수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물리교육의 연구성과가 전 세계 물리교육현장에서 활용되어 글로벌 영향력을 갖는 것은 앞으로 우리나라 물리교육이 지향해야 할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본 연구의 한계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 물리교육사에서 패러다임 변동에 주목하여 3차원적 정책변동만 국한하여 기술하였다. 향후 1, 2차원적 정책변동분석을 통해 정책 목표 수준의 변동 뿐만 아니라 정책 산출물 수준과 정책 수단의 변동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는 미국 물리교육변동사에 국한하여 기술하였다. 한국의 물리교육은 70년 동안 발전해왔다. 한국에서의 미국 물리교육의 수용과 적용은 교육정책, 교사교육, 교실 내 교수법의 혁신을 통해 이루어졌다. 따라서 우리나라 물리교육변동사에 패러다임변동모형을 적용하여 분석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새로운 과학기술 지식과 문제해결역량이 요구되고 있다. 각국은 과학교육혁신에 막대한 예산과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 미국정부는 경제와 국가안보의 패권을 강화하고 유지하기 위한 큰 그림속에서 STEM 교육 강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 회계연도 예산에서 NSF의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교육에만 1,172백만 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73]. 이들 예산의 상당 부분은 교과과정 개편, 교사연수, 온라인 학습 플랫폼 구축, 우수교원 확보, 실험실 구축 등에 활용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대학에서 기초과학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학습 확대로 대학 신입생의 기초학업역량은 낮아졌다. 고교학점제 실시로 물리교원에 대한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물리학 커뮤니티는 고등학교에서 물리 이수율이 감소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였다. 물리교육자는 수학적 문제해결 없이 물리 개념을 이해하는 교육방법을 개발하였고 노벨상 수상자는 물리학 우선(Physics First) 운동을 통해 고등학교 물리 이수율을 높였다. 미국 물리교육사는 시대적 상황에 따라 물리학자와 물리교육자의 적극적인 역할로 미국 물리교육이 발전하였음을 보여준다. 인공지능의 빠른 발전으로 우리나라 교육계 앞에는 많은 과제가 놓여있다. 우리나라 교육과 물리교육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데 본 연구가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 물리교육의 발전은 시대적 요구와 변화에 따라 진화해왔다. 이러한 진화는 교육 과정 내용, 교수법, 학습자 중심의 교육혁신을 포함하여 광범위하다. 본 연구는 186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미국 물리교육의 변화를 탐색하고, Hall의 패러다임 변동모형을 기반으로 주요 패러다임 변동을 식별한다. 이 변동들은 기존 방식의 한계와 국가적 위기로 인해 초래된 것으로 물리학자, 교육자, 물리교육자의 역할과 중요성이 변화하면서 물리교육의 발전에 기여하였다. 본 연구는 미국 물리교육사 연구에 정책변동모형을 최초로 적용하였으며,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맥락 속에서 물리교육변동이 이해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19세기 후반, 하버드 대학과 MIT 등 주요 대학의 권위있는 물리학자들이 정치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물리교육을 주도하였다. 그러나 물리 낙제율 증가와 물리교육에 대한 혐오감 증가로 인해 그들의 권위가 손상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20세기 초 물리교사들이 새로운 물리교육운동을 전개하면서 진보주의 패러다임에 기반한 물리교육이 확대되었다.

20세기 중반, 2차 세계대전 이후 흥미중심 교육과정은 우수한 과학기술 인재양성에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 지원을 받아 물리학자 주도로 학문중심 교육과정을 개발하였으나, 학교 현장에서는 적용하기 어려운 교육과정이었다. 1970년대 이후 모든 학습자를 위한 과학교육 패러다임이 확산되면서 개념중심, 모델링 교수법 등 다양한 학습자를 지도할 수 있는 물리교육 프로그램이 개발되었다. 고등학교에 다양한 수준별 물리교육과정이 개설되면서 고등학생 물리이수율은 급증하였다.

본 연구는 미국 물리교육의 역사적 흐름을 패러다임 변동 관점에서 조망함으로써 19세기 후반 소수의 학생을 위한 이론과 실험실 중심 교육에서 20세기 후반의 다양한 학생을 포용하는 수준별 물리교육에 이르기까지의 지속적 진화를 보여준다. 본 연구는 시대적 변화가 물리교육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는 통찰을 제공하며, 앞으로 우리나라가 지향해야 할 효과적인 물리교육정책 수립과 교수법 개선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이 논문은 2023년 대한민국 정부(교육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신진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입니다(NRF-2023S1A5A8079973).

1 정책 변동, 정책 변천, 정책 변화는 구분될 필요가 있다. ‘정책 변천’이란 시간의 변화에 따라 정책이 변하여 오는 과정에 있는 그대로 접근하는 것이고, ‘정책 변화’는 정책의 성질, 상태가 달라지는 것이다[11]

2 유만스(Edward Livington Youmans), 헉슬리(Thomas Huxlry), 라이엘(Charls Lyeil), 패러데이(Michael Faraday), 버나드(Claude Bernard) 등

3 중등교육재구성위원회(CRSE)가 선언한 중등교육 7대 목표는 다음과 같다. 1) 건강한 사람 기르기, 2) 기초학습능력 기르기, 3) 가족구성원으로서 역할 익히기, 4) 직업수행능력 준비하기, 5) 시민성 함양하기, 6) 여가 선용하기, 7) 윤리적 품성 기르기

4 1987년과 2013년의 물리 과목의 등록자 수는 다음과 같다. 1987년에 개념 물리(Conceptual) 25,000명, 일반 물리(Regular) 505,000명, 심화 물리(Honors) 69,000명, 고급 물리(AP) 25,000명이 등록하였으나, 2013년에는 기초 물리(Physics 1st) 84,000명, 개념 물리(Conceptual) 122,000명, 일반 물리-C(Regular-C) 195,000명, 일반 물리(Regular) 496,000명, 심화 물리(Honors) 250,000명, 고급 물리(AP) 229,000명이 등록하였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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