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sm 새물리 New Physics : Sae Mulli

pISSN 0374-4914 eISSN 2289-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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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Research Paper

New Phys.: Sae Mulli 2024; 74: 802-811

Published online August 30, 2024 https://doi.org/10.3938/NPSM.74.802

Copyright © New Physics: Sae Mulli.

Analysis of High School Students' Difficulties in Solving Special Relativity Problems

특수상대성 이론 문제 풀이에 대한 고등학생의 어려움 분석

Gyumin Yeon, Bongwoo Lee*

Department of Science Education, Dankook University, Yongin 16890, Korea

Correspondence to:*peak@dankook.ac.kr

Received: May 21, 2024; Revised: June 5, 2024; Accepted: June 12, 2024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nvestigate the difficulties high school students experience in learning the theory of special relativity. For this purpose, 27 College Scholastic Ability Test and mock exam questions related to the theory of special relativity were classified into five content elements: relative velocity and the principle of relativity, the principle of constancy of the speed of light, the relativity of simultaneity, time dilation, and length contraction. In the study, the operationally defined incorrect answer rates were obtained. Additionally, interviews were conducted with four high school students and five physics teachers. The main research results are as follows: First, The special relativity theory questions often combined several content elements, with the most frequent elements being the relativity of simultaneity, time dilation, and length contraction. Second, according to the difficulty analysis, the content elements students found most difficult were, in order: the relativity of simultaneity, length contraction, relative velocity and the principle of relativity, time dilation, and the principle of constancy of the speed of light. Third, there were notable differences in the content elements that students and teachers found difficult. Based on these findings, a discussion on the teaching and learning of the theory of special relativity was discussed.

Keywords: The theory of special relativity, High school students, Problem solving, Difficulty, Incorrect answer rate

본 연구의 목적은 특수상대성 이론 학습에서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을 알아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특수 상대성 이론과 관련된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모의고사 문항 27개의 보기 87개를 대상으로 보기별로 상대 속도와 상대성 원리, 광속 불변의 원리, 동시성의 상대성, 시간 지연, 길이 수축 등의 5개 내용 요소로 분류하여 본 연구에서 조작적으로 정의한 오답률을 구하였다. 또한 고등학생 4명, 물리 교사 5명을 대상으로 면담을 수행하였다. 주요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특수 상대성 이론 문항은 여러 개의 내용 요소를 같이 질문하는 형태로 출제되었으며, 동시성의 상대성, 시간 지연, 길이 수축 등의 내용 요소 순으로 많이 출제되었다. 둘째, 오답률 분석 결과,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내용 요소는 동시성의 상대성, 길이 수축, 상대속도와 상대성 원리, 시간 지연, 광속 불변의 원리의 순이었다. 셋째, 학생과 교사가 어려워하는 내용 요소에는 차이가 있었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특수상대성 이론의 교수학습과 관련한 논의를 덧붙였다.

Keywords: 특수상대성 이론, 고등학생, 문제 풀이, 어려움, 오답률

물리학은 자연의 기본 법칙과 원리를 탐구하는 학문으로 과학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학문으로 여겨진다. 이에 오래전부터 학교에서 중요한 과목으로 포함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물리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물리 학습을 선호하지 않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물리학 II를 선택한 학생은 불과 3,803명으로(2024학년도 기준), 과학탐구를 선택한 응시자 중에서도 불과 1.78%만 선택하고 있다. 물리의 선택이 낮은 이유와 관련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는데, 학생들의 물리 학습에의 어려움이 가장 큰 이유였다[1-5]. 이밖에 물리 학습이 실생활과 괴리되어 있고, 첨단과학과 관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는데, 이를 개선하고자 2009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에서 상대성이론을 포함한 현대물리학 내용이 대폭 강화되었다.

현대물리학은 20세기 초에 형성된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중심으로 발달한 물리학의 한 분야이다. 최근 개정된 2022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에는 「물리학」에서 18개의 성취기준 중 4개, 「역학과 에너지」에서 16개의 성취기준 중 1개, 「전자기와 양자」에서 17개의 성취기준 중 7개의 성취기준이 현대물리학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 전체 성취기준의 23.5%에 해당할 정도로 현대물리학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6]. 현대물리학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내용은 빛과 물질의 이중성에 대한 내용과 상대성이론이다. 빛과 물질의 이중성과 관련된 내용으로는 광전 효과가 대표적인 물리개념으로 이와 관련된 연구가 최근 다수 이루어졌다[7-9].

상대성이론은 양자역학과 함께 현대물리학의 중요한 축을 형성하고 있으며 고전역학에서 적용되던 물체의 운동과 관찰, 측정에 대한 관점을 뒤바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주었다[10, 11]. 상대론적 효과는 인공위성이나 위성항법장치에서도 사용되고 있어 실생활과 밀접하며, 문화적으로도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어 친숙한 이론이 되고 있다[12]. 상대성이론은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으로 나눌 수 있는데, 특수 상대성 이론은 2009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부터 빛의 속도 일정, 시간 지연, 길이 수축, 동시성, 질량-에너지 동등성 등의 개념이 학습되고 있는데, 2022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에는 「물리학」 과목에서 “[12물리03-06] 모든 관성계에서 빛의 속력이 동일하다는 원리로부터 시간 팽창, 길이 수축 현상이 나타남을 알고, 이러한 지식이 사회에 미친 영향을 조사할 수 있다.”라는 성취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은 특수 상대성이론 학습에 큰 어려움을 나타내고 있다. 특수상대성이론은 일상생활 속에서 경험할 수 없는 현상을 설명하고 있고, 직관적으로 이해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학생들은 학습하기 어려워한다[10-14]. 시간 지연이나 길이 수축과 같은 현상은 물체의 속도가 빛의 속도에 가까워야 나타나기 때문에 경험할 기회를 갖기 어려우며, 대부분의 과정들이 사고 실험으로 구성되어 구체적인 실험이나 관찰을 통해 이해할 수 없다는 것도 학생의 어려움의 큰 이유이다. Jho[15]는 1970년대 이후 국내외 학술지 중에서 상대성이론과 관련된 연구논문 51건을 분석한 결과, 학생들은 수학적 능력의 부족, 고전 역학적 관점의 혼동,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의 이유로 상대성이론 학습에의 어려움을 제시하였다. 상대성이론 학습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안도 일부 연구되었는데, 동시성과 관련된 개념 학습을 위해 시뮬레이션, 시공간 그림 등의 여러 방법을 제안한 연구[16-19]가 그 예이다.

우리나라에서 진행된 특수 상대성이론과 관련된 연구는 주로 대학생이나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된 것이다. 최근 Im은 상대론 개념 조사 검사 도구를 활용하여 특수상대성이론의 기본 개념에 대한 이해와 확신도를 조사하였는데[12], 이 역시 예비 물리교사를 대상으로 진행된 것이다. 외국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고등학생들은 시간과 공간이 서로 독립적이라고 생각하며 변하지 않는 절대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고, 시간 지연이나 길이 수축은 실제적인 현상이 아니라 수학적인 표현으로만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하며[15], 관찰자의 상대속도에 따른 사건의 동시성의 상대성과 관련된 개념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한다[11, 20].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외국의 교육과정이나 교수학습 상황이 우리나라와 다르기 때문에 적절한 시사점을 얻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교육과정 상황에서 학생들이 학습하는 내용을 근간으로 특수 상대성이론과 관련된 어려움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특수 상대성이론과 관련하여 우리나라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문제 상황의 특징과 한계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특수 상대성이론에 대한 교수학습에의 시사점을 모색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고등학생이 특수상대성이론에 대한 어려움을 알아보기 위해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모의고사에 출제된 특수 상대성이론 문항의 오답률 분석,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면담을 수행하였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대학 입시를 위해 도입한 시험으로 근거하여 5지 선다형으로 출제되고 있다. 교육과정 및 평가에 전문성이 있는 교사와 교수로 구성된 출제진에 의해 만들어지며, 교육과정에 근거하여 출제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이 제시하는 내용의 범위를 충족하는 문항으로 인정할 수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문항 유형으로는 5개의 선지 중에서 옳은 내용으로 구성된 선택지 또는 옳지 않은 내용으로 구성된 선택지 1개를 선택하는 최선답형 문항도 출제되지만, 적은 수의 문항을 통해 다양한 개념에 대한 이해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 개의 보기 중에서 옳은 것을 모두 고르는 형태인 합답형 문항이 많이 출제되고 있다.

한국교육방송공사(EBS)에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모의고사의 결과를 공개하면서 오답률을 제공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한국교육방송공사에서 오답률을 제공한 특수 상대성이론 문항 27개를 대상으로 하여 학생들의 오답률을 통해 학생들의 특수 상대성이론에 대한 어려움 정도를 파악하려고 한다.

특수상대성이론의 내용을 교과서에 제시된 내용 요소를 기준으로 상대 속도와 상대성 원리, 광속 불변의 원리, 동시성의 상대성, 시간 지연, 길이 수축 등의 5개 범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분석 대상인 27개 문항 중 3개는 최선답형, 24개는 합답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많은 문항들이 각각의 보기를 다른 내용 요소로 제시하고 있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각 보기를 독립된 내용으로 구분하여 오답률을 구하였다. 최선답형인 경우에는 문항의 오답률이 각 선택지의 오답률이 되지만, 합답형인 경우에는 여러 개의 보기 중에서 옳은 것을 모두 고르는 방식으로 제시되어 문항의 오답률이 각 보기의 오답률로 판단할 수 없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정답에 해당하는 선택지에 포함된 보기의 내용과 학생이 선택한 선택지에 포함된 보기의 내용을 비교하여 틀리게 판단한 보기를 찾는 방법으로 오지 선택률과 오답률을 조작적으로 정의하였다.

Figure 1의 문항을 예를 들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이 문항은 3개의 보기로 구성된 합답형 문항으로 보기 a는 ‘시간 지연’, 보기 b는 ‘길이 수축’, 보기 c는 ‘동시성의 상대성’과 관련된 내용이다. 이 문항의 정답은 ④이고 한국교육방송공사에서 제공한 학생들의 선택 비율은 ①–⑤에 대해 각각 23.9%, 8.5%, 7.8%, 52.4%, 7.4%였다. 정답이 ④이므로 <보기> 중에서 a과 c는 옳은 내용이고, b는 틀린 내용이다. 만약 학생이 ①을 선택하였다면, a가 옳고, b와 c는 옳지 않은 내용이라고 생각한 것이므로 보기 a, b의 진위는 알고 있지만, 보기 c의 진위는 모른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학생들의 선택 비율과 틀리게 판단한 보기를 나타내면 Table 1을 얻을 수 있다.

Figure 1. Example question.

Table 1 . Percentage of student choices in example questions, incorrectly judged options.

OptionsPercentage of student choicesIncorrectly judged options
23.9%c
8.5%a
7.8%b, c
7.4%a, b


본 연구에서는 보기 a, b, c에 대해 학생들이 옳게 판단하지 못한 비율을 합하여 이를 오지 선택률(pi)로 정의하였다. 예로 a의 진위를 잘못 판단한 학생은 ②와 ④를 선택한 학생이므로 두 선택지의 선택 비율을 합하여 보기 a에 대한 오지 선택률은 15.9%이다. 같은 방법으로 보기 b에 대한 오지 선택률은 ③과 ④의 선택비율을 합한 15.2%, 보기 c에 대한 오지 선택률은 ①과 ③의 선택 비율을 합한 31.7%이다 (Table 2). 보기는 각각 시간 지연, 길이 수축, 동시성의 상대성에 대한 내용이므로, 각 내용 요소별로 오지 선택률 pi를 더하였다.

Table 2 . Wrong answer selection rate for the options in the example question and the content elements included in the options.

OptionsWrong answer selection rate(pi)The content elements included in the options
a15.9time dilation
b15.2length contraction
c31.7relativity of simultaneity


27개 문항의 보기는 모두 87개인데, 최선답형 문항 3개의 보기는 바르게 선택한 것이기에 이를 제외한 84개의 보기가 분석 대상이었다. 또한 하나의 보기가 여러 내용 요소를 포함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7개의 보기를 중복으로 분석하여 내용 요소 5개에 대응하는 보기의 총 개수는 91개였다. 각 내용 요소별로 오지 선택률의 합을 해당 p번째 내용 요소의 보기의 수(kp)로 나눈 값인 np=i=1kppikp을 내용 요소 p의 오답률 np(%)로 정의하였다. 오답률이 높으면 해당 내용 요소와 관련된 문항을 풀이하는데 어려움이 크다는 것을 나타낸다. 본 연구에서는 내용 요소별로 오답률을 구하고, 오지 선택률이 높은 보기의 내용과 교과서에 제시된 내용을 통해 학생들이 많이 어려워하고 틀리는 개념이 무엇인지 분석하였다.

이후 수능 문항과 모의고사 문항과 유사한 문항을 제작하여 경기도 소재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풀이하도록 했다. 앞의 분석에서 사용한 문항은 수업 시간에 이미 활용하였기에 별도로 유사한 문항을 제작하였다. 이후 특수 상대성 이론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내용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면담을 실시하였는데, 면담에 참여한 학생은 4명이었다. 학생들은 모두 물리학 I 이외에는 특수 상대성 이론을 학습한 경험이 없으며, 물리학 I 학업 성취도는 각각 하(S1), 중(S2), 중상(S3), 상(S4)이었으며, 학생 S2는 여학생이고, 나머지 학생은 모두 남학생이었다.

또한 고등학교 교사 5명을 대상으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특수 상대성 이론 학습에의 어려움을 알아보려고 면담을 실시하였다. 교사들은 최근 3년 이내에 임용되었기 때문에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학교 수준의 특수 상대성이론을 충분히 학습한 상태이고, 연구가 진행된 현재 특수 상대성이론을 지도하고 있었다.

특수 상대성 이론과 관련된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모의고사 문항 27개의 보기에 대해서 내용 요소별로 조작적으로 정의한 오답률을 분석하여 Table 3에 제시하였다. 학생들이 가장 어렵게 생각한 내용 요소는 ‘동시성의 상대성’으로 오답률은 27.3%였다. 그다음으로는 ‘길이 수축(24.1%)’, ‘상대속도와 상대성 원리(23.4%)’, ‘시간 지연(22.0%)’의 순이었고, ‘광속 불변의 원리’는 오답률이 14.4%로 전체 내용 요소 중에서는 오답률이 가장 낮았다.

Table 3 . Difficulty level by content element.

Content elementSum of wrong answer selection rate (pi)Number of options (k)Difficulty level np(%)
relative velocity and the principle of relativity398.31723.4
the principle of constancy of the speed of light114.8814.4
the relativity of simultaneity683.42527.3
time dilation461.32122.0
length contraction482.42024.1


1. 상대 속도와 상대성 원리

특수 상대성 원리는 물체의 속도와 관련된 내용이 많이 제시되어 있어 모든 교과서에서 상대 속도에 대한 정의와 예시를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특수 상대성 이론의 기본 원리로 2가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그 중 한가지가 ‘상대성 원리’이다. 교과서에서는 “모든 관성계에서 물리 법칙은 동일하게 성립한다.”로 설명하고 있다.

모든 교과서에서 등속으로 움직이는 관성 좌표계에서 공을 자유 낙하시킬 때 관찰자가 적용하는 물리 법칙이 같다는 예시로 설명을 하고 있으며, 갈릴레이의 상대성이론을 확장하여 상대성 원리를 정의한 교과서도 3종이 있었고, 2종의 교과서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사고 실험을 하여 발견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상대 속도와 상대성 원리’에 대한 보기는 모두 17개였고, 오답률은 23.4%였다. ‘상대 속도와 상대성 원리’ 범주의 보기를 포함한 문항의 예를 Fig. 2에 나타내었다. 이 문항은 상대성 원리와 광속 불변의 원리를 제시하고, 빛에 가까운 속력으로 우주선이 이동하면서 이동 방향과 수직한 방향으로 빛을 보내었을 때, 우주선 밖 관찰자 A와 우주선 안 관찰자 B의 관점에서 측정한 시간, 길이 등과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중에서 보기 c가 ‘상대 속도와 상대성 원리’의 범주에 해당하는 질문으로 분석하였다. 특수 상대성 이론의 ‘상대성 원리’는 역학 또는 전자기학 법칙과 같은 물리 법칙이 모든 관성계에서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원리로 이를 명시적으로 질문한 문항은 없었다. 여러 문항에서 ‘시간=거리/속력’을 이용하여 진위 여부를 제시하는 보기를 제시하고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다른 범주보다 ‘상대 속도와 상대성 원리’의 범주에 가장 유사하다고 판단하여 본 범주에 포함하였다.

Figure 2. Question including example (c) of ‘relative velocity and the principle of relativity’.

보기 c의 오지 선택률은 37.3%로 학생들이 어려워한 문항이었다. 이 문제에서는 (2)로부터 LA=ctA,LB=ctB를 구하고, (3)과 (4)로부터 구한 DA=vtA, DB=vtB를 이용하여, DADB=vtAvtB=tAtB=LALB의 관계를 구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은 문제에서 제시된 관계를 잘 이용하지 못했다.

이밖에 ‘상대 속도와 상대성 원리’ 범주에 해당하는 보기 중 오지 선택률이 높은 보기의 일부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 B의 관성계에서 광원과 p 사이의 거리는 ct2이다. (38.0%)

  • A의 관성계에서, A와 B의 길이 차는 |LA-LB|보다 크다. (25.3%)

  • B의 관성계에서, P에서 방출된 빛이 Q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L2c보다 크다. (32.8%)

오지 선택률이 높은 보기들은 교과서에 제시된 상대 속도와 상대성 원리 하나만을 제시한 것보다는 시간 지연이나 길이 수축과 연계되어 보기를 구성한 경우에 많이 나타났다. 빛의 경로를 빛의 속도와 빛의 이동 시간을 곱해서 구하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하며, 시간은 시간 지연에 따라 관성계에 따라 다르게 관측되기 때문에 빛의 경로가 관성계에 따라 다르게 관측될 것이라는 점을 응용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이처럼 시간지연, 길이수축, 동시성의 상대성 등의 다른 내용 요소와 결합하여 질문한 보기에 대해서는 평균 오지 선택률이 25.7%로 비교적 높았고, 상대 속도의 개념만 질문한 보기의 평균 오지 선택률은 14.4%로 비교적 학생들이 쉽게 응답하였다.

면담에서 학생들은 “모든 관성계에서 적용되는 물리 법칙이 동일하다.”는 상대성 원리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하였다. 그런데 문제 풀이 과정에서 관성 좌표계 내부에서 빛의 이동 경로, 시간 등을 빛의 속도와 길이와 시간으로 나타내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하여 문항의 오지 선택률 분석 결과와 같은 맥락으로 응답하였다.

2. 광속 불변의 원리

‘광속 불변의 원리’는 교과서에 “진공 중에서 빛의 속력(c)은 관찰자나 광원의 속도에 관계없이 항상 같다.”와 같이 선언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8종의 물리학 I 교과서 중에서 5종에서 마이켈슨-몰리의 실험으로 에테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을 밝히고 관찰자와 상관없이 빛의 속도가 일정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광속 불변의 원리’에 대한 보기는 모두 8개가 제시되었는데, 평균 오지 선택률인 오답률이 14.4%로 학생들이 비교적 어렵게 생각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광속 불변의 원리’에 해당하는 보기의 예와 오지 선택률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 A와 B가 측정한 빛의 속력은 같다. (15.0%)

  • p의 속력은 거울에서 반사하기 전과 후가 서로 다르다. (25.1%)

  • B의 관성계에서는 P에서 발생한 빛의 속력이 c보다 작다. (13.5%)

  • 광원에서 방출된 빛의 속력은 B가 측정할 때가 C가 측정할 때보다 크다. (17.5%)

  • 광원에서 P로 진행하는 빛의 속력은 A가 관측할 때가 B가 관측할 때보다 크다. (12.1%)

문항에는 교과서에 제시된 마이켈슨-몰리 실험의 내용과 연계하여 질문한 보기는 하나도 없었고, 서로 다른 관성 좌표계에서 빛의 속력을 질문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특수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항상 빛의 속력이 항상 같아야 하는 데 여러 가지 상황을 제시하고 빛의 속력이 같은지 다른지를 물어보는 내용으로 학생들은 기계적으로 빛의 속력이 같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쉽게 정오를 구별할 수 있었다.

그런데 면담에서 학생들은 ‘광속 불변의 원리’를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고전 역학에서는 상대 속도의 개념을 이용하여 물체의 속도를 구할 수 있었는데, 광속에 대해서는 이를 적용하지 못해 광속 불변의 원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의견이었다.

  • 광속이 불변이라는 개념도 처음에 들었을 때 받아들이기 힘들었어요. 다른 물체의 속력은 모두 상대 속도의 개념을 쓸 수 있는데 빛은 불변이라는 것이 중간에 큰 단절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고등학교 수준에선 수준을 넘어서는 무언가라서 뺀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지만요. 빛의 속력은 불변이라고 했는데 빛은 만들어질 때부터 광속인가라는 의문이 생겨 빛은 가속도 없이 광속이 있는 건가? 라는 의문까지 이어져 광속의 개념에 대해 더 혼란스러웠어요. (학생 S4)

교사의 의견도 학생의 의견과 유사했다. 광속 불변의 원리부터 가르칠 때 맥락 없이 소개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전개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응답하였다. 특수 상대성 이론의 내용과 그 앞에 제시되는 고전역학 내용과의 간극이 커서 학생들이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교사들은 광속 불변의 원리를 단순히 암기하도록 요구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껴서 시뮬레이션과 같은 가상의 상황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방법을 사용하고 싶지만 쉽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 학생이 처음 학습할 때 기존의 역학을 접해오며 받아들이고 당연하다 생각해오던 시간과 공간의 절대성의 고정관념을 부정하고 상대성 원리와 광속 불변의 원리를 통해 운동을 재해석하는 과정이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다. (교사 T4)

  • 원리적 이해를 말이나 판서로 이해시키기 어려운 점 때문에 영상이나 시뮬레이션 위주로 확인을 시켜줘야 하는데 그러한 프로그램이 따로 있지 않고 직접 찾거나 만들어야 하는 점이 어려웠다. (교사 T5)

3. 동시성의 상대성

‘동시성의 상대성’은 특수상대성이론 문항에서 오답률이 가장 높은 내용 요소로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보기의 수가 25개로 가장 많았으며, 오지 선택률 합은 683.4로 오답률은 27.3%였다. ‘동시성의 상대성’의 보기가 제시된 문항의 예로 Fig. 3을 살펴보자.

Figure 3. Question including ‘Relativity of simultaneity’ examples (a, b, c).

Figure 3의 문항의 보기 ‘b, c’ 가 ‘동시성의 상대성’을 다룬 내용으로, 오지 선택률은 각각 22.5%, 41.7%였다. 동일한 지점에서 일어난 동시인 사건은 모든 관성계에서 동시에 발생한 사건임을 이해해야 하며, 다른 위치에서 일어난 사건은 관성계에 따라서 동시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이 문항에서는 빛이 방출되는 사건과 p, q의 경로를 지나 다시 광원으로 되돌아오는 사건은 A와 B의 관성계 모두 동시인 사건이고, 거울에서 반사되는 사건은 동시가 아닌 사건이라고 해석해야 한다.

보기 c와 관련하여 학생들의 오지 선택률이 높았다. 2t3t1+t2는 B의 관성계에서 각각 p, q의 경로를 지나 다시 광원으로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한 것이다. 같은 위치에서 동시에 일어난 사건이므로 관성계와 관계없이 동시에 관찰되어야 한다. 따라서 2t3=t1+t2가 성립해야 하는데, 학생들은 동일한 점에서 발생한 두 사건은 모든 관성계에서 동시라는 것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으며, 이러한 개념을 수식으로 표현하는 것에 더 큰 어려움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동시성의 상대성’은 사건이 동시에 일어나는지 일어나지 않는지에 대한 내용을 질문한 보기가 많았는데, 오지 선택률이 높은 몇 개의 보기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 Q의 관성계에서, 빛은 A에서가 B에서보다 먼저 방출된다. (46.0%)

  • B의 관성계에서, 광원에서 방출된 빛은 p, q, r에서 반사되어 광원에 동시에 도달한다. (38.9%)

  • B의 관성계에서는 P, Q에서 빛이 동시에 발생한다. (38.6%)

  • A의 관성계에서, 빛은 p에서가 q에서보다 먼저 방출된다. (38.3%)

  • P가 X를 지나는 사건이 Q가 Y를 지나는 사건보다 먼저 일어난다. (31.7%)

  • P의 관성계에서, A와 B에서 발생한 빛은 동시에 P에 도달한다. (31.1%)

교과서에서는 동시성의 상대성을 소개할 때 광원에서 빛이 두 방향으로 갈라질 때 같은 거리만큼 떨어진 지점에 빛이 도달하는 상황을 제시하면서 정지한 관성계 관찰자와 움직이고 있는 관성계 관찰자가 관찰하는 사고 실험을 하도록 제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전에 학습한 광속 불변의 원리를 사용하여 논리적으로 두 관성계의 동시성이 불일치한다는 결론을 유도하여 한 관성계에서 동시인 두 사건이 다른 관성계에서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동시성의 상대성’을 설명하고 있다.

학생과 교사와의 면담에서도 동시성의 상대성에 대한 어려움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학생 S3는 “수업에서 설명을 들을 때는 대충 이해하고 넘어갔는데, 문제를 풀 때는 잘 모르겠어요. 제가 관측자마다 다르게 인식해서 엄청나게 헷갈려서 그런 것 같아요.”라고 응답하면서 ‘동시성의 상대성’이 가장 어렵다고 했다. 학생들은 서로 다른 관성계에서 관찰하는 결과는 무조건 동일할 것이라는 고전적인 개념에서 벗어나는데 어려움을 갖고 있었다. 교사 T3는 “학생들이 실제 생활 속에서 관찰하기 힘든 것이라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라면서 ‘동시성의 상대성’이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내용이라고 하였다. ‘동시성의 상대성’은 사고 실험을 통해서 추상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많이 어려워하는 것으로 보인다[10, 15]. 학생들은 ‘동시성의 상대성’과 관련하여 불확실하게 개념이 형성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동시성이 관성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조건과 관련된 문제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한 점에서 발생하는 두 사건이 동시일 경우, 동시성이 관성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 않고 모든 관성계에서 동시에 나타난다는 것을 문제에 적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4. 시간 지연과 길이 수축

시간 지연과 길이 수축은 특수상대성이론의 결과로 인해 현상적으로 가장 많이 경험할 수 있어 교과서에서도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교과서에서는 가상의 빛 시계를 이용하여 움직이는 기차 속에 있는 빛이 이동하는 거리가 길어짐을 이용하여 시간 지연을 설명하고, 시간 지연을 이용하여 길이 수축을 설명하고 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에서는 시간 지연과 길이 수축의 정량적인 관계를 포함하여 설명하였고, 국제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IB)의 DP(Diploma Programme, 고등학교 과정)에서도 정량적인 해석을 제시하고 있지만[21],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에서는 이를 정성적으로만 설명하고 있다.

특수상대성이론과 관련된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모의고사 문항 27개의 보기 87개 중에서 시간 지연의 내용을 담은 보기는 21개로 오답률은 22.0%였고, 길이 수축의 내용을 담은 보기는 20개로 오답률은 24.1%였다. Figure 4는 시간 지연과 길이 수축의 내용을 담은 보기가 모두 제시된 문항의 예이다. ‘a. A의 관성계에서, A의 시간은 B의 시간보다 느리게 간다.’는 시간 지연과 관련된 내용으로 오지 선택률이 40.4%로 매우 높았다. 또한 ‘b. B의 관성계에서, 우주선의 길이는 L보다 길다.’는 오지 선택률이 29.4%로 역시 높은 수준이었다. 이 문제는 오지 선택률이 32.8%인 ‘상대성 원리’ 내용 요소에 해당하는 보기 c를 포함하여 전체 정답률이 46.9%로 비교적 어려운 수준의 문항이었다.

Figure 4. Question containing the content elements of ‘time delay (option a)’ and ‘length contraction (option b)’.

시간 지연과 길이 수축의 내용 요소와 관련된 보기 중 오지 선택률이 높은 몇 개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시간 지연’과 관련된 보기>

  • Y에서 방출된 빛이 Q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B의 관성계에서가 A의 관성계에서보다 크다. (37.8%)

  • A의 관성계에서, B의 시간은 A의 시간보다 느리게 간다. (29.6%)

    <‘길이 수축’과 관련된 보기>

  • Q의 관성계에서, A와 P 사이의 거리는 B와 P 사이의 거리보다 크다. (50.4%)

  • B의 관성계에서 p에서 q까지의 거리는 2ct2보다 크다. (25.3%)

두 내용 요소 모두 비슷한 형태로 보기가 제시되어 있는데, 관찰하고 있는 관성계에 따라서 시간과 거리가 어떻게 변하는지 비교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에서는 시간 지연과 길이 수축을 로런츠 인자를 포함한 정량적인 값으로 제시하였는데, 어려움을 줄이고자 정량적인 내용을 줄이고 정성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2009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대입수학능력시험에서도 시간 지연과 길이 수축에 대한 문항은 주로 두 상황에서 대소 관계를 비교하는 문항으로 출제되었기 때문에 교과서의 내용은 축소되었어도 학생들이 느끼는 어려운 정도는 개선되지 않았다.

학생들과의 면담 결과, 학생들은 특수상대성이론의 다른 내용 요소(예: ‘동시성의 상대성’)에 비해서 ‘시간 지연’과 ‘길이 수축’은 이해하기에 어렵지 않다고 응답했다. 교과서에서 제시한 광자 시계를 이용한 빛의 경로로 시간 지연을 설명한 방식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고 답변하였다. 학생들이 교과서에 제시된 내용은 잘 이해하는 데 반하여 문제를 풀이할 수 없었다는 것은 학생들이 문제 풀이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교사들은 다르게 인식하고 있었다. 교과서에서 ‘시간 지연’과 ‘길이 수축’을 설명할 때에는 고유 시간과 고유 길이를 정의하고 이를 이용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지도에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했다. 다음은 두 교사의 의견이다.

  •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고유 시간과 고유 길이를 정의하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관성 좌표계라는 개념에 대한 깊은 이해도 없이 어느 좌표계를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가에 대해 굉장히 많이 고민해야 했다. (교사 T1)

  • 특수상대성이론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정확한 정의이다. 특수상대성이론에 관한 수능 문제를 잘 풀게 할 수는 있지만, 가르치는 입장에서 정확한 원리를 공부하다 보면, 교과서의 얕은 설명으로는 풀 수 없는 다양한 문제들이 등장한다. (교사 T2)

물리학 I 교과서 8종 중에서 7종의 교과서에서는 고유 시간과 고유 길이의 개념을 이용하여 설명을 하고 있다. 교사들은 이 내용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지만, 문제에서 고유 시간이나 고유 길이가 명시적으로 드러나는 경우는 전체 91개 보기 중에서 단 1개였다. ‘시간 지연’과 ‘길이 수축’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고유 시간과 고유 길이를 잘 알아야 하지만, 이를 직접 다룬 문항이 없어 학생들은 어렵다고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특수상대성이론과 관련된 문제를 풀이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내용 요소와 그 수준을 분석하였다. 특수상대성이론과 관련된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모의고사 문항 27개에 제시된 보기 87개에 대해서 잘못 선택한 보기의 내용을 상대 속도와 상대성 원리, 광속 불변의 원리, 동시성의 상대성, 시간 지연, 길이 수축 등의 5개 범주로 나누어 본 연구에서 조작적으로 정의한 오답률로 분석하였다.

문제는 하나의 내용 요소로만 출제된 경우는 거의 없으며, 하나의 상황을 제시하여 여러 개의 내용 요소를 같이 질문하는 형태로 출제되었는데, 많이 제시된 내용 요소를 순서대로 제시하면, 동시성의 상대성(25개) > 시간 지연(21개) > 길이 수축(20개) > 상대 속도와 상대성 원리(17개) > 광속 불변의 원리(8개)의 순이었다. 이 중에서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정도를 오답률로 분석한 결과, 오답률이 높은 내용 요소는 동시성의 상대성(27.3%) > 길이 수축(24.1%) > 상대 속도와 상대성 원리(23.4%) > 시간 지연(22.0%) > 광속 불변의 원리(14.4%)의 순이었다.

최근 교육과정이 개정될 때마다 학습자의 학습부담을 감소시키기 위한 여러 시도를 하고 있는데, 특수상대성이론이 물리학의 여러 내용 중에서 가장 어렵다고 생각됨에 따라 정량적인 내용을 줄이고 정성적인 내용으로만 교과서 내용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교육과정이 개정되었다. 또한 평가에서도 수준이 높은 문항 출제를 지양하는 방식으로 평가가 변하여 왔는데, 그럼에도 많은 학생들이 특수상대성이론 내용의 문항을 풀이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가장 어려워하는 내용 요소는 ‘동시성의 상대성’인데, 동시성의 상대성을 다룬 문항의 보기는 주로 빛이 방출되는 순서, 빛이 도달하는 순서, 사건이 일어나는 순서 등과 같이 두 개의 사건이 동시에 일어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구별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한 관성계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두 개의 사건이 다른 관성계에서는 동시에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관찰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에 문제를 풀이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과서에서는 “특정한 시각에 어떤 위치에서 일어나는 일을 사건”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한 지점에서 일어나는 현상은 하나의 사건이며, 다른 두 지점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독립된 두 개의 사건으로 구별해야 하고, 이 사건들이 관찰하는 관성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은 학생들이 생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교과서에서는 ’동시성의 상대성‘을 이해시키기 위해 사고 실험을 제시하고 있는데, 학생들은 교과서의 내용은 이해하지만 상황이 다른 문제에서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 결과는 사건이나 운동에 대한 해석을 서로 다른 관찰자에 따라 살펴보는 데에 학생들이 익숙하지 못하다는 연구 결과[11]와 일맥상통한다. 동시성의 상대성은 고전적 개념을 갖고 있는 학생들의 직관과 충돌할 수 있어 학생들에게 받아들여지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는 연구 결과[22]와 같이 동시성의 상대성은 학생들이 직접 경험할 수 없는 현상이기에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시간 지연이나 길이 수축과 같은 현상도 일상생활에서 경험하기 힘든 현상이기는 하지만, 기계적으로 암기하여 문제를 풀이할 수 있는 두 내용 요소에 비해 정성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를 풀이해야 하는 동시성의 상대성이 특히 어려움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상황을 제시하여 서로 다른 관찰자(좌표계)의 입장에서 사건을 해석하고 비교하는 활동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학생과 교사의 면담 결과, 시간 지연과 길이 수축의 내용 요소에 대해서는 교사와 학생이 다르게 응답했다. 학생들은 특수 상대성 이론의 내용 요소 중에서 시간 지연과 길이 수축을 이해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반면 교사들은 이 내용을 지도하는데 상당히 어렵다고 했다. 교과서에서도 고유 시간과 고유 길이를 이용하여 시간 지연과 길이 수축을 설명하고 있고, 교사들도 시간 지연과 길이 수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고유 시간과 고유 길이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인식하지만, 이를 지도하는데 어려움이 크다고 했다. 그런데 학생들이 학습하면서 풀이하는 문제에서는 고유 시간과 고유 길이를 명시적으로 다루는 문항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은 고유 시간과 고유 길이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없어도 시간 지연과 길이 수축에 대한 문제의 정답을 구할 수 있었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대입수학능력시험과 같은 평가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고유 시간과 고유 길이는 특수 상대성 이론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개념이기 때문에 이를 다루는 문항이 적을 경우에 교수 학습 과정에서 배제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개념이지만 평가에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적절한 평가 문항의 예시가 부족한 것이 그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대입수학능력시험이나 모의고사 문항을 개발할 때 다양한 개념들이 고르게 평가될 수 있도록 새로운 문제 유형의 개발이 필요하며, 이것이 학교 교육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어떤 문항에 대한 오답률이 높을 때, 학생들이 그 문항과 관련된 내용을 잘 이해가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오답률이 낮은 내용이라고 해도 학생들이 관련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결론짓기는 어렵다. 연구에서 분석한 문제의 보기가 제시되는 구성 방식을 살펴보면, 내용 요소별로 유사한 형태로 출제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내용의 정확한 이해가 부족하더라도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이하는 것이 가능하다. 학생들이 고유 시간과 고유 길이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도 시간 지연과 길이 수축에 대한 문제를 풀 수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따라서 학생들이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지와 문제의 정답을 맞히는 것에는 간극이 있을 수 있어 차후에 깊이 있는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특수 상대성 이론을 다룬 문항의 정답률을 기초로 학생이 문제 풀이에 어려움이 있는 내용 요소를 분석하였다. 그러나 선다형 문항은 우연에 의한 선택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답률만으로 학생들이 어떤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는지를 입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특수 상대성 이론의 각 내용 요소의 어려움 정도를 제시하였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밝히지 못했다. 일부 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면담을 통해 연구의 결과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시하기는 했지만, 보다 정확한 결과를 위해서는 학생들이 특수 상대성 이론을 학습하는 과정을 실증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특수 상대성 이론 수업의 과정을 관찰을 통해 분석하고 학습 과정에서 학생들의 이해 수준을 판단하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학생들이 문제를 풀이하는 과정에서 이론을 어떻게 적용하는 지를 분석하는 연구도 추가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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