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 Article Title, Author, Keyw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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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Phys.: Sae Mulli 2024; 74: 1128-1140
Published online November 29, 2024 https://doi.org/10.3938/NPSM.74.1128
Copyright © New Physics: Sae Mulli.
Jeongwoo Son, Bongwoo Lee*
Department of Physics Education, Gyeongsang National University, Jinju 52828, Korea
Department of Science Education, Dankook University, Yongin 16890, Korea
Correspondence to:*peak@dankook.ac.kr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plore the challenges faced by textbook authors in understanding the achievement standards and inquiry activities of the 2022 revised science curriculum during the development of the "Scientific Inquiry Experiment" textbook. To achieve this, 43 opinions provided by the textbook authors were analyzed across categories such as understanding curriculum expressions, structuring inquiry activities, feasibility of implementation, appropriateness, and the scope of activities. The results revealed several issues, including the ambiguity of curriculum expressions, difficulties in linking achievement standards with inquiry activities, and challenges in designing inquiries as prescribed by the curriculum. Additionally, concerns were raised regarding the educational validity of some inquiry activities, the challenges of designing time-intensive inquiries, and safety-related issues. Some authors also pointed out that certain inquiries were difficult to implement. Based on these findings, the study discusses the implications for ensuring consistency between the curriculum and textbook content, enhancing teacher training for inquiry-based education, and the need for further research on curriculum implementation.
Keywords: 2022 revised science curriculum, Scientific inquiry experiment, Textbook development, Curriculum implementation, Textbook author
본 연구의 목적은 2022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에 의한 「과학탐구실험」 교과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저자들이 교육과정의 성취기준과 ⟨탐구 활동⟩을 이해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탐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교육과정 표현 이해, 탐구의 구성, 실행 여부, 적합성, 활동의 범위 등의 범주로 교과서 저자들이 제시한 43개의 의견을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 교육과정에 제시된 표현의 모호함, 성취기준과 ⟨탐구 활동⟩ 연계의 어려움, 교육과정에 제시된 과정대로 탐구를 구성하는 어려움 등의 여러 가지 문제가 드러났다. 또한 일부 탐구 활동의 교육적 타당성, 오랜 시간이 필요한 탐구 구성의 어려움, 안전 문제 등에 대한 탐구의 적합성과 관련한 여러 의견이 제시되었으며, 일부 탐구에 대해서는 실행이 어렵다는 문제점도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교육과정과 교과서 내용의 일치, 탐구 지도 교육 역량 신장을 위한 교사 연수, 교육과정 적용 연구의 필요성 등의 시사점을 논의하였다.
Keywords: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 과학 탐구 실험, 교과서 개발, 교육과정 실행, 교과서 저자
학교 과학에서 탐구는 다른 교과와 과학을 구별 짓는 특징으로 오래전부터 강조되어 왔다. 과학적 탐구(scientific inquiry)란 ‘과학자들이 자연 세계를 연구하고 자신들의 활동을 통해 얻어진 증거를 토대로 설명을 제안하는 다양한 방법’으로 정의될 수 있다[1]. 학생들은 과학적 개념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고, 실험을 수행하고 증거를 수집하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과학적 소양 및 탐구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과학 지식의 생성과정을 이해하고, 과학적 과정 기술과 과학적 사고를 배우며, 과학의 본질과 가치를 이해하게 된다[2, 3]. 또한 학생들이 직접 실험을 설계하고 수행하는 과정을 통해 실제 과학연구와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어[4], 미국, 영국, 호주 등 많은 나라에서 과학교육 개혁을 통해 탐구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5-7].
우리나라에서도 교육과정 개정시 과학과 교육과정에서 탐구를 중요하게 제시하고 있다. 2007년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자유 탐구’를 도입하였고[8], 2015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에서는 과학과 핵심 역량 중 하나로 ‘과학적 탐구 능력’을 포함하였으며, 고등학교 과정에서 「과학탐구실험」 교과목을 신설하였다[9].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의 탐구 교육에는 문제점이 있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학생들은 과학탐구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탐구와 관련하여 충분한 경험이 있지 못하며[10, 11], 예비교사 양성 과정이나 재교육 과정에서 탐구 지도와 관련된 교육이 부족해서, 교사들도 탐구 교육을 효과적으로 실시하기 위한 지식이나 교수법에 전문성이 모자라 자신감이 없다고 인식하고 있다[12, 13].
2015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에서 처음 도입된 「과학탐구실험」은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고등학생들이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공통 과목으로 지정되었다. 그동안 「과학탐구실험」 교과목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는데, 「과학탐구실험」 과목의 현장 적용 실태를 점검하고 개선 방안을 탐색하기 위해 교사 대상의 조사와 면담을 시행한 연구[14-16],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학탐구실험」 과목에 대한 기대와 인식을 조사한 연구[17]가 그 예이다. 「과학탐구실험」 의 교육 효과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었는데, 핵심 역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18], 과학에 대한 흥미, 과학적 태도, STS와 NOS에 대한 견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19] 등이 대표적이다. 「과학탐구실험」은 학생들의 활동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교육과정이 고시된 이후에 많은 교사들이 평가의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이와 관련하여 「과학탐구실험」 과 관련된 평가 연구도 일부 진행되었는데, 과학의 본성에 대한 평가 사례 연구[20], 「과학탐구실험」의 평가 실태와 평가 지향의 비교 연구[21], 평가 도구 및 평가 현황 분석[22] 등이 있다.
「과학탐구실험」은 활동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활동의 주제와 방식은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토대로 진행된다. 교과서는 교수학습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교과서의 내용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에 「과학탐구실험」 교과서에 대한 분석 연구도 진행되었는데, 탐구 활동에 나타난 공학 설계 과정 요소 분석[23], 탐구 활동에 나타난 과학과 핵심역량 분석[24], 참탐구 요소 분석[25] 등이 있다.
그런데 「과학탐구실험」 교과서가 어떤 과정을 통해 제작되는지와 관련된 연구는 진행되지 않았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물리학」 교과서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교과서 집필자가 겪는 어려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고[26], 최근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통합과학」 교과서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교육과정 적용과 관련된 어려움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다[27].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고시된 지 이미 수년이 지났지만 2025년에 적용되기 전까지는 어떤 문제점이 있을지 알 수 없는 한계가 있다. 교과서를 개발할 때에 교육과정에 대한 분석이 깊이 있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교과서 개발과정에서 교과서 집필자가 겪는 어려움에 대한 분석은 교육과정이 적용되기 이전에 그 실태를 예상하고 사전에 검토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과학탐구실험」 교과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교과서 집필자들의 고민을 분석하고, 그 결과로부터 「과학탐구실험」이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교육적 시사점을 논의하였다.
우리나라의 교과서 제도는 2002년에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에 의해 국정도서, 검정도서, 인정도서 등의 3가지 형태의 체제로 운영되는데, 「과학탐구실험」은 검정도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2022년 12월 22일에 교육부에 의해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고시되었고, 2023년 1월 27일에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수학·과학 검정도서 개발을 위한 편찬상의 유의점 및 검정기준’이 발표되었다. 이 시점 전후로 교과서 개발이 진행되는데, 본 연구와 관련된 교과서의 출판사는 사전에 교과서 저자를 섭외하고, 교육과정 고시되기 2개월 전부터 교과서 개발 방향과 관련된 회의를 진행하였다. 교과서 개발 전 과정을 간략히 요약하면 Fig. 1과 같다.
교육과정이 고시되기 이전에도 이미 공청회를 통해 교육과정의 총론과 각론의 대체적인 내용이 알려져 있었다. 출판사의 편집팀과 교과서 저자들은 교육과정 총론의 주요 방향을 공유하고,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의해 개발된 여러 출판사의 교과서 분석을 통해 각 교과서의 장단점을 분석하였다. 이후 교과서 개발 방향을 논의하는 과정을 진행하였는데, 교육과정 고시 이전에 총 3회 회의를 진행하였다.
교육과정이 고시된 이후에는 교육과정에 제시된 내용에 대한 분석, 교과서의 체제 및 디자인, 영역팀별 및 저자별 집필 단원 배정 등을 위한 회의를 진행하였다. 통합과학 및 과학탐구실험은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등의 전통적인 과학 영역의 틀로 구성되지는 않았지만, 교과서 저자들은 영역별로 전공이 있기 때문에 영역당 3명씩으로 구성되어 총 12명이었으며, 대학교수 6명과 교사 6명으로 구성되었다,
교과서 개발은 집필 계획에 해당하는 ‘소단원 전개안’ 작성으로 시작하여 원고 작성과 수정의 과정으로 진행되는데, 단계마다 영역별 검토 및 토의, 전체 저자의 검토 및 토의가 반복적으로 진행되었다. 전체 저자의 회의는 총 13일간 대면 회의로 진행되었고, 영역별 회의는 대면 또는 비대면 회의로 10회 이상 진행되었다. 「과학탐구실험」은 활동 중심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저자와 편집팀이 직접 수행하면서 실행 가능성을 판단하면서 구성하였고, 이 과정에서 활동 사진을 촬영하였다. 완성된 교과서는 외부 자문 교사, 교수에 의한 검토를 거쳐 2023년 12월 4일에 제출되었다.
2022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의 「과학탐구실험」의 ‘내용 체계 및 성취 기준’은 ‘가. 내용 체계’와 ‘나. 성취 기준’으로 제시되어 있다. 이 중에서 ‘성취 기준’은 다시 성취기준, 탐구활동, 성취기준 해설, 성취기준 적용시 고려 사항 등으로 구분되어 제시되어 있다. 「과학탐구실험」은 「과학탐구실험1」, 「과학탐구실험2」로 나뉘어져 있고, 각각 ‘과학의 본성과 역사 속의 과학 탐구’, ‘과학 탐구의 과정과 절차’, ‘생활 속의 과학 탐구’, ‘미래 사회와 첨단 과학 탐구’의 대단원을 2개씩 포함하고 있다. 교육과정에 제시된 내용을 요소별로 문장 개수로 나타낸 결과를 Table 1에 제시하였다. 다른 교과는 성취기준에 교과서에 제시될 내용이 담겨있지만, 「과학탐구실험」은 성취기준을 달성하기 위한 활동으로 ‘탐구 활동’을 제시했기 때문에 교육과정에서도 ‘탐구 활동’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Number of paragraphs presented in the curriculum.
Subject | Unit | Achievement Standards | Inquiry Activities | Achievement Standards Explanation | Considerations for Application of Achievement Standards |
Scientific Inquiry Experiment 1 | Scientific Inquiry in Nature and History | 2 | 3 | 2 | 3 |
Processes and Procedures of Scientific Inquiry | 4 | 5 | 2 | 5 | |
Scientific Inquiry Experiment 2 | Scientific Inquiry in Daily Life | 3 | 5 | 3 | 2 |
Advanced Scientific Inquiry for Future Society | 3 | 3 | 3 | 3 | |
Total | 12 | 16 | 10 | 13 |
교과서 저자들에게 「과학탐구실험」 교과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을 교육과정에 제시된 각 요소와 관련하여 작성하도록 요청했다. 저자들은 총 43개의 의견을 제시했는데, 본 연구에서는 이 의견을 귀납적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저자들의 응답에서 중요하게 제시한 주제어를 찾아, 이를 다른 응답과 비교하면서 유사한 속성으로 범주화하였는데, 이때 교과서 개발 과정에서 겪는 교과서 저자들의 어려움에 대한 선행 연구[26, 27]의 분석 기준을 참고하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분석 범주는 총 5개로 ‘교육과정 표현 이해’, ‘탐구의 구성’, ‘실행 여부’, ‘적합성’, ‘활동의 범위’였다. 본 연구에서는 대단원별로 저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분석 범주별로 구분하여 분석하였고, 구체적인 사례를 포함하여 제시하였다.
「과학탐구실험」은 과학의 영역을 구분하지 않고 통합적으로 교수·학습하도록 제시되어 있지만, 탐구 활동은 특정 주제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물리와 관련된 활동을 구분할 수 있다. ‘경사면을 이용하여 질량이 다른 물체의 낙하 운동에 대한 갈릴레이의 실험 체험하기’, ‘손전등을 이용하여 뉴턴의 프리즘 실험 구현하기’, ‘스마트 기기를 이용하여 놀이공원에서 다양한 운동의 가속도 비교하기’, ‘운동 관련 안전사고 예방 장치 고안하기’ 등의 4개의 탐구 활동은 물리 개념을 중심으로 구성된 탐구 활동이며, ‘마이크로 컨트롤러(Micro Controller unit)를 활용하여 물리적, 생명적 현상을 수집하고 분석하기’와 ‘각종 센서를 활용한 생활 발명품 아이디어 고안 및 시제품 발표 대회 개최하기’ 등의 탐구 활동도 물리와 관련이 깊은 탐구 활동이다. 본 연구에서는 교과서 저자들이 제시한 의견 중에서 물리와 관련이 깊은 6개의 탐구 활동을 중심으로 개발과정, 논의 과정, 최종적으로 개발된 교과서의 내용 등을 사례로 제시하였다.
교과서 저자들은 「과학탐구실험」 교과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에 대한 의견을 단원별, 교육과정 요소별로 구분하여 Table 2에 제시하였다. 전체 43개의 의견 중에서 41.9%에 해당하는 18개의 의견이 ‘탐구 활동’과 관련된 의견이었다. 교육과정에는 16개의 ‘탐구 활동’이 제시되어 있는데, 이 중 2개의 탐구 활동을 제외한 대부분의 탐구 활동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Number of opinions presented by the author.
Subject | Unit | Achievement Standards | Inquiry Activities | Achievement Standards Explanation | Considerations for Application of Achievement Standards | Total |
Scientific Inquiry Experiment 1 | Scientific Inquiry in Nature and History | 1(1)* | 4 | 2(1) | 0(3) | 7 |
Processes and Procedures of Scientific Inquiry | 3(1) | 6 | 0(2) | 3(2) | 12 | |
Scientific Inquiry Experiment 2 | Scientific Inquiry in Daily Life | 4(1) | 4(1) | 4(1) | 1(1) | 13 |
Advanced Scientific Inquiry for Future Society | 1(2) | 4(1) | 4(1) | 2(1) | 11 | |
Total | 9 | 18 | 10 | 6 | 43 |
* The numbers in parentheses indicate the number of curriculum statements for which the authors did not provide any opinions.
교과서 저자들의 의견을 ‘교육과정 표현 이해’, ‘탐구의 구성’, ‘실행 여부’, ‘적합성’, ‘활동의 범위’ 등으로 구분하여 분석한 결과를 Table 3에 제시하였다. 가장 많은 의견은 ‘적합성’으로 17개(39.5%)나 제시되었고, 그다음으로 ‘탐구의 구성’, ‘교육과정 표현 이해’에 많은 의견이 제시되었다.
Difficulties of the author during the textbook development process.
Scientific Inquiry in Nature and History | Processes and Procedures of Scientific Inquiry | Scientific Inquiry in Daily Life | Advanced Scientific Inquiry for Future Society | Total | |
Understanding Curriculum Expressions | 2 | 3 | 3 | 3 | 11 |
Structuring Inquiry Activities | 3 | 3 | 5 | - | 11 |
Feasibility of Implementation | - | 1 | - | - | 1 |
Appropriateness | 1 | 5 | 5 | 6 | 17 |
Scope of Activities | 1 | - | - | 2 | 3 |
Total | 7 | 12 | 13 | 11 | 43 |
교육과정에 제시된 표현을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의견은 모두 11개가 제시되었는데, 4개의 단원에서 고르게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다른 교과는 성취기준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교과서의 내용이 결정된다. 물론 「과학탐구실험」도 교육과정에는 다른 교과와 마찬가지로 성취기준이 제시되어 있지만, 실제로 교과서는 〈탐구 활동〉을 중심으로 내용이 결정된다. 성취기준은 탐구 교육을 통해서 달성해야 할 목표 수준으로 포괄적인 내용으로 기술되어 있고, 〈탐구 활동〉은 구체적인 활동명으로 제시되어 있는데, 이 둘이 일대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교육과정을 해석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의견이 있었다.
예를 들어 성취기준 [10과탐1-01-01]는 “과학사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온 결정적 실험을 따라 해보고, 과학의 발전 과정에 관해 설명할 수 있다.”로 제시되어 있다. 그런데 이 성취기준에 해당하는 탐구 활동은 ‘경사면을 이용하여 질량이 다른 물체의 낙하 운동에 대한 갈릴레이의 실험 체험하기’로 생각할 수 있다. 갈릴레이의 경사면 실험이 과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는 했지만, 패러다임의 전환이나 결정적 실험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특히 결정적 실험이란 용어의 사용을 신중하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 ‘결정적 실험’을 베이컨이 사용한 결정적 실험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과학사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예인 뉴턴의 프리즘 실험을 먼저 떠올리곤 한다. 뉴턴은 백색광이 여러 색의 빛의 합성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결론을 제시하면서 이를 단 하나의 실험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결정적 실험(experimentum crucis)’을 제안했다. ‘뉴턴의 프리즘 실험’이 ‘(2) 과학 탐구의 과정과 절차’ 단원의 탐구 활동으로 제시되어 있기 때문에 성취기준과 탐구 활동이 불일치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교과별 교육과정은 과목의 목표 달성에 필요한 학습 내용을 성취기준에 담고 있다. 따라서 교과서 저자들은 성취기준에 적합한 탐구를 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다만 「과학탐구실험」 교과서는 탐구 활동 위주로 구성되기 때문에 저자들은 교육과정의 성취기준과 함께 제시된 〈탐구 활동〉을 기반으로 교과서를 개발한다. 그러나 「과학탐구실험」 교육과정에는 성취기준과 〈탐구 활동〉을 연계하여 기술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제시하고 있어 이와 관련한 교육과정의 이해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의견이 다음과 같이 여럿 제시되었다.
· 과학탐구실험은 성취기준과 탐구활동 예시가 1:1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탐구 활동을 어떤 성취기준의 의도에 맞게 구성해야 하는지 헷갈렸다. (저자 04)
· 성취기준과 성취기준 해설의 의미가 다르게 제시되어 있어서 성취기준 해설을 보고 성취기준의 의미를 가늠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성취기준이 실제 탐구 활동과 연계되도록, 성취기준과 성취기준 해설이 일관성을 갖도록 기술할 필요가 있다. (저자 11)
이밖에 〈마이크로 컨트롤러(Micro Controller unit)를 활용하여 물리적, 생명적 현상을 수집하고 분석하기〉 탐구에서 물리적, 생명적 현상을 수집한다는 의미가 명확하지 않다는 의견(저자 07), 성취기준 해설 [10과탐2-02-03]에 제시되어 있는 ‘환경정의’는 관련 기관인 한국천문연구원에 질의해도 명확한 정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의미가 불명확한 용어에 의해 교육과정 이해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의견(저자 12) 등도 있었다.
탐구활동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는 의견은 11개로 비교적 많은 의견이 제시되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탐구활동〉 ‘운동 관련 안전사고 예방 장치 고안하기’에 대한 것이었다. 이 탐구활동은 성취 기준 “[10과탐02-01-03] 과학 개념을 적용하여 실생활 문제의 해결방안을 창의적으로 고안하고, 필요한 도구를 설계·제작할 수 있다.”와 성취기준 해설 “[10과탐02-01-03] 운동관련 안전사고 예방 장치 고안하기 탐구활동을 통해 협업의 가치를 깨닫고, 과학 탐구 전체 과정을 경험하여 공학적 설계 과정을 거쳐 창의적인 산출물을 고안하게 한다.”에 따라 장치 설계뿐만 아니라 산출물까지 제작해야 하는 과정으로 구성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보통 ‘고안하기’ 활동 과정은 ‘문헌 조사 - 문제 발견 - 아이디어 제시 - 장치 설계’ 등의 과정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전체 과정을 제한된 쪽수 내에 담기는 쉽지 않다. 또한, 창의적으로 고안하여 제작하는 것은 비용과 방법 등 현실적인 문제가 많아 이를 교과서에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동일한 탐구 활동이 있었는데, 대부분의 교과서에서는 설계 과정과 고안하기 과정에 관한 구체적 활동보다는 Fig. 2와 같이 ‘∼설계해 보자, ∼고안해 보자.’로 쓰고 넓은 빈칸만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수업을 진행하기가 어려웠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성취기준 해설에서 공학적 설계과정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학적 설계는 개념설계, 제한요소 고려, 시행착오 등과 같이 과학 활동에서 익숙하지 않은 과정으로 진행되는데, 이를 학생들에게 설명 없이 안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성취기준 적용시 고려 사항’에서 ‘운동 관련 안전사고 예방 장치 고안하기’ 활동과 관련하여 과학 장치의 유용성과 효율성 평가 준거 개발, 장치 기획에서부터 산출물 발표까지 과학 공동체 활동의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 사항을 모두 구현하려면, 최소 8차시 이상의 수업 시간을 배정해야 하는데, 현재 교육과정 차시 배분 상 2–4차시 분량만 가능하여 모든 요구 사항을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이에 교과서 저자들은 산출물과 같은 성과 위주가 아니라 수행 과정을 중요시하는 개념설계에 초점을 두고, 교사와 학생이 실제 공학적 설계과정을 경험하는 예시 활동과 장치를 설계하는 활동으로 구분하여 개발하였다. Figure 3과 같이 활동 1에서는 안전장치나 시설물의 안정성을 높이는 구조물의 보강재를 개발하는 공학적 설계 활동으로 구성하였고, Fig. 4와 같이 활동 2에서는 개념설계의 과정에 초점을 둔 활동으로 구성하였다. 이 활동의 마지막은 유용성과 효율성을 평가하도록 하여 ‘성취기준 적용시 고려사항’의 내용을 반영하였다.
성취기준 “[10과탐1-01-02] 과학사의 다양한 사례들로부터 과학의 본성을 추론할 수 있다.”에 대한 해설에 “과학자들의 꾸준한 노력과 함께 과학자의 우연한 발견 등을 통한 과학 지식 도출과 과학 지식의 잠정성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과학의 본성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우리 선조들의 과학기술 발전의 사례도 찾아본다.”라고 적혀 있는데, 과학의 본성에 대해서 저자들 사이에 합의가 어려워 탐구 활동 구성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의견도 있었다(저자 05). 이 성취기준과 관련해서는 과학 지식의 잠정성에 해당하는 사례로 학생들 학습에 적합한 것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의견(저자 06)과 기술의 연속성과 발전성과 관련하여 우리 선조의 과학 사례를 찾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는 의견(저자 12)도 있었다.
과학의 본성과 관련한 의견으로는 〈관측 자료(빅데이터)를 활용하여 한반도의 기후변화 경향성 파악하기〉 탐구에 대해 ‘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사항’으로 “전 지구적 규모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귀납적 탐구, 과학사의 동시 발견 등 인류 차원의 과학발전과 과학의 본성을 체험하도록 지도할 수 있다.”가 제시되어 있는데, 저자 11은 과학사의 동시 발견 사례를 통해 체험할 수 있는 과학의 본성이 명확하지 않고, 과학교육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과학지식에 대한 과학의 본성 중에 해당되는 것을 과학사의 동시 발견과 연계하여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교과서 구성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교육과정에 제시된 내용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활동의 다양한 구성을 어렵게 했다는 의견도 여러 명이 제시하였다. 성취 기준 “[10과탐1-02-01] 직접적인 관찰을 통한 탐구를 수행하고, 귀납적 탐구 방법을 설명할 수 있다.”에 대해서는 “귀납적 탐구가 여러 가지 방식(유형)으로 수행될 수 있는데, 직접적인 관찰을 통한 탐구로 한정함으로써 사례를 찾기가 매우 어려웠다. (저자 10)”는 의견이 있었고, 〈화학반응을 활용한 과학 마술 시나리오 개발 및 시연하기〉 탐구에 대해서는 “‘화학반응을 활용한’이라는 문장에서 화학 변화와 물리 변화를 구분하게 되었고, 이를 분명하게 하려다 보니 물리 변화 실험이 배제되면서 신선한 소재의 실험이 제외되었다. 교과서에서 실험을 구성할 때 교육과정의 엄격한 적용을 해야 해서 소재 선택의 자유도가 낮다고 느껴 매우 아쉬웠다. (저자 05)”는 의견이 있었다.
교육과정에 제시된 탐구의 실행이 어렵다는 의견은 〈손전등을 이용하여 뉴턴의 프리즘 실험 구현하기〉 탐구에 대해서 1개만 제시되었다. 데카르트를 포함한 17세기의 과학자들은 백색광이 프리즘을 통과할 때 백색광이 변형되어 여러 가지 색이 나타난다고 생각했다[28]. 뉴턴은 이러한 당대의 설명에 의구심을 갖고 창에 난 작은 구멍을 통과한 빛을 이용하여 여러 개의 실험을 수행하였고, 이를 통해 1672년에 ‘빛과 색에 대한 새로운 이론’이라는 논문에서 백색광은 굴절률이 다른 여러 색의 빛이 혼합된 것임을 밝혀내었다[29, 30]. 교육과정에서는 뉴턴이 수행한 이 프리즘 실험을 수행하도록 〈탐구 활동〉에 제시하였다.
교육과정 수준에서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처음 제시된 실험이지만,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의한 교과서 중에 〈빛의 색에 대한 뉴턴의 결정적 실험〉이라는 제목의 탐구를 포함한 교과서가 1종 있었다. 이 교과서에서는 ‘프리즘을 이용하여 백색광 분해하기’라는 활동 1과 ‘뉴턴의 실험 따라하기’라는 활동 2로 구성하였다. 활동 2는 〈손전등 → 슬릿A → 프리즘A → 슬릿B → 프리즘B → 스크린〉의 순으로 배치하여 프리즘A를 통과한 빨간색 빛이 슬릿B를 통과하게 한 후 최종적으로 스크린에 도달할 때까지의 과정을 확인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백색광이 프리즘을 통과할 때 프리즘이 색이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지는 못한다.
뉴턴은 이 광학 시스템에서 프리즘B를 회전시켜 다른 색(예: 파란색)이 슬릿B를 통과하게 하는 실험을 추가로 진행하였다. 이 실험을 통해 빛이 굴절되는 정도는 색에 따라 다르고 입사각과 상관없다는 것을 관찰하였다. 교과서 저자들은 이러한 내용으로 Fig. 5와 같이 구성하였다.
저자 02는 이론적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실행 과정에서는 여러 어려움이 발견되었다고 응답하였다. 첫 번째로 실험실을 매우 어둡게 하지 않는 이상 관찰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Figure 6은 물리학습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인 알고두(Algodoo)를 이용하여 뉴턴의 실험을 재현한 것인데, 두 개의 프리즘을 통과한 이후에 빛의 양이 매우 적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손전등 이외에 다른 빛이 없는 곳에서 실험을 수행하였을 때에 스크린의 색을 관찰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빛의 밝기를 크게 하려고 고휘도 손전등을 사용할 수 있지만, 현재 사용되고 있는 손전등 대부분은 LED 광원을 이용한 것으로 백색광이 아니기 때문에 이 실험에 사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백열등 손전등을 사용하도록 준비물에 명시하기는 했는데, 구하기도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손전등에 있는 반사판 때문에 구멍을 통과한 햇빛과 같은 백색광 줄기를 구현하기가 어렵다는 문제점도 있었다고 응답하였다.
뉴턴은 여러 종류의 실험을 수행하여 결론을 내리고, 다른 과학자들을 설득하기 위한 준비된 실험인 이 ‘결정적 실험(experimentum crucis)’을 제안하였다. 그런데 이 실험이 발표된 이후에도 많은 논쟁이 있었다. 대부분의 논쟁은 로버트 훅과의 논쟁과 같이 빛이 입자인지 파동인지에 대한 논쟁이었지만, 프랑스에서는 뉴턴의 실험이 재현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면서 오랫동안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뉴턴의 프리즘 실험이 간단한 방법을 통해 서구 사회를 지배해 왔던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벗어나려는 근대 과학의 출발로 생각할 수 있기에 의미가 있는 실험이기는 하지만,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과학탐구의 과정과 절차’를 학습하는데 적합한 탐구 활동인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저자 02는 “이 탐구 활동이 수행하기에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이 수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뉴턴의 프리즘 실험을 통해 무엇을 알려고 했던 것인지를 생각해보는 것을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실험의 결과는 시뮬레이션이나 사전에 촬영한 자료를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라는 제안을 덧붙였다.
교육과정에 제시된 성취기준이나 〈탐구 활동〉의 적합성과 관련하여 교과서 개발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의견이 17개로 가장 많았다. 이들 중에서 가장 많은 의견은 교육과정에 제시된 〈탐구 활동〉과 이 성취기준과 관련된 성취기준(해설)이 꼭 필요한 것인지, 그리고 타당하게 제시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는 의견으로 모두 6개의 의견이 제시되었다. 저자 08은 〈파스퇴르의 생물 속생설 도출 과정 재연하기〉 탐구에 대해서 “이 과정을 재연하는 것이 굳이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 정확한 재연도 어렵고, 재연하는 것이 큰 의미가 있는 실험이라고 동의하기도 어렵다.”는 의견을 통해 탐구 활동의 적합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취기준 [10과탐2-01-01]은 과학이 적용된 생활 제품, 영화, 건축, 요리, 스포츠, 미디어, 놀이 체험 등과 관련된 탐구와 실험 활동을 제시하게 되어있는데, 요리 활동에서는 실험 과정이 곧 요리 과정이 되어 과학탐구 실험으로 적절한지 고민이 되었다는 의견(저자 07)도 있었다. 또한 〈마이크로 컨트롤러(Micro Controller unit)를 활용하여 물리적, 생명적 현상을 수집하고 분석하기〉 탐구에서 MCU 활용이 고등학교 수준에서 필요하기는 하지만 물리적, 생명적(생명과학) 현상으로 제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고(저자 08), 특정 MCU를 지정하여 탐구 활동을 구성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저자 07)는 의견도 타당성/필요성 측면에서의 적합성 관련 어려움의 예이다.
탐구 시간과 관련되어 적합성 문제를 지적한 의견도 4개 있었는데 그중 일부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 과학탐구실험은 현재 1학점 수업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실제 동아리 시간에 천연 항생 물질 찾기 실험을 해보면 실험 재료로부터 상층액 준비하기, 배지에 대장균 문지르고 페이퍼 디스크 올려 배양기 넣기, 배양하기, 확인하기까지 며칠이 걸린다.(저자 07)
· 요구하는 정도를 모두 구현하려면 최소 8차시 이상의 수업 활동이 되어야 하는데, 교과서에서 이를 구현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저자 01)
저자 07은 〈우리 주변에서 천연 항생 물질 찾기〉 탐구와 관련하여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 실험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도 있지만, 비용도 많이 필요한 문제점이 있다고 하면서 “그런데도 동아리 시간에 수행을 해보면, 학생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좋아하는 실험”이기 때문에 교육과정에 제시되지 않았어도 교과서에 꼭 넣고 싶다는 의견을 추가로 제시하였다. 개발된 교과서에는 “각 혼합액과 에탄올을 자석 젓개로 6시간 동안 저은 후 비커를 파라필름으로 밀봉하고 냉장고에 넣어 12시간 동안 보관한다.”, “페이퍼 디스크에 각 천연 재료 추출액과 에탄올을 500 mL씩 떨어뜨리고 25 °C 항온기에 넣어 3일 동안 배양한다.”와 같이 긴 시간이 필요하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실제로 학교에서 어떻게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할 것이다.
교육과정에서는 비교적 긴 시간이 필요한 프로젝트 학습을 암시하는 표현이 제시되어 있다. 저자 01은 이와 관련한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이 의견은 「과학탐구실험2」의 ‘(1) 생활 속의 과학탐구’ 단원에 제시된 ‘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 사항’에 제시된 내용과 관련되어 제시된 의견이었다. 교육과정에는 “운동 관련 안전사고 예방 장치 고안하기, 오염물질 측정 장치를 활용한 학교 주변 환경 탐구하기 등의 활동을 통해 과학 장치의 유용성과 효율성 평가 준거 개발, 과학탐구에서 협업의 필요성, 장치 기획에서부터 산출물 발표까지 과학 공동체 활동의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지도할 수 있다.”와 같은 내용을 제시하고 있는데, “∼ 할 수 있다”는 표현을 통해 강제성을 명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검정 심사에서 교육과정 준수 여부가 필수인 것을 고려하면 교육과정에 명시된 내용은 모두 교과서로 구현해야 하는 측면에서 어려움을 나타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안전 문제와 관련하여 어려움을 제시한 의견을 2명이 제시하였다. 〈스마트 기기를 이용하여 놀이공원에서 다양한 운동의 가속도 비교하기〉 탐구와 성취기준 [10과탐2-01-01] “∼ 과학 원리를 활용한 놀이 체험을 통해 과학의 즐거움과 유용성을 느낄 수 있다.”에 대해 제시된 의견으로 같은 내용을 지적한 것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스마트 기기를 포함하여 디지털 탐구 도구를 과학실험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하는데, 스마트 기기에 내장된 가속도 센서를 이용하여 물체의 운동을 해석하는 활동으로 이 〈탐구 활동〉이 제시되었다. 「과학탐구실험」이 고등학교 1학년 대상으로 편성된다고 생각하였을 때, 학생들이 분석할 수 있는 운동은 가속도가 0이거나 일정한 값인 등속 운동이나 등가속 운동이다. 따라서 분석하기에 가장 적합한 놀이 기구로는 자유 낙하 운동을 하는 ‘드롭타워’를 고려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놀이 기구를 탑승할 때에는 안전상의 이유로 스마트폰을 가지고 탑승하지 못하거나 주머니 또는 가방에 넣어야해서 조작할 수 없으므로 탐구 수행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저자 03은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놀이 기구의 운동을 대체할 수 있는 실험실 활동을 Fig. 7과 같이 제안하였다.
이 밖에 활동의 범위를 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3개의 의견이 제시되었다. 〈크기, 시간, 온도 등 과학의 단위 및 도량형 발견의 역사 추적하기〉 탐구에 대해서 저자 05는 크기, 시간, 온도 등의 3가지를 모두 탐구 활동으로 구성해야 하는지 어려움이 있었다고 응답하였고, ‘(2) 미래 사회와 첨단 과학 탐구’ 단원의 ‘성취기준 적용 시 고려사항’에 제시된 “각종 센서를 활용한 생활 발명품 아이디어 고안 등의 탐구 활동을 통해 공학적 설계를 바탕으로 창의적 산출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체험하도록 지도할 수 있다.”에 대해 저자 03은 “각종 센서를 활용하여 아이디어를 고안하고 시제품을 만들어 보는 활동이기 때문에 필수적인 코딩 활동이 필요한데 코딩과 관련된 부분을 어느 정도까지 소개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고 응답하였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다양한 디지털 탐구 도구를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에 교과서 저자들은 이를 과학 교과서 개발과정에서 마이크로 컨트롤러, 사물인터넷 센서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자료를 수집하는 활동을 개발하였는데, 학생들이 디지털 탐구 도구를 사용하고 자료를 수집, 처리하는 데는 여러 소프트웨어 사용 방법 및 코딩 능력이 필요하다. 어떤 디지털 탐구 도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필요한 정도가 다르므로 이를 구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는 의견이었다.
본 연구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과학탐구실험」 교과서 개발과정에서 저자들이 겪은 어려움을 분석함으로써, 교육과정의 실제적 구현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였다. 연구결과, 다음과 같이 교육과정의 표현 이해, 탐구 활동 구성, 실행 가능성, 적합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었음을 확인하였다. 첫째, 교과서 저자들은 교육과정에 제시된 표현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교육과정에 제시된 성취기준과 〈탐구 활동〉이 명확하게 연결되지 않아 혼란을 겪었다. 성취기준은 포괄적인 내용으로 기술되어 교과서에 직접 제시되는 〈탐구 활동〉과 일대일로 연결되지 않았다. 특히 과학사에서 중요한 실험을 재현하는 탐구 활동으로 제시된 갈릴레이의 경사면 실험이나 뉴턴의 프리즘 실험을 구성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둘째, 탐구 활동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공학적 설계 과정의 구현, 과학의 본성 관련 사례 선정, 제한적인 활동 구성 등이 주요 이슈였다. 셋째, 교육과정에 제시된 탐구 활동이 교육적 목표에 적합한지에 대한 의문이 여러 저자들에 의해서 제시되었으며, 일부 탐구 활동의 실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다. 특히 뉴턴의 프리즘 실험의 경우, 학교 현장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점들이 지적되었다. 넷째, 학교에서 탐구 활동을 수행하는 데 있어 시간적인 문제로 수업 시간 내에 효과적으로 수행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으며, 놀이 기구의 가속도를 측정하는 탐구는 안전 문제로 수행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 교과서 개발과정에서 저자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였으며, 이는 최종 교과서 내용에 반영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첫째, 교육과정과 교과서 개발의 일관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교과서는 교육과정이 학교 교육에 실제로 적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교육과정 개발시 교육과정과 교과서 간의 연계성을 높일 방안이 필요하다. 교육과정의 성취기준과 〈탐구 활동〉과의 명확한 연계를 위한 안내가 필요하며, 교육과정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위한 자료 개발이 필요하다.
둘째, 교육과정에 제시된 〈탐구 활동〉이 제대로 교육되기 위하여 교사 연수를 통해 교사의 탐구 지도 전문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교과서를 개발하는 출판사는 교과서 개발과 함께 지도서를 포함한 다양한 교수학습자료를 개발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하나의 교과서를 선택하는데, 검정 과정을 통해서 교과서의 교육과정 적합성을 인정받았다고 하지만, 본 연구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교과서 저자들이 갖는 어려움에 의해 다양한 해석이 이루어져 교과서의 내용이 교육과정에서 추구하는 바를 모두 담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교육과정이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이전에 여러 교육과정 및 여러 교과서의 탐구 등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과학탐구실험」 교과목이 추구하는 바가 교사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또한 2022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에서 새롭게 제시되는 디지털 탐구 도구를 이용한 실험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셋째, 교육과정과 교과서에 제시된 성취기준, 〈탐구 활동〉이 실제 교육 상황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현장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새로운 교육과정이 만들어질 때는 이전 교육과정의 내용 중 일부는 동일 또는 유사한 형태로 포함된다. 실행 과정에서 발견되는 문제점에 대한 연구는 차기 교육과정에 반영될 수 있을 것이다. 기존에서도 교육과정의 운영 실태 조사 연구가 이루어졌지만[14-16], 주로 운영 방법에 제한된 연구였고 각 성취기준이나 〈탐구 활동〉과 관련된 분석은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에 교육과정의 적용 시점부터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교육과정을 개발한 사람과 교과서를 개발하거나 학교에서 교육을 실천하는 사람이 서로 다르므로 교육과정의 의도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본 연구에서 교과서 저자들이 겪는 어려움도 이러한 맥락에서 발생한 것이다. 국가 교육과정은 학교 교육의 근간으로 그 중요성은 매우 높으므로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가 높아질수록 교육과정의 개정 취지가 잘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지속적인 소통과 논의가 필요하며, 교육과정이 학교 교육에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여러 관련 집단의 협력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