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 Article Title, Author, Keyw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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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Phys.: Sae Mulli 2024; 74: 1141-1154
Published online November 29, 2024 https://doi.org/10.3938/NPSM.74.1141
Copyright © New Physics: Sae Mulli.
Ji Yeon Hong1, Yeonjoo Ko2, Hyunju Lee1*
1Department of Science Education, Ewha Womans University, Seoul 03760, Korea
2Department of Science Education, Jeju National University, Jeju 63243, Korea
Correspondence to:*hlee25@ewha.ac.kr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The study explores the structural relationships among students’ understanding of nature of science and technology, risk-related knowledge, risk perception, sense of responsibility, and willingness to act, focusing on differing contexts of science and technology. 334 university students participated in an online survey addressing advanced information technology (AI, big data, metaverse, etc.) and nuclear energy. After ensuring the validity and reliability of each instrument, structural equation modeling was conducted to analyze the relationships among the variables. The results showed that awareness of the uncertainty of science and technology and risk-related knowledge influenced risk perception, which affected the sense of responsibility, and ultimately, the willingness to act. These relationships varied by context: in advanced information technology, risk-related knowledge significantly influenced responsibility, whereas no such relationship was found in nuclear energy.
Keywords: Risk related science and technology, Risk perception, Relationship analysis, Advanced information technology, Nuclear energy
본 연구는 과학기술의 본성에 대한 이해와 과학기술이 가져오는 위험 관련 지식, 위험 인식, 그리고 문제 해결을 위한 책임감과 행동의지 간의 관계를 규명하고, 이러한 관계가 과학기술 맥락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 탐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전국의 대학생 33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연구참여자들은 첨단정보기술(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과 원자력기술 두 개 맥락에서의 문항에 응답하였다. 각 검사도구에 대한 타당도와 신뢰도를 확보한 후, 구조방정식 모형을 분석하여 변인 간 관계를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과학기술의 불확실성에 대한 인식과 위험 관련 지식은 위험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위험 인식은 책임감에, 책임감은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의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과학기술의 주제에 따라 변인 간 관계의 양상이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첨단정보기술 맥락에서는 위험 관련 지식이 책임감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주었으나, 원자력기술 맥락에서는 그 경로가 유의하지 않았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로 인한 위험과 관련된 역량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위험과 관련된 다양한 변인 간 관계를 규명하고, 교육적 시사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Keywords: 과학기술 위험, 위험인식, 관계분석, 첨단과학기술, 원자력 에너지
우리는 원자력기술, 생명공학기술, 첨단정보기술 등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일상생활에 편리함과 이익을 얻고 있지만, 동시에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 문제나 원자력 발전소 안전사고, 개인정보 유출 등 과학기술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위험을 마주하고 있다. 자연재해로 인한 위험이 대부분이었던 과거와 달리 현대 사회에서 직면하는 위험은 그 규모가 더 크고 다양해졌으며[1, 2], 이와 같은 ‘위험 사회(risk society)’에서는 시간과 공간에 관계 없이 위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3]. 대표적인 예로,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현에서 발생한 원전사고로 발생한 방사성 물질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우리나라까지도 영향을 주었으며, 2020년 발생한 COVID-19는 전 세계로 확산되어 경제, 문화, 교육 등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고, 일회용품 사용 급증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까지 초래하는 등 수많은 위험을 낳았다.
과학기술은 발전되는 과정이나 사회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다른 결과들을 만들어내기도 한다[4-7]. 과학기술은 그 본성상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으며, 잠재적인 위험과 부정적인 결과를 내포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과학기술 발전과 그 결과물은 우리 사회와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과학기술로 인한 위험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8]. 우리는 의식하지 못할 때에도 위험문제를 판단하고 의사결정을 내리기도 하며, 개개인의 상황에 맞게 위험을 수용하거나 회피하기도 한다[9]. 따라서 과학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한 현대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들은 과학기술이 초래하는 위험을 단순히 피하기보다는 합리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며, 나아가서는 위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행동할 수 있는 역량을 함양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10].
최근에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과학기술로 인한 위험에 대응하는 역량 함양의 방안으로 과학교육과 위험교육을 연결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9, 11-16]. 일찍이 Eijkelhof[17]은 위험문제와 관련된 의사결정에 있어 과학적 정보가 필수적이며, 위험이 과학과 사회의 상호작용을 고려하는 데 맥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피력한 바 있다. 최근에는 과학교육에서 위험을 단순히 인지하고 의사를 결정하는 맥락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의 본성과 연계하여 위험의 사회적 차원을 함께 다룰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Schenk et al.[12]는 과학교육에서 불확실성과 확률, 심각성 등을 포함하여 위험을 다루어야 한다고 제안하였으며, Christensen[11] 또한 불확실성과 복잡성을 다룸으로써 위험을 과학적으로 평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안내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위험을 다루는 능력 자체가 과학적 소양의 일부이며[18], 위험 문제를 통해 과학적인 정보를 해석하고 과학적인 본성과 인식론적 요소를 함양할 수 있는 과학적 소양 함양 방안으로 이야기되기도 하였다[19].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수업의 맥락에서 위험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도를 분석하거나 불확실성이 내재된 위험 문제를 명시적으로 다루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으로 보고된다[11]. Na[13-16]는 일련의 연구에서 초중등 예비 및 현직교사 대다수가 과학기술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을 다루어본 경험이 많지 않고, 다루었다고 하더라도 주로 기후변화나 인공지능 등 주제를 중심으로 위험요소를 다루었기에 위험을 지각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고 설명하였다. 즉, 과학기술로 인한 위험을 지각하는 것 이외에, 위험과 관련된 개념이나 위험에 대응하는 전략에 대한 연구는 다소 부족한 편이라 볼 수 있다.
과학교육에서 위험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위험에 대한 인식과 위험과 관련된 지식, 과학기술의 본성에 대한 이해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위험 인식(risk perception)은 위험에 대한 개인의 주관적 판단 및 평가를 의미하는 것으로[20], 사람들이 위험 문제에 대해 회피하거나 수용하도록 행동을 유발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21, 22]. 위험 인식과 더불어 위험에 대한 대응과 실천에 영향을 주는 요인 중 하나는 관련 지식이다[23]. 질병에 대한 문헌을 분석하여 지식, 위험 인식 및 행동 변화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Majid et al.[24]는 지식수준이 높을수록 위험에 대해서도 높은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높은 위험 인식은 행동변화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하였다.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로 인해 생겨나는 위험의 특성을 고려해볼 때, 과학기술이 내포하는 본성에 대한 이해 또한 위험 인식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Gustafson & Rice[25]는 대중이 불확실성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위험에 대한 인식과 태도 행동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언제, 어떻게, 왜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불확실성, 복잡성, 통제 불가능성을 포함하는 현대 과학기술의 본성을 이해하는 것이 과학기술이 가져오는 위험을 인식하는 것과 위험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필요한 역량이나 방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20, 26, 27]. 따라서 과학교육에서 위험문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의 불확실성이나 복잡성, 이중성 등의 특성을 함께 다룰 필요가 있다[25, 27-29].
한편, 위험에 대한 인식은 위험 문제에 대한 마음가짐과 태도, 그리고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이다[24, 30-33]. 그러나 현재 과학교육 분야에서는 실제 위험과 관련된 개념이나 위험 대응 전략 등은 거의 다루어지고 있지 않고 있다[5, 12, 20]. 국내 교사들을 대상으로 과학교육에서의 위험교육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연구들이 대부분으로, 실질적으로 위험에 대한 인식이나 관련 지식, 과학기술의 본성에 대한 이해가 문제 해결에 대한 책임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탐색한 연구는 많지 않다. 또한 교사들 역시 실천역량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하였으나[13-16], 이와 관련된 심층 연구는 부족한 편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위험 문제에 대한 책임감과 문제해결에 대한 행동의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과학기술의 본성에 대한 이해, 위험 인식, 위험과 관련된 지식을 선정하고, 해당 요인들이 책임과 행동의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탐색하고자 하였다. 또한 과학기술 맥락에 따라 위험에 대한 인식이나 지식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과학기술 맥락을 탐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첨단정보기술(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과 원자력기술을 대표 맥락으로 선정하였다. 이는 학생들이 교육과정 내에서 학습하거나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과학기술이어야 적절한 응답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판단한 데 근거한 것으로, 물리교육에서 다루어질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한 과학기술로 두 가지를 선정하였다. 첨단정보기술은 원자력에 비해 비교적 최근 발전하고 있는 분야를 지칭하며 그 예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메타버스를 제시하였다. 코로나19 이후 물리적 공간에서 대면할 수 없는 상황을 대체하기 위해 메타버스라는 가상의 세계에서 상호작용을 진행하였으며 생성형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우리 삶 속에 깊숙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을 고려할 때, AI, 빅데이터, 메타버스는 학생들이 충분히 관심을 갖고 이해할 만한 신기술이라 생각되었다. 동시에, 방대한 데이터를 중심으로 여러 산업과 분야에 이용되는 만큼, 신기술이 사회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일정 특이점에 도달하게 되면 법적 권리나 책임, 윤리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므로[34] 위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공통된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보았다. 한편, 원자력기술은 체르노빌부터 후쿠시마 사고에 이르기까지 원전의 안전성이나 노후화 문제로 지속적으로 활발하게 논의되어 왔으며, 전문가나 이해관계자에 따라 서로 다른 의견을 지니고 있어 위험 인식과 책임감에 대해 다루기에 적절한 주제라 판단되었다. 일부 연구에서는 원자력기술에 대한 위험 인식에 관련된 과학적·기술적 지식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이 있기도 하다[35].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두 개 맥락에서 대학생의 과학기술의 본성, 위험 관련 지식, 위험에 대한 인식, 책임감 및 행동의지 간의 구조적 관계를 규명해보고, 과학기술 맥락에 따라 위험 인식 방식이 달라지는지 탐색해봄으로써 과학교육과 위험교육의 접점을 연구하는 데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학생의 과학기술의 본성에 대한 이해, 과학기술로 인한 위험 관련 지식, 위험에 대한 인식, 위험 문제에 대한 책임감과 문제 해결에의 행동 의지의 관계는 어떠한가?
둘째, 과학기술 맥락에 따라 대학생의 과학기술의 본성, 위험 관련 지식, 위험에 대한 인식, 책임감과 행동 의지 간 구조적 관계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본 연구에서는 과학기술의 본성, 위험 관련 지식, 위험에 대한 인식, 위험에 대한 책임감과 행동 의지를 주요 변인으로 설정하여 그 관계를 규명해보고자 하였다. 선행연구에서 보고된 과학기술의 본성과 위험관련 변인, 책임감 및 행동 의지의 관계를 고려하여 다음 Fig. 1과 같이 연구모형을 설정하였다.
본 연구에서 검증하려고 하는 연구가설을 구체적으로 서술하면 다음과 같다.
가설1: 학생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위험 지식과 과학기술의 본성은 책임감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가설2: 학생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위험 지식과 과학기술의 본성은 위험 인식을 매개하여 책임감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가설3: 학생들의 위험에 대한 인식은 책임감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며, 행동의지로 이어질 것이다.
가설4: 학생들의 과학기술의 본성, 위험 관련 지식, 위험에 대한 인식, 책임감과 행동 의지 간 관계는 과학기술 맥락에 따라 다를 것이다.
본 연구는 대학생의 과학기술의 본성에 대한 이해, 위험 관련 변인, 책임감 및 행동의지의 관계를 규명하고, 그 관계가 과학기술 맥락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 탐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이를 위해 만 18세 이상의 대학생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으며, 약 2주간 7개 대학교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하여 연구참여자를 모집하고 설문응답을 수집하였다. 이에, 연구 참여에 동의하고 모든 설문 문항에 답변한 대학생 총 334명의 응답을 연구자료로 이용하였으며, 연구대상자의 일반적인 특성은 다음 Table 1과 같다. 이때 연구참여자의 전공은 인문·사회계열, 자연·공학계열, 기타(예: 융합전공, 예체능 등)로 구분하였으며, 이들의 전공 및 학년은 상대적으로 고르게 분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Distribution of participants (
Category | n | % | Category | n | % | ||
Gender | Male | 131 | 39.2 | Grade | Freshman | 72 | 21.6 |
Female | 203 | 60.8 | Sophomore | 65 | 19.5 | ||
Major | Humanities & Social studies | 164 | 49.1 | Junior | 83 | 24.9 | |
Natural Science & Engineering | 135 | 40.4 | Senior | 114 | 34.1 | ||
Others (integrated major, arts etc.) | 35 | 10.5 | Total | 334 | 100.0 |
본 연구에서는 과학기술의 본성에 대한 이해, 과학기술로 인한 위험에 대한 인식과 이러한 위험과 관련된 지식, 시민으로서의 책임감과 대응하려는 행동 의지의 관계를 탐색하고자 총 4개 검사도구의 34문항을 이용하였다. 검사도구는 각각 과학기술의 본성(14문항), 위험 관련 지식(4문항), 위험에 대한 인식(9문항), 책임감 및 행동의지(7문항)을 이용하였으며, 모든 문항은 리커트 척도로 구성되었다. 자료수집 단계에서 과학기술의 본성은 선행연구에 따라[36, 37] 5점 리커트 척도(5: 매우 그렇다 – 1: 전혀 그렇지 않다), 나머지 검사도구는 위험 관련 선행연구를 고려하여 7점 리커트 척도(7: 매우 그렇다 – 1: 전혀 그렇지 않다)로 구성되었으나, 변인 간 명확한 비교를 위해 자료 분석 단계에서 5점 리커트 척도로 변환하여 분석에 이용하였다. 선형 변환(linear transformation)을 이용하여 척도를 변환할 경우 상관관계나 회귀분석, t검정 등 통계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됨에 따라1, 이를 고려하여 자료 분석에 이용하였다. 위험 관련 지식과 위험에 대한 인식, 책임감 및 행동의지 문항은 주제에 따른 응답을 비교하기 위해 동일 문항에 각각 응답하도록 구성되었으며, 따라서 연구참여자는 총 54개 문항에 응답하였다(각 검사도구의 전체 문항은 Appendix 참조).
본 연구에서는 대학생의 과학기술의 본성(Nature of Science and Technology, 이하 NOST)에 대한 이해를 파악하고자 기존의 과학의 본성(Nature of Science, 이하 NOS) 및 기술의 본성(Nature of Technology, NOT) 검사도구를 참고하여 본 연구의 목적과 맥락에 맞게 문항을 수정·보완하고 재구성하였다.
먼저, 과학의 본성을 측정하기 위해 NOS를 네 가지 범주로 구분한 Lee[36]와 Yu and Lee[37]의 연구를 참고하여 문항을 재구성하였다. 유지혜와 이영희가 개발한 검사도구는 ‘과학은 사회에 긍정적인 방향으로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방향으로도 이용될 수 있다’, ‘과학과 그 방법으로 사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과학의 제한성)’ 등의 개념을 포함하는 ‘과학과 기술 및 사회의 관계적 본성’ 영역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목적과 부합한다고 판단하였다. 둘째, 기술의 본성은 Liou[38]의 NOT 검사도구를 참고하여 문항을 개발 및 재구조화하였다. Liou는 NOT를 6개 영역으로 구분하고 29개 문항으로 구성된 검사도구를 개발하였는데, 기술이 우리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기술의 양면성’, 기술의 발전 과정이 사회와 밀접하게 관련 있으며 기술이 문화, 사회, 경제, 정치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술의 역사’를 포함하였다. 이와 더불어, 과학교육 맥락에서 이루어진 위험 관련 선행연구(예:[9, 12-16])와 NOS 및 NOT와 관련된 선행연구(예:[7, 36-38])를 참고하면서, 위험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강조됨을[5, 11, 12, 26] 확인하였다.
이에 본 연구진은 과학의 본성과 기술의 본성을 통합하여 과학기술의 본성(NOST)을 측정할 수 있는 문항으로 재구성하고, 과학기술이 가지고 있는 불확실성에 대한 요소를 반영하여 14개의 문항을 개발하였다. 개발된 문항의 요인 구조를 살펴보고자 탐색적 요인분석(Exploratory Factor Analysis)을 실시하였으며, 주축요인분해(principal axis factoring) 방법으로 Promax 분석을 실시하고 요인부하량이 .40을 넘지 못하거나 교차 부하가 발생하는 문항을 순차적으로 제거하고 다시 요인분석을 실시하는 과정을 반복하여 최종적으로 7개의 문항을 삭제하였다. 최종 확정된 7개 문항에 대한 KMO값은 .749로 적정 기준인 .5 이상이며[39], Bartlett의 구형성 검증은 영가설을 기각하여 문항 삭제 후에도 적합한 자료임을 확인하였다.
최종적으로 과학기술의 본성에 대한 이해를 측정하는 검사도구는 ‘과학기술의 불확실성에 대한 인식(4문항)’과 ‘과학기술의 객관성에 대한 인식(3문항)’의 두 개 영역으로 구성되며(Appendix 참조), 문항내적일관성 신뢰도를 확인한 결과 Table 2와 같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기술의 객관성에 대한 인식(NOST2)가 다소 낮은 편이었으나, 연구자들은 경험적 규칙으로(rule of thumb) cronbach’s alpha 값이 0.70 이상일 경우 양호하다고 판단되나, 탐색적 연구에서는 0.60 이상이면 허용할 만한 수치로 보고한 바 있다[40, 41].
Reliability coefficients of Nature of Science and Technology.
Factors | Items | Cronbach’s α |
Uncertainty of Science and Technology (NOST1) | 4 | 0.69 |
Objectiv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NOST2) | 3 | 0.60 |
Total | 7 | 0.69 |
본 연구에서는 위험과 관련된 변인으로 위험 관련 지식과 위험에 대한 인식을 선정하고, Kim[42] 및 Song and Kim[43], Song[44]의 연구에서 제시된 문항을 수정·보완하여 이용하였다. 먼저, 본 연구에서의 위험 관련 지식은 과학기술로 인한 위험의 종류와 심각성, 과학기술의 유용성, 과학기술 관련 지식으로 구분하여 총 4개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해당 문항은 과학기술이 내포하는 위험에 대한 지식을 정답 유무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과학기술로 인한 위험과 그 쓰임새, 관련 지식을 알고 있는지 스스로 평가하는 문항으로 구성되었다. 원자력 발전은 과학과 교육과정에 지속적으로 등장해왔으며 인공지능은 현재 ChatGPT를 비롯해 사회에서 만연하게 이용되는 만큼, 두 과학기술에 대한 위험과 유용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위험에 대한 인식은 위험의 영향 범위를 개인, 지역사회, 국가 수준에 따라 구분하고 심각성, 영향, 치명성에 대한 인식을 묻는 문항으로 구성하였다(Appendix 참조). 이는 과학기술로 인한 대표적인 위험인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사람들은 위험이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커질수록 더 위험한다고 생각한다는 기존 연구[45]를 고려한 것이다.
이때 위험 관련 지식과 위험에 대한 인식은 과학기술 맥락에 따른 차이를 확인하고자 첨단정보기술(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과 원자력기술 두 가지 과학기술 맥락에 대하여 각각 동일한 문항으로 제작하였으며, 문항내적일관성 신뢰도는 Table 3과 같이 두 개 맥락 모두에서 높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Reliability coefficients of risk-related knowledge and risk perception.
Factors | Items | Cronbach’s α | |
Advanced Information Technology | Risk-related Knowledge (R-Kn1) | 4 | 0.82 |
Risk Perception (R-Pc1) | 9 | 0.92 | |
Nuclear Energy | Risk-related Knowledge (R-Kn2) | 4 | 0.79 |
Risk Perception (R-Pc2) | 9 | 0.91 |
과학기술로 인한 위험에 대해 느끼는 책임감과 위험에 대응하려는 행동 의지를 측정하고자 Lee et al.[46]이 제안한 CVGCA(Character and Value as Global Citizens Assessment)의 책임감과 행동 의지 문항을 각색한 Hadjichambis et al.[47]를 연구에 맞게 수정하였다. 책임감은 과학기술로 인한 위험에 대하여 해결해야 할 책임, 합리적으로 대처해야 할 책임, 관심을 가져야 할 책임에 대하여 묻는 3개 문항으로 구성하였으며, 행동 의지는 개인적, 주변인 또는 지역사회, 국제적 수준의 대응 행동을 실천할 의지가 있는지를 묻는 4개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책임감과 행동의지 역시 과학기술 맥락에 따른 차이를 확인하고자 두 가지 과학기술(첨단정보기술, 원자력기술) 맥락에 대하여 각각 동일한 문항으로 배부하였으며, 문항내적일관성 신뢰도는 Table 4와 같다.
Reliability coefficients of sense of responsibility and willingness to act.
Factors | Items | Cronbach’s α | |
Advanced Information Technology | Sense of Responsibility (SR1) | 3 | 0.80 |
Willingness to Act (WA1) | 4 | 0.87 | |
Nuclear Energy | Sense of Responsibility (SR2) | 3 | 0.74 |
Willingness to Act (WA2) | 4 | 0.92 |
본 연구에서는 SPSS 25와 AMOS 26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다음과 같이 자료를 분석하였다. 첫째, 빈도분석과 기술통계 분석을 실시한 후, 수집한 자료가 다변량 정규성(multivariate normality)을 만족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왜도와 첨도를 확인하였다. 둘째, 상관분석을 실시하여 변인 간 관계를 확인하였으며 다중공선성 여부를 판단하였다. 이 과정에서 과학기술 맥락에 따른 상관분석 결과를 비교한 후 이를 기반으로 최종 모형을 설정하였으며, 유의미한 상관이 나타나지 않는 변인은 최종 모형에서 제외하였다. 셋째, 연구모형과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구조방정식 모형을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 상정한 모형에 포함된 변인에 대한 확인적 요인분석(Confirmatory Factor Analysis)을 실시함으로써 각 검사도구 문항들이 하나의 변인을 측정하고 있는지 확인하였으며, 측정모형을 수정하여 적합도와 타당도를 확보하였다. 측정모형과 구조모형의 적합도 판단은
변인별 기술통계 분석결과는 다음 Table 5와 같다(문항별 기술통계 분석결과는 Appendix 참조). 과학기술에 대한 본성, 위험 관련 지식, 위험에 대한 인식, 책임감, 행동의지 모두 3–4점대 점수를 보였으며, 과학기술의 불확실성에 대한 이해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각 변인의 왜도와 첨도를 확인한 결과, 왜도의 절대값은 0.05–1.94, 첨도의 절대값은 0.21–4.67이었으며, 구조방정식 모형을 이용하기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Kline[50]은 구조방정식 모형을 이용하기 위해 왜도의 절대값과 첨도의 절대값이 각각 3, 7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이에 따라 본 연구의 자료는 SEM 모형 검증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Descriptive statistics.
Items | M | SD | ||
A. Nature of Science and Technology (NOST) | ||||
A1. Uncertainty of Science and Technology (NOST1) | 4.28 | 0.56 | ||
A2. Objectiv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NOST2) | 3.54 | 0.79 | ||
Adv. Inf. Tech. | Nuclear Energy | |||
M | SD | M | SD | |
B. Risk-related Knoweldge (R-Kn) | 3.56 | 0.77 | 3.72 | 0.71 |
C. Risk Perception (R-Pc) | 3.64 | 0.75 | 3.94 | 0.70 |
D. Sense of Responsibility (SR) | 3.48 | 0.84 | 3.25 | 0.84 |
E. Willingness to Act (WA) | 3.63 | 0.78 | 3.54 | 0.89 |
첨단정보기술과 원자력기술 맥락에서 변인 간 상관관계를 분석함으로써 다중공선성에 문제가 없는지, 또한 각 변인 간 관계는 어떠한지 탐색해보았다(Table 6 참조). 특히 본 연구에서는 과학기술의 본성을 과학기술의 불확실성에 대한 인식(NOST1)과 과학기술의 객관성에 대한 인식(NOST2)의 하위영역으로 나누어 상관관계를 분석함으로써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해보았다. 우선 두 개 맥락에서 모든 상관계수가 .643 이하로 다중공선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Moon[51]은 변인 간 상관계수가 .85 이하여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Correlations bewteen variables in two contexts.
1 | 2 | 3 | 4 | 5 | 6 | |
1. Uncertainty of Science and Technology | 1 | .334*** | .072 | .267*** | .141** | .182*** |
2. Objectiv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 .334*** | 1 | -.059 | .005 | -.082 | -.016 |
3. Risk-related Knoweldge | .088 | .570 | 1 | .430*** | .438*** | .371*** |
4. Risk Perception | .351*** | .050 | .358*** | 1 | .404*** | .422*** |
5. Sense of Responsibility | .099 | -.148** | .260*** | .343*** | 1 | .575*** |
6. Willingness to Act | .130* | .061 | .237*** | .422*** | .643*** | 1 |
Note. (1) Correlations below the diagonal for nuclear energy contexts; correlations above the diagonal for advanced information technology. (2) *p <.05, **p < .01, ***p <.001
첨단정보기술(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맥락에서 상관관계 분석을 실시한 결과, 대체적으로 변인 간 상관관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나 과학기술의 객관성에 대한 인식(NOST2)은 모든 변인과 유의미한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의 불확실성에 대한 인식(NOST1)은 지식을 제외한 다른 변인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과학기술의 불확실성에 대한 인식과 위험인식 간의 상관관계(
원자력기술 맥락에서 상관관계 분석을 실시한 결과 역시 첨단정보기술 맥락에서의 관계와 유사하였으나, 일부 특이한 상관관계가 확인되었다. 원자력기술의 맥락에서 과학기술의 객관성에 대한 인식(NOST2)과 책임감 사이에 유의한 부적 상관관계(
두 개 맥락에서의 상관계수를 종합해볼 때, 원자력기술과 첨단정보기술 모두 위험 지식과 위험 인식, 책임감, 행동의지 간 유의미한 상관이 있으며 그중에서도 첨단정보기술에서의 상관 정도가 원자력기술보다 약간 더 높았다. 또한 과학기술의 불확실성에 대한 인식(NOST1)과 책임감 사이에는 맥락에 따라 통계적 유의성이 다른 것으로 드러남을 고려해볼 때, 과학기술 맥락에 따라 변인 간 구조적 관계가 다소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변인 간의 상관관계를 세부적으로 분석한 결과와 선행 연구 분석을 바탕으로 Fig. 2와 같이 최종 모형을 확정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과학기술의 객관성에 대한 인식(NOST2)은 첨단정보기술과 원자력기술에 대한 모든 변인과 유의한 상관이 나타나지 않아 최종 모형에서 제외하였다.
첨단정보기술 맥락에서의 구조모형의 적합도를 분석한 결과는 Table 7과 같다.
Model fit indices in the context of advanced information technology (AI, big data, metaverse etc.)
df | p | CFI ( | RMSEA ( | SRMR ( | ||
Structural Model | 377.499 | 129 | <.001 | .900 | .076 | .079 |
첨단정보기술 맥락에서 구조방정식 모형의 모수 추정치는 Table 8과 같다. 먼저, 첨단정보기술로 인한 위험 관련 지식은 첨단정보기술로 인한 위험인식(
Parameter estimates in the context of advanced information technology (AI, big data, metaverse etc.).
Path | Estimate | S.E. | C.R. (t) | p-value | |||
B | β | ||||||
Risk Perception | ← | Risk-related Knoweldge | .760 | .492 | .125 | 6.104*** | <.001 |
← | Uncertainty of Science & Technology | .406 | .284 | .098 | 4.153*** | <.001 | |
Sense of Responsibility | ← | Risk Perception | .256 | .274 | .073 | 3.519*** | <.001 |
← | Risk-related Knoweldge | .521 | .360 | .120 | 4.330*** | <.001 | |
← | Uncertainty of Science & Technology | .052 | .039 | .091 | .574 | .566 | |
Willingness to Act | ← | Sense of Responsibility | .947 | .659 | .103 | 9.203*** | <.001 |
원자력기술 맥락에서의 구조모형의 적합도를 분석한 결과는 Table 9와 같다.
Model fit indices in the context of nuclear energy.
df | p | CFI ( | RMSEA ( | SRMR ( | ||
Structural Model | 406.759 | 129 | <.001 | .892 | .080 | .079 |
원자력기술 맥락에서 구조방정식 모형의 모수 추정치는 Table 10과 같다. 첨단정보기술과 동일하게 원자력기술로 인한 위험 인식은 관련 지식(
Parameter estimates in the context of nuclear energy.
Path | Estimate | S.E. | C.R. (t) | p-value | |||
B | β | ||||||
Risk Perception | ← | Risk-related Knoweldge | .506 | .425 | .084 | 6.042*** | <.001 |
← | Uncertainty of Science & Technology | .524 | .417 | .094 | 5.563*** | <.001 | |
Sense of Responsibility | ← | Risk Perception | .453 | .443 | .097 | 4.684*** | <.001 |
← | Risk-related Knoweldge | .121 | .099 | .091 | 1.332 | .183 | |
← | Uncertainty of Science & Technology | -.122 | -.095 | .105 | -1.152 | .249 | |
Willingness to Act | ← | Sense of Responsibility | 1.264 | .795 | .129 | 9.820*** | <.001 |
Figure 3와 Fig. 4는 첨단정보기술과 원자력기술 맥락에서 추정한 표준화 계수를 모형으로 표현한 것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경로는 점선으로 표시하였다.
원자력기술 맥락에서 위험 관련 지식과 과학기술의 불확실성에 대한 인식은 과학기술이 가져오는 위험에 대한 인식에 유의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위험 인식은 책임감을 높일 수 있고, 책임감은 위험 문제에 대한 행동의지로 이어진다. 그러나 원자력기술은 위험 관련 지식과 과학기술의 불확실성에 대한 인식 모두 책임감에 유의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 즉, 원자력기술의 경우 위험 관련 지식과 과학기술의 불확실성에 대한 이해를 통해 위험에 대한 인식을 높여주었을 때 위험 문제에 대한 책임감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첨단정보기술의 맥락에서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과학기술로 인한 위험 관련 지식과 과학기술의 불확실성에 대한 인식은 과학기술이 가져오는 위험에 대한 인식에 유의한 영향을 주며, 이러한 위험 인식은 위험 문제에 대하여 학생들이 느끼는 책임감에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 또한, 책임감은 위험 문제에 대응하고자 하는 행동의지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첨단정보기술의 경우, 위험 관련 지식수준이 높을수록 학생들이 느끼는 책임감을 높일 수 있음을 추가로 확인하였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그 결과물이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관련됨에 따라 시민들은 과학기술이 가져오는 위험과 마주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위험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를 것이 요구되고 있다. 과학교육에서도 과학적 소양이나 시민의식, 과학기술의 본성과 위험과의 관련성을 강조하며 위험에 대해 다루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과학기술의 본성에 대한 이해와 위험 관련 변인이 문제해결에 대한 책임과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선행 연구를 기반으로 과학기술의 본성, 과학기술로 인한 위험 관련 지식, 위험 인식, 책임감과 행동 의지를 주요 변인으로 설정하고, 첨단정보기술(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과 원자력기술 두 가지 과학기술 맥락에 따른 변인 간의 관계를 탐색해보았다. 연구결과, 과학기술의 본성 중 하나인 과학기술의 불확실성에 대한 인식과 위험 관련 지식은 과학기술로 인한 위험 인식에 영향을 미치며, 위험 인식은 문제해결에 대한 책임감에, 책임감은 위험문제에 대응하고자 하는 행동의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첨단정보기술 맥락과 달리 원자력기술 맥락에서는 위험 관련 지식과 책임감 간 유의미한 경로가 나타나지 않은 것을 토대로, 과학기술의 맥락에 따라 변인 간 구조적 관계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위와 같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과학기술의 본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 위험 문제에 대한 책임감으로 연결되고, 이러한 책임감은 행동의지로 연결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된 과학기술이 오히려 다른 사회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으며 동일한 과학기술이라도 상황과 맥락에 따라 상반된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과학기술의 불확실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 책임감과 행동의지를 높이는 데 주요한 요인임을 밝혀냈다. 그동안 시민들이 과학기술로 인한 사회문제의 발생과 해결에 책임을 느끼고 실천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되어 왔으나, 본질적으로 이들의 책임감을 높이기 위해 어떠한 교육이 선행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가 많지 않았다. 학생들로 하여금 과학기술로 인한 위험의 발생과 해결에 책임을 느끼고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과학기술이 잠재적인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해관계자나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과학기술의 본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교육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특히 과학기술이 주관적일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한 이해보다는 불확실하다는 부분을 고려하여 수업을 고려하여 수업한다면, 과학기술로 인해 생겨나는 위험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하는 책임감있는 시민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연구결과에 따르면 위험 관련 지식과 위험에 대한 인식이 책임감과 행동의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위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는 위험과 관련된 인식이나 지식을 높이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는 것은 예상할 수 있으나, 과학기술과 관련된 위험 문제에서 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했다는 점에서 과학수업에서 위험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시사하는 연구결과라 볼 수 있다. 학생들에게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생겨날 수 있는 위험에는 어떠한 위험이 있는지, 그 심각성은 어느 정도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기술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과학기술과 관련된 과학지식은 무엇인지 충분히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생각된다. 특히 학생들은 개인보다는 지역사회, 지역사회보다는 국가 수준의 위험을 보다 잘 인식하고 있었으며, 행동의지의 경우에는 지역사회나 국가 수준에 비해 개인 수준에서의 행동의지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고려해볼 때, 학생들이 과학기술로 인한 문제해결에 책임을 느끼고 실천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실제 학생들의 주변에서 발생한 위험 문제 사례를 제시하는 등 위험이 본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중요한 문제라고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판단된다. 또한 개인적인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이나 행동뿐만 아니라, 지역사회나 국가적 차원에서 과학기술로 인한 위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그 과정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실행해본다면, 학생들이 개인 수준에 국한되지 않고 더 넓은 수준의 행동 의지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본 연구에서는 첨단정보기술과 원자력기술 맥락에서 과학기술의 본성과 위험 관련 지식, 위험에 대한 인식과 책임감 및 행동 의지 평균의 양상 및 변인 간의 구조적 관계가 다르게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첨단정보기술의 경우 원자력기술보다 책임감과 행동의지 평균이 높게 나타났는데, 원자력기술의 맥락에서는 첨단정보기술보다 위험 관련 지식과 위험에 대한 인식 영역에서 더 높은 평균 점수를 가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비교적 최근 사회에 적용되기 시작한 첨단정보기술과 달리 원자력기술은 매우 오래된 과학기술로 안전성이나 사고 문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며 과학기술관련 사회문제(Socioscientific Issues, 이하 SSI)와 같은 과학 수업이나 토론 주제로 자주 언급된다는 점에서 대학생들이 관련 정보나 지식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대학생들의 원자력기술로 인한 위험 인식 수준이 더 높게 나온 것은 다른 위험 요소와 비교했을 때 원자력기술로 인한 위험을 더 크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는 선행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35, 52]. 구조적 관계에서도 첨단정보기술의 경우 위험 관련 지식이 책임감에 유의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원자력기술에서는 이러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과학 수업에서 과학기술로 인한 위험을 다룰 때, 학생들이 위험 문제에 대해 느끼는 책임감과 행동하고자 하는 의지를 효과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의 특성에 따라 수업의 초점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서는 과학기술의 본성, 위험 관련 지식, 위험 인식, 책임감, 행동 의지 간의 구조적 관계를 규명하고 과학교육 맥락에서 위험 문제를 다룰 방안을 탐색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존의 위험과 관련된 연구는 커뮤니케이션이나 심리학 분야에서 위험 관련 지식이 위험 인식과 관련이 있으며, 이러한 인식이 행동이나 태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들이 대부분이었다. 예를 들면 원자력 발전이나 나노기술, 미세먼지 등 과학기술로 인한 위험을 인식하는 것과 지식, 예방 및 대응 행동, 태도, 기술의 수용성 등의 관계를 탐색한 선행연구들이 존재하나[53-56], 과학교육의 맥락에서 수행된 연구는 아니었다. 최근 과학교육에서도 과학기술로 인한 위험을 다루는 부분에 대해 논의되기 시작하였으며 위험에 대한 토의토론이나 의사결정을 통한 수업의 효과를 확인해보기도 하였지만, 관련 변인들의 구조적 관계를 규명하여 실질적으로 과학교육에서 위험 문제를 다룰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연구는 많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과학기술로 인한 위험 문제에 대한 인식과 그에 대한 의사결정으로 볼 수 있는 책임감 및 행동의지에 대한 관계를 연구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과학교육에서 위험을 다룰 수 있는 과학기술관련 사회쟁점(SSI) 및 SAQ(Socially Acute Questions)에서의 교육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SSI 및 SAQ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과학기술로 인한 위험 문제에 책임감을 느낄 수 있도록 지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위험 문제가 자신을 포함한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이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때 학생들에게 위험 문제에 대한 다양한 입장의 의견을 제공하고, 위험 문제에 다각도로 접근할 수 있도록 지도하여 과학기술이 가지는 불확실한 본성에 관해 탐구할 수 있도록 안내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해당 과정에서 단순히 관련된 과학 지식만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확률·통계적 자료의 해석 방법, 위험의 종류 및 과학기술의 필요성 등 위험을 스스로 판단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함께 강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 둘째, 교수자는 본인의 수업에서 다루는 과학기술의 특성을 파악하고 이에 맞춰 맥락에 따라 수업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두 가지 맥락의 과학기술만을 선정하였지만, 현대 사회에는 나노기술, 유전자재조합기술, 신재생에너지기술 등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는 다양한 과학기술이 존재한다. 따라서 각 과학기술이 가지는 특성에 따라 수업의 초점을 다르게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첨단정보기술 사례와 같이 아직 연구·개발 단계거나, 사회에 적용되기 시작하는 단계에 놓인 과학기술의 경우 위험과 관련된 지식을 강조하는 수업이 책임감 향상에 더욱 효과적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 논문은 홍지연의 2023년도 석사 학위논문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재구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