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 Article Title, Author, Keyw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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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Phys.: Sae Mulli 2025; 75: 35-43
Published online January 31, 2025 https://doi.org/10.3938/NPSM.75.35
Copyright © New Physics: Sae Mulli.
Youngseok Jhun*
Department of Sceince Education, Seoul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Seoul 06639, Korea
Correspondence to:*jhunys@snue.ac.kr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The study analyzes the perceptions of outstanding science students regarding the causes of errors and possible countermeasures in temperature measurement as foundational work to reinforce understanding of error and uncertainty in experiment education. The participants are 14 candidates for the Korean national team in the Junior Science Olympiad selection process, including 6 students officially selected for the team. The observation of temperature measurement tasks and related interviews are conducted with the candidates, while written interviews are conducted with the final team members. The analysis reveals that students failed to distinguish between random errors and systematic errors, often resorting to simply calculating averages to determine the final measurement results. Notably, students don't reach the level of comprehensively understanding the concepts of measurement and error to proactively address the sources of errors. Instead, they remain at the level of merely following prescribed procedures.
Keywords: Temperature measurement, Error, Gifted in science
실험 교육에서 측정과 관련된 오차 및 불확도에 대한 이해를 강화하기 위한 기초 작업으로 온도 측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차의 원인 및 대처 방안에 대한 과학 우수 학생의 인식을 조사·분석하였다. 연구 대상 학생은 중등과학올림피아드 한국대표단 선발 과정에 참여한 예비한국대표단 14명과 이 중 대표단으로 선발된 6명이다. 예비대표단을 대상으로 온도 측정 과제의 수행 과정을 관찰하고 관련 면담을 실시하였으며 대표단을 대상으로 서면 면담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학생들은 우연 오차와 계통 오차를 구분하지 못하고 무조건적으로 평균을 구하여 측정 결과를 결정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특히 측정 및 오차의 개념을 종합적으로 이해하여 오차의 원인을 줄이는 실험을 주도적으로 실행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주어진 절차대로 수행만 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Keywords: 온도 측정, 오차, 과학 우수학생
물리학은 측정 가능한 사물이나 현상을 다루는 학문으로[1], 과학적 방법은 다양한 물리량을 측정하고 이들 값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데 기반을 둔다. 이러한 이유로 측정이 포함된 실험 활동은 전통적으로 과학 교수·학습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 실험 교육의 일반적인 목표는 이론과 실제를 연결하고, 과학적 사고를 함양하며, 실험적 기술을 개발하는 데 있다[2]. 실험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실험 교육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데이터를 적절히 해석하는 방법을 학습하여야 하며, 데이터를 정확히 해석하고 의미 있는 결론을 도출하려면 오차 분석이 필수적이다.
측정 과정은 필연적으로 불확실성을 내포하며, 측정 결과는 근삿값 또는 추정값일 뿐이다. 따라서 불확도를 명시해야만 결과가 완전해질 수 있다[3]. 오차 분석은 측정과 연관된 불확실성을 연구하고 평가하는 과정이며, 이를 통해 연구자는 자신의 불확실성을 추정하고 줄이기 위한 정보를 얻는다.
그러나 과학 실험 교육에서 불확실성 또는 오차 분석은 종종 실험 보고서의 부수적인 첨부 요소로 제시되고 피상적인 계산 과정으로만 처리된다[4]. 학생들은 산술평균, 표준 편차, 상대 오차 등을 기계적으로 계산하고 관련 질문에 답하더라도,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실험 과정에서 인간의 실수를 필연적인 오차의 원인으로 간주하면서 오차를 줄이기 위한 기술적 접근을 간과하기도 한다. 또한 불확실성을 고려하지 않고 측정을 통해 “정확한 답"을 찾으려는 경향이 강하다[5].
특히 일반적인 실험 환경에서는 5회 이하의 반복 측정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평균과 표준 편차 계산에 적용되는 이론은 사례수 30 이상의 대규모 데이터 집합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적은 수의 측정값을 처리하는 실험 활동은 오차의 특성을 깊이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6]. 더불어, 반복 측정을 통해 줄일 수 없는 오차가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반복성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반복 측정만을 강조하면 오차의 원인과 종류를 이해하고 대응 방안을 학습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7]. 기본 개념과 근거를 충분히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차 분석이 형식적으로 사용된다면, 실험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중요한 통찰력과 흥미를 놓칠 가능성이 크다.
학생들은 실험 측정의 불확실성에 대한 기본 개념, 불확실성을 줄이는 방법, 그리고 실험 데이터의 적절한 표현 및 분석을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나아가,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오차를 줄이기 위한 실험을 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는 적극적인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는 교육적 환경이 필요하다[8].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중등학교에서 정량적 실험 대신 경향성만을 보는 정성적 실험이 강조되는 추세이다. 예를 들어,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과거 금속의 비열을 직접 측정하던 실험이 현재는 물과 기름을 가열해 온도 증가를 비교하는 실험으로 대체되었다. 이는 미국 차세대과학교육표준(NGSS)에서 “측정 오차를 인식하고 더 나은 측정 기기와 측정 방법을 찾아 정밀성과 정확성을 개선한다”는 수행 기대를 중학교(6–9학년) 수준에서 명시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9].
특히 물리학, 화학, 생물학, 공학 등 다양한 학문에서 측정의 기본 원칙이 공통적으로 적용되므로 측정을 간학문적 기초 역량으로 인식하고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7].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측정 및 측정 오차에 관한 교육에 한계가 있다면 과학에 흥미와 재능이 있는 학생에게라도 불확실성을 포함한 측정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과학 우수아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중등과학올림피아드의 경우에도 실험 교육을 제공하고 있지만 실행 수준에서 지도할 뿐이다. 그러나 선행연구에 의하면 기계적이고 형식적인 실험 교육을 통해서는 오차에 대한 개념이 형성되기 어렵고, 이에 따라 실험 오차를 줄이는 실험을 설계하고 수행하는 능력이 향상되지 않는다고 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과학 올림피아드 실험 교육을 개선하기 위한 기초 연구로서 과학 우수 학생들이 측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오차와 이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졌는지를 분석하는 데 있다. 특히 온도 측정 과정을 중심으로 오차의 원인과 대응 방안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 수준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온도 측정은 측정 기기의 부정확성과 측정자 요인에 의한 편향 등 계통 오차가 쉽게 드러날 수 있어 오차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적합한 과제로 판단된다[10]. 연구 결과를 통해 실험 교육 개선에 대한 시사점을 얻고자 하였다. 과학 우수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성과가 누적되면 이를 바탕으로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 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에서는 과학 우수 학생으로 중등과학올림피아드 국가 대표 선발을 위한 교육에 참여하는 학생을 선택하였다. 국제 중등과학올림피아드는 매년 12월 약 60여 국가를 대표하는 360 여명의 학생이 모여 10일간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분야의 문제 해결 및 실험 수행 능력을 겨루는 대회이다. 실험 수행과 관련해서는 과제 출제자의 사전 실험을 통해 기준값을 정한 다음, 대회 참가자가 실험을 통해 얻은 값이 기준값과의 차이가 10% 이내에 들었을 때 결과의 정확도와 관련된 항목에서 만점을 부여하고 있다.
한국 중등과학올림피아드 위원회에서는 6명의 대표단 학생을 선발하기 위하여 Fig. 1과 같이 선교육 후선발 형식으로 1년에 걸쳐 4단계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2024년 대표단의 경우, 2023년 봄에 지원한 학생 중 700 명의 학생으로 2023년 8월부터 1단계 교육을 실시하였으며 교육 결과를 바탕으로 2023년 10월에 2단계 교육대상자 115명을 선발하였다. 같은 방식으로 2단계 교육을 실시한 후 2024년 1월 3단계 교육 대상자 63명을 선발하였으며, 2024년 4월 예비 대표단 15명, 2024년 6월에 대표단 6명을 최종 선발하였다.
한국 중등과학올림피아드 위원회는 높은 수준의 과학 학습을 처음 접하는 중학생들의 특성을 감안하여 각 단계에서 탈락한 학생들은 다음 해에 해당 단계의 과정을 재이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3단계 교육과정에는 2023년 대표단 선발 과정의 3단계를 이수한 학생 15명이 포함되어 있으며, 예비대표단 교육에는 2023년 예비대표단이었던 학생 3명이 참여하였다. 교육과정 중 1단계와 2단계는 이론 중심의 온라인 교육으로 진행되며, 3단계부터 대면 실험 교육이 시행되는데, 오차의 종류와 원인, 불확실도, 정확도와 정밀도, 오차 계산, 유효숫자 처리, 추세선 등 측정 자료의 처리에 관해 지도하고, 특별히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실험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실험 과정에서 3번씩 측정하여 평균을 구하도록 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예비대표단 과정을 마치고 대표단 선발 과정에 참여하는 15명의 학생 중 14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물의 온도 측정 과제의 수행 과정을 관찰하고 이에 관련된 질의응답 형식의 면담을 시행하였으며, 이후 대표단이 확정된 후, 대표단 학생 6명을 대상으로 서면 면담을 시행하였다. 예비대표단 학생 대상의 면담은 녹화한 후 분석하였으나, 연구자의 실수로 인해 1명의 학생에 대한 녹화를 빠뜨려 14명의 학생을 분석 대상으로 하였다. 예비대표단 학생은 P1부터 P14까지 고유번호를 부여하였으며, 대표단 학생은 D1부터 D6까지 고유번호를 부여하였다. 참고로 대표단 학생은 예비대표단 고유번호도 가지고 있으나 연계하여 분석하지는 않았다.
예비대표단 학생에게 제시된 온도 측정 과제는 Fig. 2로 나타내었다. 가열장치(hot plate) 위에 물이 담긴 비커를 올려놓고 물의 온도가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한 다음, 2개의 알코올 온도계와 1개의 침수형 디지털 온도계를 이용하여 순차적으로 온도를 측정하도록 하였다. 이 과정에서 액체샘의 깊이, 눈의 높이, 측정에 걸린 시간, 수치 맺음 간격의 결정 등 측정을 적절히 수행하는지 보고자 하였으며, 측정 과정에 대한 인식을 알고자 온도를 측정하는 시간이 길었던 이유, 온도계마다 가리키는 온도 값이 다른 까닭 및 물의 온도를 얼마라고 하여야 하는지를 묻고 답변을 들었으며 답변 내용에 따라 필요하면 추가로 질문을 하였다. 부수적으로 아날로그에 비해 디지털 측정 장치에 대한 신뢰가 더 높은지도 알아보고자 하였다.
대표단 학생을 대상으로는 다음과 같이 측정 오차와 관련된 학습 경험, 측정을 통해 참값을 구할 수 있는지, 온도 측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차의 원인과 해결 방안, 반복 측정의 필요성, 정확한 온도계를 정하는 방법, 온도 측정 데이터의 해석 등에 대한 질문을 하고, 서면으로 응답한 결과를 모아 분석하였다.
1. 실험을 통해 구리의 비열을 측정하려고 합니다. 참값을 구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여기에 대해 설명하세요.
2. 실험 불확도를 비롯하여 데이터를 나타내는 방법에 대해 학습한 적이 있습니까? 해당하는 경우를 모두 써 주세요.
3. 온도계를 이용한 실험에서 가능한 오차의 원인과 오차별로 해결하는 방법을 쓰세요.
4. 물체의 온도를 측정할 때, 반복 측정이 필요합니까? 이에 대해 설명하세요.
5. 어떤 상태의 액체 온도를 3개의 온도계로 측정하였더니 측정값이 모두 다르게 나왔습니다. 이 중 정확한 온도계를 학교 실험실에서 정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설명하세요.
6. 어떤 상태의 액체 온도를 3개의 온도계로 측정하여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 측정값을 분석하세요. (Table 1)
Table 1 . Temperature measurement results presented in question 6 for the delegation.
Thermometer | Count of measurement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
A | 23.1* | 23.2 | 23.0 | 23.2 | 23.4 | 22.8 | 22.8 | 23.2 | 22.7 | 23.0 |
B | 23.6 | 22.1 | 23.3 | 23.6 | 21.8 | 21.8 | 22.7 | 23.9 | 23.3 | 24.2 |
C | 26.5 | 27.0 | 26.9 | 26.8 | 26.9 | 26.8 | 27.1 | 27.1 | 27.4 | 27.2 |
unit: °C
대표단 대상 질문 6에 제시된 표는 Fig. 3에 나타낸 바와 같이 온도계 눈금의 평균은 A와 B가 23.0°C로 동일하고, C가 27.0°C이며, B의 측정값이 A와 C에 비해 다소 넓게 분포한다.
대표단 학생의 측정 오차와 관련된 학습 경험을 살펴보면, 6명 중 1명이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에서 실험 자료 처리에 관한 교육을 받았다고 응답하였으며, 그 외 5명의 학생은 올림피아드 교육과정에서만 오차에 관련된 교육을 받았다고 응답하였다. 한편 2명의 학생이 박스 그래프(Box and Whisker Plot) 등 자료 처리 방법에 대한 학습을 스스로 수행하였다고 응답하였다.
연구 결과는 예비대표단을 대상으로 하는 온도 측정 과제 수행 관찰 및 면담과 대표단을 대상으로 하는 서면 면담 결과로 나누어서 제시하였다.
Table 2는 예비대표단 학생들이 온도 측정 과제를 수행한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표를 보면 1단계(step 1)에서 측정한 온도계 A의 눈금과 2단계(step 2)에서 측정한 온도계 B의 눈금이 3단계(step 3)에서 조금씩 올라갔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비커 속 물의 온도가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약간씩 변동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온도가 증가하는 추세가 강한 것으로 보아서 예비대표단 학생들은 온도가 일정해질 때까지 충분히 기다리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현재보다 높은 온도를 측정할 때, 온도계의 눈금 변화율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감소하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일찍 측정을 완료하는 것은 종종 나타나는 사례이다. 이것은 측정자에 의한 편향의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Table 2 . Preliminary national team members’ results on the temperature measurement task.
student | step 1 | step 2 | step 3 | step 4 | ||||
P1 | 66.0 | 80 | 65.0 | 57 | 67.2 | 65.0 | 66.8 | 97 |
P2 | 66 | 39 | 64 | 37 | 67 | 65 | 68.3 | 31 |
P3 | 66.8 | 44 | 65.0 | 35 | 68.0 | 65.0 | 67.0 | 28 |
P4 | 65.0 | 42 | 63.5 | 35 | 67.0 | 64.1 | 67.9 | 332 |
P5 | 65 | 37 | 64 | 38 | 67 | 64.5 | 66.7 | 44 |
P6 | 66 | 46 | 64.5 | 55 | 67 | 64.5 | 66.3 | 56 |
P7 | 65.0 | 75 | 63.8 | 91 | 66.0 | 63.9 | 66.9 | 62 |
P8 | 64.0 | 57 | 64.5 | 59 | 66.5 | 65.0 | 66.6 | 48 |
P9 | 63.0 | 48 | 64.4 | 32 | 65.1 | 64.8 | 65.6 | 29 |
P10 | 65 | 33 | 63 | 50 | 66 | 64 | - | 133 |
P11 | 64.0 | 37 | 63.5 | 41 | 66.3 | 64.0 | 66.8 66.9 | 55 |
P12 | 64.5 | 54 | 62.5 | 40 | 66.1 | 63.5 | 67.6 | 60 |
P13 | 63.9 | 39 | 61.7 | 32 | 65.1 | 63.0 | 66.3 | 39 |
P14 | 64 | 48 | 62 | 51 | 65 | 62.5 | 65.1 | 94 |
Figure 4와 Fig. 5는 알코올 온도계와 디지털 온도계로 물의 온도를 측정하는 데 걸린 시간을 나타낸 그래프이다. 알코올 온도계는 두 온도계로 측정한 사례를 모두 계산하였기 때문에 사례의 수가 디지털 온도계로 측정한 사례 수의 2배이다. 그래프를 보면 11건이 40초 미만인데, 이 시간은 온도계의 눈금이 안정화되는데 충분하지 않다[10]. 따라서 예비대표단 중 상당수의 학생이 불확도를 충분히 줄이는 측정을 실시하지 못하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한 디지털 온도계의 경우, 크기가 작은 금속 탐침이 물속에 완전히 잠기는 구조이므로 측정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알코올 온도계에 비해 비교적 짧으나 60초 이상 걸린 경우가 6건이다. 디지털 온도계의 경우, 온도가 안정화 된 후에도 0.1–0.2 °C 범위에서 온도가 계속 오르락내리락 하기 때문에 온도 값을 쉽게 정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실제로 P4 학생은 온도 값을 정하는데 332초가 걸렸고, P10 학생은 133초 후에 ‘물의 온도가 계속 변해서 값을 정할 수 없다’고 답변하였으며 P11 학생은 ‘물의 온도가 66.8°C와 66.9°C 사이에서 계속 변한다’고 하였다. 대부분의 예비대표단 학생은 온도계가 나타내는 값이 특정 값 사이에서 진동하는 경우, 중간값을 택했지만, 이 세 학생은 온도계가 나타내는 값이 물의 실제 온도를 실시간으로 나타낸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Fig. 4와 Fig. 5의 결과는 학생들이 온도 측정 및 온도계의 특성을 이해할 정도로 측정 경험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할 수 있다.
알코올 온도계로 물의 온도를 측정하는 과정에서 예비대표단 학생 14명 중 3명을 제외한 11명이 눈의 높이를 알코올 온도계의 모세관 속 알코올 막대의 끝과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부분침수형 알코올 온도계를 사용하는 동안 담금선을 맞추는 학생은 없었지만 1명의 학생을 제외하고 13명의 학생이 온도계를 충분히 물속 깊이 담갔다. 나머지 1명의 학생은 액체샘 만을 물에 잠기게 하였다. 액체의 온도 측정 과정에서 온도계를 담그는 깊이에 대한 지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한편, 학생들은 실험 교육에서 눈금을 측정 할 때, 최소 눈금의 1/10 까지 읽어야 한다고 학습하였는데, 실제 온도 측정 과정에서 1°C 간격으로 눈금이 새겨진 알코올 온도계에 대하여 8명의 학생이 수치 맺음 간격으로 0.1°C를 선택한 반면, 4명은 0.5°C를, 2명은 1°C를 수치 맺음 간격으로 선택하였다. 수치 맺음과 관련해서 적용을 통한 훈련의 기회가 적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알코올 온도계로 온도를 측정할 때 시간이 많이 걸렸던 이유에 대해서는 9명의 예비대표단 학생은 온도 값이 안정화될 때까지 기다렸다고 현상 위주의 답변을 하였으며, 5명은 온도계와 물 사이에 열평형이 이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고 응답하였다. 학생들은 접촉식 온도계를 사용할 때, 측정값을 얻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식하고 있으나 온도 변화의 특징과 연계하여 얼마나 오래 기다려야 하는지를 이해하고 적용하지는 못하였다.
온도계의 눈금이 서로 다른 이유에 대해서 가장 많은 수인 10명의 학생이 측정 장치로서의 온도계가 아닌, 특정 구조를 가진 물체로 인식하여 대답하였다. 이들 학생은 열전달 속력의 차이 등으로 인해 온도계로 전달된 열의 양이 다르다(4명), 온도계마다 열팽창 정도가 다르다(3명), 유리관의 두께 및 알코올의 농도가 다르다(1명), 두 알코올 온도계의 눈금 간격이 다르다(2명)고 대답하여 온도계가 측정이라고 하는 특정 목적을 위해 제작된 측정 장치라는 점을 인식하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3명의 학생은 비커 속 물의 온도가 위치에 따라 다르며 또한 시간에 따라 변하기 때문이라고 온도계가 가리키는 눈금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보였다. 2명이 온도계가 정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하였으며, 1명은 온도계에 어떤 트릭을 쓴 것은 아닌지 반문하였다. 학생들이 주도적인 관점에서 측정 과정 전체를 보지 못하고 지시 또는 질문에 따라 그때그때 수동적으로 대처하고 답변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것은 측정과 관련된 교육이 지시 따르기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각 과정의 의미를 생각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수동적이고 기계적으로 측정 과정을 수행하고 있으며, 1회성 측정 과제를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찰을 통해 측정 과정의 개선을 수행할 기회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세 온도계로 측정한 값이 다를 때, 물의 온도를 정하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 7명의 학생이 우연 오차를 줄이는 방법과 동일하게 평균값을 취해야 한다고 답변하였다. 또한 3명은 열평형이 가장 많이 진행된, 가장 높은 값을 택해야 한다고 답하였으며, 더 오랫동안 물속에 담근 온도계의 온도(2명), 물에서 꺼냈을 때 온도가 가장 빨리 내려가는(반응이 빠른) 온도계의 눈금(1명) 등 온도계를 물과 열평형을 이루는 물체로 보는 관점과 같은 맥락으로 답변한 학생이 모두 6명이었다. 한편, 현재의 조건에서는 물의 온도를 정할 수 없다고 대답한 학생이 2명이었으나 그러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추가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못하여 정확한 온도계를 찾아야 한다는 점 및 그 방법에 대해서까지는 생각하지 못하였다. 고정점 개념을 도입하여 얼음물에 넣어서 정확한 온도계를 찾아야 한다고 대답한 학생은 1명이었다. 학생들이 측정 기기에 의한 오차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오차의 종류를 다룰 때 잠깐 접했을 뿐이고, 측정 표준이나 표준 기기를 통한 측정기기의 조정에 대해서는 전혀 학습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3].
한편, 디지털 온도계와 알코올 온도계 중 더 정확한 온도계를 선택하라는 질문에 디지털 온도계를 선택한 학생은 4명인데, 디지털 방식이 아날로그 방식보다 더 정확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한 학생은 1명이고, 물에 완전히 잠기기 때문이라고 대답한 학생이 1명, 탐침을 손으로 만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대답한 학생이 1명, 비열이 작아서 그렇다고 대답한 학생이 1명이었다. 따라서 예비대표단 학생들은 디지털 방식이 아날로그 방식보다 더 정확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대표단 학생의 경우, 측정을 통해 구리 비열의 참값을 측정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에 모두 불가능하다고 응답하였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주변으로의 열손실 등 측정 환경을 언급하는 경우가 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측정 과정에서 일어나는 실수를 언급하는 경우가 1건, 측정 기기를 100% 신뢰할 수 없다고 응답한 경우가 1건, 기기가 측정할 수 있는 최소 눈금에 한계가 있다고 하여 정밀도의 한계를 언급한 경우가 1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오차라고 칭하며 우연 오차를 언급한 경우도 1건 있었다. 이를 통해 대표단 학생들이 측정을 통해 참값을 얻지 못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오차가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측정기기의 정밀도나 우연 오차에 대해 언급하는 경우도 있지만 측정의 본질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온도 측정 실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차를 제시하라는 요구에 대해서는 대표단 학생들은 총 23건의 오차 요인을 제시하였는데, Fig. 6에 보인 바와 같이 측정 방법(6건)과 측정 하는 사람(6건) 및 측정 조건(3건)에 의한 요인을 가장 많이 제시하였는데 모두 15건에 해당한다. 측정하는 사람과 관련된 오차의 원인으로는 온도계가 안정될 때까지 충분히 기다리지 못하는 경우(3건)와 눈금 읽는 방법의 오류(2건) 및 포괄적인 측정 오류(1건)를 나열하였으며, 측정 방법과 관련해서는 손과 온도계 사이의 열교환(4건), 온도계가 바닥이나 벽에 닿는 경우(2건)를 제시하였다. 측정 조건과 관련해서는 3건 모두 주변과의 열교환을 지적하였다. 올림피아드의 실험 평가 과정에서 개인이 실험을 통해 구한 값과 기준값과의 차이를 채점 기준으로 삼는 체제로 인해 측정 정확도의 책임이 대부분 측정하는 사람 및 측정 방법에 있다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준 것으로 보인다.
오차의 원인으로 측정 기기인 온도계를 지적한 경우가 5건 있었는데, 이 중 2건은 온도계가 고장났을 수도 있다는 점을 들었고, 2건은 온도계가 물체의 온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나머지 1건은 온도계의 정밀도와 관련된 것으로 최소 눈금과의 관련성을 지적하였다. 즉, 학생들은 온도계의 정확도가 연속적이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정상인 온도계와 그렇지 않은 온도계로 구분하고 비열 및 응답 속력과 관련된 점을 생각하고 있었다.
대표단은 측정 대상으로 인한 측정값의 변화 혹은 차이도 오차로 인식하여 3건을 제시하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물체의 온도가 변한다는 점(2건)과 온도를 측정하는 물체의 위치에 따라 온도가 다르다는 점(1건)을 오차의 원인으로 지적하였다.
학생들은 오차의 종류를 학습한 상태이지만 오차의 종류를 우연 오차와 계통 오차로 구분하지는 못하였다. 특히 2명의 학생은 오차를 줄이기 위해 온도계의 눈금이 안정화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두고 기다린다고 답변하였지만 그 아래 줄에 주변으로의 열교환을 막기 위해 신속하게 측정을 수행한다는 답변도 달았다. 학생들은 주어진 질문에 단편적으로 대답하지만 종합적이고 주체적인 태도를 가지지는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11].
물체의 온도를 알기 위해 반복 측정이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에 대표단 중 1명의 학생만이 필요 없다고 대답하였으며, 그 이유로 온도 측정은 측정자에 의한 오차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대답하며 점적 사고(point like paradigm)을 가졌다는 점을 보였으며[11] 5명의 학생은 오차를 줄이기 위해 반복 측정이 필요하다고 대답하여 모든 종류의 오차가 반복 측정을 통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였다. 또한 반복 측정이 필요하다고 대답한 5명의 대표단 중 4명이 필요한 반복 측정의 회수로 3회를 제안하였으며, 1명은 2회를 제안하였다. 3번씩 측정하는 올림피아드 실험 교육과정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온도계를 정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4명이 특정한 조건에서 온도계의 눈금이 나타내는 값을 비교하여 정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는데, 3명이 고정점 개념을 사용하여 물이 어는 점(1명)과 끓는 점(2명)에서 가리키는 눈금을 확인해야 한다고 하였으며, 1명은 단지 ‘실제 온도와 가장 가까운 값을 나타내는 온도계’를 선택해야 한다고 하였다. 나머지 2명 중 1명은 ‘세 온도계가 가리키는 눈금의 평균을 내어서 온도를 정해야 한다’고 하였으며, 다른 1명은 ‘다른 두 온도계와 차이가 나는 온도계’를 제외하면 된다고 대답하였다. 대표단 학생들은 물의 어는 점과 끓는 점이 기압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고 있지만 특정 상황에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였고, 만능 해결책으로서 평균을 신뢰하는 장면도 확인하였다.
또한 ‘정확한 온도계를 정하는 방법’이라고 문제를 명료하게 제시할 때는 고정점 개념을 사용하여 온도계의 정확도를 비교하는 방법을 도출하지만, 온도 측정 과제에서 세 온도계의 값이 다를 때 온도를 정하라는 질문에는 정확한 온도계를 찾는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는 점을 볼 때, 실제 상황에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세가지 온도계로 측정한 결과에 대해 해석하라는 요구에 대해서 6명의 대표단 학생이 모두 평균을 구하여 비교하였으며, 이 중 5명의 학생은 A 온도계와 B 온도계로 측정한 값의 평균이 거의 같고 C 온도계로 측정한 값은 차이가 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C 온도계로 측정한 값이 차이가 난다는 점을 지적한 학생 중 D1은 평균과 각 측정값의 차이 중 최대값을 비교하여 A 온도계는 정확하고 정밀하며, B 온도계는 정확하지만 정밀하지 않은 온도계이며, C 온도계는 정밀하지만 정확하지 않은 온도계라는 것을 지적하였으며, D2는 D1과 같이 평균과 각 측정값의 차이를 분석하여 A와 C는 정밀한 온도계라는 것을 지적하였고, 정확한 온도계를 정하는 판단은 보류하였다. D3와 D4는 정확하지 않은 C 온도계를 제외한 A와 B온도계의 눈금값 평균을 액체의 온도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며, D5는 정확하지 않은 C 온도계를 제외한 A와 B 온도계 중 더 정밀한 A 온도계로 측정한 값의 평균을 액체의 온도로 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D6 학생은 세 온도계로 측정한 값을 모두 평균하여 온도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측정값의 평균을 통해 대상의 물리량을 결정하는 경향을 여기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정밀도와 정확도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를 볼 수 있고, 측정값의 분포를 표현하는 적절한 방법을 알지 못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측정 오차에 대한 통찰력의 수준을 세단계로 구분하면, 주어진 지시에 따라 불확실성을 계산하고 표현하는 절차적(prosdural) 수준, 측정 오차의 발생 원인과 측정에 끼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개념적(conceptual) 수준, 불확실성의 원인을 최소화하는 실험을 설계하여 수행할 수 있는 주체적(agentic) 수준으로 나눌 수 있는데[11], 이 기준에 따르면 중등과학올림피아드 교육에 참여하는 예비대표단 및 대표단 학생들은 모두 절차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할 수 있다. 학생들은 지시에 따라 측정을 수행하고, 측정값의 평균을 구하거나 추세선을 구한 다음, 이어지는 계산을 수행하고 오차를 포함하여 결과를 보고할 수는 있으나 측정 오차의 종류와 원인을 입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하며 나아가 측정 오차를 줄이는 실험을 설계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현재까지의 교육 방식에 따르는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지시에 따라 측정값의 평균만을 기계적으로 계산하고 주어진 질문에만 수동적으로 대답하는 구조에서는 측정 과정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서 오차와 불확도를 이해하고 대처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과학 우수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 교육에서는 기존 관습적인 방법에서 벗어나 국제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확률적 접근 방법에 따라 오차를 해석하고 보고하는 방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12]. 학생들이 처음에는 생소하고 어렵게 느낄 수는 있지만 개념 중심의 접근을 통해 의미를 이해하고 적용 경험을 다양하게 제공하면 충분히 의미있는 학습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현재의 실험 교육은 주제 별로 한번의 수행 기회만 제공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통해서는 반성한 내용을 반영하여 개선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 따라서 같은 주제의 실험 과정을 학생이 주도적으로 여러 번 수행할 기회를 제공할 것을 제안한다. 학생이 실험 과정을 스스로 돌아보고 오차의 원인 및 개선 방안을 파악하도록 한 다음, 다시 같은 실험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적용하도록 한다면, 학생들이 개선 효과를 직접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중등과학올림피아드 교육 과정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면, 실험 오차와 불확도에 대해 자세히 학습하는 일은 일견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과 크게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과학 우수 학생 대상의 교육 목표가 성실한 기술자를 양성하는 것이 아닌, 과학 기술분야를 선도할 리더를 양성하는 데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측정의 본질과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방향으로 교육 과정을 개선하여야 할 것이다.
이 연구는 2024년도 서울교육대학교 교내 연구비에 의하여 연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