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sm 새물리 New Physics : Sae Mulli

pISSN 0374-4914 eISSN 2289-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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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Research Paper

New Phys.: Sae Mulli 2024; 74: 589-598

Published online June 28, 2024 https://doi.org/10.3938/NPSM.74.589

Copyright © New Physics: Sae Mulli.

A Junior Faculty's Self-study on the Practice and Reflection of Lectures on Introduction to Physics Education

신임교수의 물리교육론 수업 실행과 반성에 대한 셀프스터디

Youngrae Ji1, Jaehyeok Choi2, Yong Wook Cheong3, Wooseok Choi4, Taejin Byun5, Kwanghee Jo6*

1Department of Physics Education, Sunchon National University, Suncheon 57922, Korea
2Department of Physics Education, Chonnam National University, Gwangju 61186, Korea
3Department of Physics Education, Gyeongsang National University, Jinju 52828, Korea
4Secondary Education Division, Seoul Metropolitan Office of Education, Seoul 03178, Korea
5Department of Science Education, Gwangju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Gwangju 61204, Korea
6Department of Physics Education, Chosun University, Gwangju 61452, Korea

Correspondence to:*khjo@chosun.ac.kr

Received: April 3, 2024; Revised: April 28, 2024; Accepted: May 1, 2024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This study is a self-study about adjusting the position of a junior faculty majoring in physical education as a teacher educator. While teaching Introduction to Physics Education, I looked back on my practice and the practice of students, shared it with critical colleagues, and sought my practice and direction overall. The main research results are as follows. First, by re-examining my instructional practice process and my thinking, I discovered dissatisfaction that I did not usually recognize and revealed that dissatisfaction to others. Second, through reflection with critical colleagues, I learned things that I did not consider in the context of teacher education, and I could consider the starting point of practice from various angles. Third, by sharing teaching and learning methods with what is taught in Introduction to Physics Education, I learned that my intentions and goals as a teacher educator have yet to be established and that finding them is my task.

Keywords: Junior faculty, Department of physics education, Teacher educator, Introduction to Physics Education, Self-study

본 연구는 물리교육학을 전공한 신임교수가 교사교육자로서의 위치를 조정해나가는 과정에 관한 셀프스터디이다. 이를 위해 물리교육론 수업을 진행하면서 나의 실천과 학생들의 실천을 되돌아보았고, 이를 비판적 동료들과 함께 공유하였고, 총체적으로 나의 실천과 지향점을 모색해 보았다. 주요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나의 수업 실천 과정과 나의 사고를 재조명하여 평소에 인지하지 못했던 불만족함을 발견하고 그 불만족함을 타인에게 드러낼 수 있었다. 둘째, 비판적 동료와의 성찰을 통해 교사교육이라는 맥락 안에서 내가 고려하지 않았던 것들을 알게 되었고, 막연한 신념에서 비롯된 실천의 시작점을 다각도로 고민해 볼 수 있었다. 셋째, 물리교육론에서 가르치는 내용과 교수학습 방법을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교사교육자로서 나의 지향과 목표가 정립되지 않았으며, 그것을 찾는 것이 나의 과제임을 알게 되었다.

Keywords: 신임교수, 물리교육과, 교사교육자, 물리교육론, 셀프스터디

가르친다는 것은 지식이나 지식을 생성하는 과정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가르치는 것은 가르치는 주체, 교육하고자 하는 내용, 가르치는 대상이 있다고 가능한 것은 아니다. 게다가 교육의 주체와 교육할 내용 지식의 선정을 개선하는 것이 더 잘 가르치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교육학 및 교과교육학에서는 가르침이라는 실천을 개선하기 위해 오랫동안 고민해 왔다.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과 관련된 주체와 대상을 독립적으로 연구하거나 총체적으로 탐구하여 해결 방안을 모색해 왔지만, 잘 가르치는 것에 대한 정의와 방안에 대한 정확한 답을 얻어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가르치는 행위를 실천하는 타인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연구와 달리 셀프스터디(self-study)는 가르치는 나를 대상으로 한다. 셀프스터디는 자신을 연구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나의 생각과 실천을 분석하고 나를 탐색하게 된다[1]. 나를 대상으로 하지만 나의 모든 행위에서 나타나는 교육적 실행을 탐색하는 것에서 시작하게 되고, 나의 생각과 그에 따른 실천을 비판적으로 성찰한다[2]. 교수자의 생각과 실천은 독립되어 있기도 하지만 상호의존적일 수 있다. 교수자의 생각은 교육적 실천과 관련되어 있을 수도 있지만 사회구성원으로서의 다른 역할에서 비롯된 생각도 포함된다. 마찬가지로 교수자의 실천도 교육적 생각과 관련되어 있을 수 있지만 다른 역할에서 비롯된 생각이 교수자의 실천에도 영향을 준다.

셀프스터디는 가르치는 행위로서의 나와 평소 나에 대해 갖고 있는 가치관, 교수자로서 갖고 있는 가치관, 이것들의 총합적인 정체성과 철학을 되돌아보고 자신에 대한 앎에 대한 탐구와 확장을 추구한다[3]. 가르치는 행위를 정의하는 것은 복잡하며 개인마다 다르고 학습자에 따라서도 다르다. 교수자가 어떤 경험과 삶의 가치관과 철학을 지니고 있는가도 영향을 준다. 이러한 교육 주체의 복잡성을 고려하며 가르치는 주체가 자신이나 교육적 맥락에 대한 지식을 탐구하고 이해의 범위를 확장하고 깊이 있게 하는 것이 셀프스터디라 할 수 있다.

셀프스터디 연구의 넓은 의미의 목적은 나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며 좁은 의미의 목적은 나에 대한 앎을 통한 교육적 실천의 개선과 변화이다. 한 인간의 정체성은 사회 구성원으로 속해 있는 조직에 따라 다르게 되므로 한 인간의 정체성은 속해 있는 조직, 그 조직 안에서의 역할과 목표 등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교육적 맥락에서 나라는 존재에 대해 알아보고 나의 실천을 인지하고 개선하는 것을 교수자의 셀프스터디로 보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 따라서 셀프스터디 연구는 실행연구(action research)와 차이가 모호할 수 있다. 따라서 연구자에 따라 실행연구는 교수자의 교육 현장에서의 실천 경험을 탐색하여 교수-학습 방법의 개선에 초점을 더 두는 것으로, 셀프스터디는 상대적으로 교수자 개인의 교육적 신념과 교육자로서의 자기 자신의 탐색과 성장을 위한 자기 이해에 초점을 두는 것으로 구분하기도 한다[4].

교수자에 대해 탐구하는 다양한 연구방법과 셀프스터디 연구방법론의 차별점은 비판적 동료의 선정에 있다[3, 4, 5, 6]. 비판적 동료는 교수자로서의 실행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으며 교수자의 교수 맥락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주체이다. 따라서 자기 자신의 탐구에 대해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동료 교수자가 교육적 경험을 공유하여 연구 대상이 자신의 내면을 더 드러내고 탐색하여 변화를 스스로 모색할 수 있도록 조력한다.

셀프스터디 연구 방법을 활용하여 과학 수업의 개선을 위한 연구들이 국내외에서 다양하게 수행되어 왔다[7, 8, 9, 10]. 해당 연구들은 과학 수업을 실천하는 과학 교사는 물론 예비교사들이 현장에서 일어나는 사건, 현상, 학습자에 대한 이해를 통해 과학 수업을 개선하는 것을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셀프스터디 연구 방법으로 수행한 연구결과는 교수자의 반성적 경험을 비판적 동료와 공유하고 자신의 실천에 대한 성찰을 통한 고민을 기술하고 해석하였으며 이를 통해 교사로서 성장에 활용되었다. 최근에는 국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셀프스터디 연구 방법을 활용한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11, 12, 13, 14]. 특징적인 것은 물리교육 연구자들이 교사 양성기관의 교사교육자로서의 실천을 성찰하며 겪게 되는 다양한 정체성의 갈등과 자기 이해의 과정을 보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셀프스터디 연구가 과학 교사와 예비 과학 교사는 물론 과학 교사교육자에게도 효과적으로 적용되고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사범대학 신임교수를 대상으로 교사교육자로서의 자기 성찰과 자기 이해를 셀프스터디 연구 방법을 통해 분석하였다. 신임교수를 대상으로 한 이유는 대학의 구성원으로서 편입되어 기존의 교과 교육 연구자, 신임교원, 교사양성 기관의 강의자로서의 충돌을 역동적으로 경험하는 시기라는 점을 고려하였다. 또한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학습자 집단을 만나 경험하는 고민, 어려움, 감정 등을 민감하게 인지하고 있으며 교수자로서의 목표와 방향을 정립하는 시기라는 점도 고려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를 통해 교사양성 기관의 교수자로서 본인의 역할을 규정하는 과정, 그 과정에 이르는 사고를 따라가면서 교사교육에 대한 다양한 시사점을 논의할 것이다. 이에 대한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신임교수로서 물리교육론 수업을 담당하는 내가 셀프스터디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점은 무엇인가?

둘째, 비판적 동료와의 성찰 과정을 통한 나의 물리교육론 교수-학습 방법의 특징과 개선점은 무엇인가?

셋째, 교사교육자로서 나의 역할과 지향은 무엇인가?

1. 자료 수집 및 분석

본 연구는 세 단계로 구분하여 기술되었으며 이를 위해 각 단계는 다음과 같이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였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신임교수가 작성한 사전 회의록을 중심으로 물리교육론 수업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신임교수로서 나의 경험과 생각을 자유롭게 탐색하였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비판적 동료와의 회의록을 중심으로 수업 실천에 대한 성찰을 비판적 동료와 공유하고 비판적 동료의 경험과 생각에 의한 나의 이해를 살펴보았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신임교수가 작성한 사전 회의록과 비판적 동료와의 회의록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교사교육자로의 지향과 반성을 살펴보았다. 본 연구 자료의 수집은 2021년 9월부터 2022년 1월까지의 예비 자료 수집 과정에서의 사전 회의록과 2022년 3월부터 2022년 7월까지의 본 자료 수집 과정을 걸쳐 수행되었다. 비판적 동료와의 회의는 예비 연구 단계 13회, 본 연구 단계 10회로 총 23회에 걸쳐 수행되었으며, 1회 평균 1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셀프스터디를 통해 내가 성취하고자 하는 바는 교사양성을 담당하는 교수로서의 나에 대해 인식하고 향후 나의 실천의 방향을 고민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 나의 역할은 물리교육과 교수로서의 나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고 공유된 주제에 대해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다. 비판적 동료는 물리교육을 연구하고 사범대학에서 예비교사를 가르치는 교수 3명, 교육대학교 교수 1명, 장학사 1명이었다. 사범대학 교수 3명 중 2명은 셀프스터디 연구를 수행한 경험이 있었다, 해당 교수들은 셀프스터디 연구 방법을 적절히 적용할 수 있도록 논의의 흐름과 방향을 조절하였으며, 나의 수행과 생각을 반성적으로 고찰하고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2. 맥락

본 연구의 대상인 ‘나’는 지방국립대학교 사범대학 물리교육과의 교수이다. 학부 및 대학원에서는 물리교육을 전공하였다. 박사 과정 중에는 고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 경험을 했으며, 박사 졸업 후에는 대학교에서 박사후연구원과 시간강사를, 공공기관에서 교육 관련 연구 활동을 수행하였다. 본 연구의 사전 연구 기간 당시 나는 교수 임용 2년차 교수였으며, 본 연구를 수행했던 시기는 임용 3년차였다. 교과 교육 전공 교수였던 나는 교육 실천을 수행하는 동시에 예비 물리교사들에게 교육 관련 이론과 실천의 방법과 사고를 가르쳐야 했다. 과학교육학을 전공하는 연구자로서 교사양성과정에 대한 전문적이며 학술적인 고민을 하고 있었으며 중등학교의 현장에서 교사로서의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수로서 수업을 계획하고 실행한다는 것에 대해 나는 많은 어려움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이와 같은 어려움에 대해 동료교수, 연구자, 현장 교사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어려움이 해소되기에는 부족했다.

이와 같은 어려움으로 인해 나는 셀프스터디 연구 제안을 수락하게 되었다. 셀프스터디 연구는 학술대회의 구두 발표에서 처음 접했다. 연구 대상이었던 사범대학 물리교육과 교수는 자신의 경험을 동료 교수들과 함께 공유하고 성장하고 있었다. 자신을 연구 대상으로 하고 자신의 경험을 타인에게 공유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나의 경험과 생각을 대중에게 공유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셀프스터디 연구 대상으로 제안받았을 때 나는 주저하였지만 고민의 시간을 거쳐 연구 제안을 수락하였다.

내가 근무하는 S 대학교는 전남소재 지방국립대학으로, 사범대학은 물리교육과를 포함하여 9개의 학과로 구성되어 있다. 사범대학의 전체 입학정원은 약 150명이고 물리교육과의 입학정원은 11명이다. 물리교육과 교수진은 4명이며, 물리교육을 전공한 교수는 1명이다. S 대학교에서 내가 담당하는 과목은 매년 1학기에는 물리교육론, 물리교재연구, 물리교육과정, 역학1이며 2학기에는 물리논리및논술, 전산물리, 역학2이다. 연구자료를 수집하던 3년차 1학기에도 4개 강좌를 담당하였다. 물리교육과에서 내가 담당한 강의는 대부분 전공필수 과목이었다. 물리교육론, 물리교재연구, 역학1, 물리논리및논술, 전산물리는 전공필수 과목이며, 물리교육과정과 역학2는 전공선택 과목이었다. 추가로 과학사 및 과학철학도 담당하고 있는데 4학년 2학기 과목이며 전공선택 과목으로 잘 개설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4학년 학생들은 4학년 2학기에 임용고사를 준비하고 응시하는 경우가 많아서 수업을 4학년 1학기까지 집중하여 이수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졸업을 위해 교양, 교직, 전공 학점으로 140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학년별 정원은 11명이며 휴학과 복학 인원이 매년 다르기 때문에, 과목별 수강인원의 편차가 꽤 있다. 셀프스터디의 대상 강좌인 물리교육론은 전공필수 과목이며 2학년 1학기에 개설하는데, 다른 대학에서는 3학년에 개설하기도 한다. 신임교수 3년차인 2022년 1학기 물리교육론 수업은 복학생이 많아서 17명이 수강하였다. 대부분의 수업이 10명 이내였는데 많은 인원이 수강하게 된 것이 부담도 되었지만, 새로운 상황에 맞추어 강의를 준비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에 기대가 되기도 하였다.

1. 수업 실천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통한 학생과 수업에 대한 새로운 앎

나에게 사범대학 물리교육과는 새로운 맥락과 공간은 아니었다. 지금 재직하고 있는 대학교는 아니지만 사범대학 물리교육과에서 학부 생활을 하였고 대학원생으로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사범대학 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을 경험했고, 학과 구성원으로 다양한 의사결정과 교수-학습 실천에 참여했다. 그래서 수업을 비롯한 학교에서의 생활에 많은 어려움과 낯섦을 예상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가장 익숙할 것으로 생각했던 수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셀프스터디 사전회의록을 준비하면서 한 주 또는 두 주 동안의 수업에서 어려움이나 불편함을 선정해야 했는데 이 과정이 쉽지 않았다. 불편함이나 새로운 점을 찾아내는 발견이라는 행위에 나는 익숙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익숙한 상황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 그 안에서 불편한 것을 찾아내는 것이 나에게 익숙하지 않았다는 것이 더 적절한 것 같다. 비판적 동료들과 이야기할 거리를 찾아내는 사전회의록 준비과정을 경험하면서, 내가 불편함을 민감하게 인식하지 않는 성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수업에서의 나의 실천을 지속적으로 회상하고 수업 중에도 나의 언행과 학생들의 반응을 주의 깊게 관찰하기 위해 노력했다. 수업을 정적인 과정과 역동적인 과정으로 구분한다면, 수업을 하기 전 수업을 설계하는 과정은 정적인 과정, 수업을 실행하는 과정은 역동적인 과정이며, 수업을 마치고 나서의 반성은 다시 정적인 과정일 수 있다. 셀프스터디를 통해 나의 성찰을 회상하면서 정적인 과정인 수업 설계와 수업 반성 단계에서 수업을 실행하는 과정인 역동적인 과정의 기억과 인상을 더듬게 된다. 이러한 반성적 고찰을 통해 학생들이 나의 수업을 열심히 듣는 것이 만족스럽지 않게 생각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강의자는 수업 실행 과정에서 민감하게 또는 깊이 있게 자신의 실행을 반성하지 못할 수 있다. 비판적 동료와의 대화와 그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수업 시간의 나의 생각을 깊이 있게 들여다 볼 수 있었고 그로 인해 두 가지 불편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

평소라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두 가지 불편함은 학생의 수업 참여 태도와 출결이었다. 첫째, 학생들이 학기 초반에 수업을 열심히 듣는 자세를 보임에도 수업 시간에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이 불편하였다. 둘째, 이전 수업 시간에 결석했던 학생이 사후에 나를 찾아와 자신이 출석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불편하였다. 나는 학기 초 학생들에게 ‘여러분이 대학생이므로, 성인으로서 더 중요한 일이 있으면 출석하지 못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나의 출석과 관련된 생각을 안내했었는데 학생들이 왜 그렇게 행동했느지 알 수 없었다. 이에 대해 한 비판적 동료는 출결과 관련된 나의 안내가 오히려 학생들에게 교수자가 출결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 비판적 동료는 학생들이 출석을 신경 쓰는 것은 사회생활에서의 신뢰와 관련될 수 있으므로, 자신은 동일한 상황에서 학생들을 칭찬해 준다고 설명했다.

비판적 동료와 성찰을 위해, 수업을 돌아보며 새로운 것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수업 태도와 출결에 대한 문제는 평소에는 전혀 고려해 본 적 없었던 문제였다. 아주 사소한 화두였던 두 문제에 대한 논의를 통해, 교수자의 사소한 언행과 학생들의 반응이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고 또 다양하게 해석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지난 회의에서 제 수업에 대해 불만족함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에는 조금 더 민감하게 제 수업을 성찰해 보았습니다. 제가 생각한 불편함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째, 학생들이 제 수업을 열심히 듣는데, 저는 이것이 오히려 불편했습니다. 둘째, 물리교육론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출결을 신경쓰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전 회의록 #1)

독립적인 교사를 양성하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그런데 오히려 눈치 보는 수동적인 대학생의 모습을 보여 불편한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오히려 출석을 신경 쓰는 학생에게 성실하다고 칭찬했어요. 결석하는 학생들이 사유를 이야기하면 ‘출석인정은 못해주지만 나중에 사회 생활할 때 사람이 갑자기 연락 안 되고 그러면 좋지 않으니까,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좋은 태도야’라고 말해줘요. (비판적 동료의 이야기 #1)

물리교육론 강의는 다양한 학문의 전반을 학습하여 물리교육 교사가 갖추어야 할 지식과 역량을 다룬다. 물리교육론은 과학철학, 과학의 본성, 교육심리학, 과학과 교육과정, 과학과 평가 등으로 구성된다. 교사 양성 과정에 필요한 기초 지식과 소양과 관련한 다양한 학문 분야를 다루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학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문의 큰 줄기와 맥락을 익히는 것이 필요하므로, 학생들이 관련 내용에 대한 글을 많이 읽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따라서 교재의 내용을 함께 읽고 그에 대해 비판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고 설명하는 것을 강조하는 물리교육론 수업 실천을 위해 노력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내가 원하는 수업의 이미지를 정리하고 비판적 동료들과 공유하였다. 비판적 동료와 나의 수업에 대해 공유하는 과정에서 나는 학생들에게 특정 행위와 태도를 막연히 기대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내가 지향하는 수업은 학생들이 교재에 제시된 텍스트를 이해하고 학생들이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활동을 포함한다. 강의에서의 나의 역할은 학생들이 텍스트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역할과 학생들이 표현한 자신의 입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주거나 연결되지 않는 부분을 조정해 주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었다.

강의자로서 편한/어려운 수업과 편한/어려운 학생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수업에 열의가 있으며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학생을 편하게 생각하는 반면,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며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학생을 어렵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한편, 수업 내용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나의 입장을 이야기할 수 있는 내용을 가르칠 수 있는 수업을 편하게 생각하는 반면, 수업 내용에 대해 전반적인 지식이 없으며 나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내용을 가르치는 것을 어렵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사전 회의록 #2)

또 다른 성찰 과정에서 나는 준비되지 않은 학생들에게 특정 행위와 태도를 막연히 기대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강의자로서 자신의 입장을 정리된 글이나 말로 표현하는 것을 추구하지만 학생들이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갖추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역량을 학생들이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지는 않았다. 즉, 내가 지향하고자 하는 수업과 내게 편한 수업을 학생들에게 요구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학생들의 수준과 준비를 확인하는 과정은 생략되어 있었다. 나아가 내가 지향하는 수업을 위해 학생들이 그러한 지식과 역량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 잘 짜여진 수업 전략도 갖추고 있지는 않았다.

강의자로서 편안한 수업은 가르치는 내용에 대해 정리하고 나의 입장이나 설명을 추가하는 수업이며, 해당 주제에 대한 구체적인 글이 있고 그 글을 토대로 비판할 수 있는 수업입니다. 반면에 제게 불편한 수업은 해당 주제에 대한 지식 또는 관련 경험이 부족하여 나의 입장을 분명하게 제시하지 않아 피상적으로 전달하는 것에 머무르는 수업입니다. (사전 회의록 #3)

제가 강의자로서 선호하는 수업 방식의 특징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리교육론 수업은 과학철학, 교육심리학 등 맥락을 중시하는 내용 등이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내용에 대한 텍스트를 학생들과 함께 있고 그 텍스트의 맥락을 파악하여 설명하고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하는 수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이 관련 내용에 대한 지식을 갖추어야 하는데 그러한 지식을 학생들이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파악하려 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사전 회의록 #3)

본 절에서는 셀프스터디를 참여하게 된 동기와 물리교육론 수업 내용에 대한 되새김, 수업 실천에서의 교수-학습 방법, 물리교육론 수업을 실천하는 공간 내에서의 학생에 대한 기대와 강의자에 대한 역할을 기술하였다. 비판적 동료와의 대화를 준비하는 과정과 성찰 과정은, 수업을 매개로 하여, 나와 학생에 대해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게 해 주었다. 학생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오해, 수업 환경과 학습자에 대한 면밀한 검토보다는 수업 방법에 대한 근거 없는 신념이 수업 실천 동력이 되고 있었다.

2. 물리교육론 교수-학습 및 평가 방법에 대한 비판적 성찰

비판적 동료와의 성찰 과정은 나의 실천과 사고의 확장에 영향을 주었다. 다양한 논의 중에서도 물리교육론 교수-학습과 평가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비판적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매주 주제를 탐색하고 발굴했는데, 성찰 과정에서 그 주제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 뒤늦게 아는 경우가 많았다. 되돌아보면 나는 강의를 준비하고 실행하고 반성하는 일련의 과정에 매몰되어 있었다. 정제되어 있지 않은 나의 이야기에 대해, 비판적 동료는 나의 이야기와 나의 실천이 담긴 의미를 비판적 동료의 경험에 비추어 해석해 주었다.

2021년 2학기에 나는 어떤 강의를 선택해야 할 것인지 왜 그 강의를 선택해야 하는지를 계속 고민해 왔었다. 2022년에 담당했던 네 개의 강의 중에 물리교육론을 선택했고, 물리교육론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비판적 동료들에게 설명했다. 그렇지만 내가 왜 물리교육론 수업에 대한 이야기를 비판적 동료와 나누고 싶었는지 나조차 잘 설명할 수 없었다. 한 비판적 동료는 ‘나’를 둘러싼 많은 상황을 물리교육론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가장 잘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 이야기해 주었고,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물리교육론을 셀프스터디의 주제로 선택한 것이 임용고사에 대한 나의 관심이 커진 것일 수 있다는 의견도 듣게 되었다. 셀프스터디 대상 강좌를 선택하고 고민했던 지난 2021년 2학기 때의 내 이야기 안에서 드러난 임용고사에 대한 나의 비중과 물리교육론 강좌를 선택한 이유에 대한 소개에서 드러난 임용고사에 대한 비중의 차이를 비판적 동료가 감지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주에 이어서 우리가 수업에서 중요하다고 하는 것을 결정하는 것, 특히 물리교육론 강의에 대한 강의자의 여러 이야기는 나와 나를 둘러싼 많은 상황을 보여주는 좋은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비판적 동료의 이야기 #2)

실은 지난 학기에도 교수님이 셀프스터디의 대상 강좌를 선정하기 위해 여러 요소를 고려하셨던 것과도 관련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임용고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걸까요? (비판적 동료의 이야기 #3)

일반적으로 교수자는 수업과 함께 평가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이다. 나 역시도 물리교육론을 비롯한 강의하는 수업에 대한 평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S 대학교에서는 10명 이상이 학생이 강의에 참여하게 되면 상대평가를 하지만 10명 미만이 수강하는 경우 절대평가를 실시한다. 내가 속해 있는 물리교육과는 학과 정원이 11명이기 때문에 휴학생과 복학생의 수에 따라 10명 이내의 강의를 담당하는 경우가 있다. 상대평가를 실시하게 되면 30% 이내로 A 학점을 부여한다는 대학 규정에 따라 학점을 부여한다. 규정이 명확한 상대평가보다 절대평가를 실시하는 강좌의 학점을 줄 때 생각보다 많은 고민이 뒤따른다. 따라서 여러 지역에서 예비교사를 가르치는 비판적 동료의 평가 관련 노하우와 정보 공유에 대한 대화는 나의 평가 실천에 도움이 되었다.

참고로 우리 대학의 교과교육론수업 3개는 모두 절대평가로 전환했습니다. (비판적 동료의 이야기 #4)

나는 물리교육론 평가를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로 두 차례 실시하며 모두 지필평가의 비중이 높았다. 지필평가 출제는 나의 강의 내용과 방식을 고려하였다. 나의 물리교육론 강의의 특징은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사용하지 않고 교재를 읽으면서 질문을 자주하고, 학생이 자신의 학습 경험을 생각해 보고 교재에서 읽는 내용을 교사가 되었을 때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게 하는 방법을 자주 활용하였다. 따라서 중간고사에서는 서술형 문항을 30–40% 출제하게 된다. 예를 들어, ‘실증론의 입장에서 설명하셨던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 과학 선생님의 사례를 제시하고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적으시오.’ 또는 ‘과학의 본성을 중학생에게 가르쳐야 하는 이유를 들고, 본인이 과학 교사라고 했을 때 과학지식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 서술하시오.’와 같은 유형의 문항을 출제하였다.

비판적 동료와 학생들이 작성한 서술형 문제를 함께 살펴보았다. 나는 비판적 동료를 통해 평가가 나만의 어려움이 아니라는 것에 안도하였다. 학생들이 작성한 서술형 답안은 논리적으로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정리하여 표현하는 것 자체로도 훌륭하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한 비판적 동료는 나와 마찬가지로 학생들이 작성한 답안이 훌륭하며 논리적으로 작성되었으며, 이러한 답안 작성이 쉽지 않다는 것에 공감하였다. 반면 비판적 동료의 평가 방식 변화 경험 공유를 통해, 내 수업이 그런 평가를 할 수 있는 수업인지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다른 비판적 동료는 과거에 서술형 문제 또는 열린 문제의 비중을 축소했다고 이야기했다. 그 이유는 학생들이 열린 문제에 대한 답안 작성이 추상적인 경우가 많았고, 수업 시간에 가르친 내용을 학생들이 피상적으로 서술하는 것에 ‘상처’를 받은 것도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즉, 학생들에게 본인이 전달하려는 내용이 잘 전달되지 않았다는 경험이 열린 문제의 출제 비중을 줄이는 데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비판적 동료와의 경험 및 감정 공유는 내가 무시하고 있었던 혹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지점을 바라보게 했다. 수업과 평가를 연계하려는 나의 노력이 적절한 것인지, 출제한 문항이 학생들의 학습한 것을 잘 드러내게 했던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새롭게 갖게 되었다.

교수님의 중간고사 시험에 대한 학생들이 작성한 답안을 보면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떻게 수업을 하면 학생들이 ‘나름’ 논리정연하게 답을 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비판적 동료의 이야기 #5)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저도 예전보다 열린 문제를 덜 내고 있는 걸 보게 됩니다. 왜냐하면, 제가 생각하는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적용을 하기보다는 (학생들의 논의가) 대부분 추상적인 논의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그러면, 오히려 제가 상처받는 것 같아요. 늘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과연 무엇을 들을까라는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문항을 안 내게 되는 것 같아요. (비판적 동료의 이야기 #6)

또한 내가 수업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었던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활동, 과제, 평가에 대한 평가 기준의 공유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었다. 한 비판적 동료는 물리교육론 수업에서 다양한 의견이나 자신의 의견을 가지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 경험을 예시로 들었다. 학생들의 의견을 강조하는 것에 의한 과제나 산출물이 물리교육론 학습과 항상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었다. 학생들이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이 물리교육론에서 학습한 내용에 근거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학창 시절 경험이나 교육에 대한 순수한 생각에서 제시되는 사례가 많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열린 문제 혹은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활동이나 과제에서 근거를 물리교육론에서 학습하는 이론 등을 토대로 제시하는 것을 강조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저는 물리교육수업에서 다양한 의견, 자신의 의견을 가지는 것을 강조하다 보면, 학생들이 물리교육은 공부를 안 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자신의 의견을 쓰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항상 시험 볼 때, 자신의 의견을 주장할 때 근거를 토대로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늘 강조합니다. (비판적 동료의 이야기 #7)

교수님 수업과는 상관이 없을 수 있지만, 최근 4학년 학생들이 (임용문제풀이하면서) 저에게 왜 이렇게 해석하면 틀리는지를 지나치게 따지는 걸 보고... 대략 난감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비판적 동료의 이야기 #8)

본 절에서는 나의 물리교육론 교수-학습 방법과 이와 관련된 비판적 동료의 다양한 경험을 나누는 과정을 기술하였다. 셀프스터디의 주제를 물리교육론 수업으로 선택한 이유, 물리교육론 수업의 가치와 평가 방식의 적합성, 물리교육론 평가 문항과 학생의 답안을 대하는 나의 관점, 물리교육론 수업의 목표와 역할 등에 대한 주제는 나에게 있어 소중한 배움의 기회가 되었다. 이러한 성찰 과정을 통해 나는 한 가지 분명한 결론은 얻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비록 교사교육자로서 예비교사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여전히 나는 교수자로서 부족하며 배워야 할 것 같이 많다는 것이다.

3. 물리교육론 개선 방향 및 교사교육자의 지향 모색

교사 양성 기관에서 교사교육자로서 가르쳐야 할 지식과 역량은 무엇인가에 대해 나는 방향을 잡기 어려웠다. 지금도 이러한 고민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비판적 동료와의 성찰 경험은 교사 양성을 위한 교수자로서의 나의 정체성을 정립하는 데 좋은 양분이 되었다. 교재의 텍스트에 기반한 비판적 읽기를 주제로 비판적 동료와의 성찰이 그 중 하나였다. 대부분의 비판적 동료들은 비판적 읽기를 중심으로 하는 수업 방식에 대해 우려하고 있었다. 비판적 동료 A는 본인의 대학원생 경험을 회고하며 대학원생에게도 비판적 읽기가 쉽지 않았으며, 이를 학부생들이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비판적 동료 B는 예전에 비판적 읽기를 강조했으나 현재에는 제한적으로 수업에서 운영한다고 밝혔다. 비판적 동료 C는 학생들의 사전 준비가 필요가 교수-학습 방법이므로 주 활동으로 활용하는 데 신중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비판적 읽기를 한 학기 수업에서 전반적으로 적용하는 나의 입장에서 이와 같은 비판적 동료들의 우려는 인상적이었다. 다양한 고민을 거쳐 3년차에 채택한 수업 방식이었기 때문에 향후 수업 계획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지게 됐다. 이러한 고민은 교사 양성을 위한 교수자로서의 목표와 지향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비판적 동료 A: 비판적 읽기에 대한 기대가 별로 크지 않다. 본인의 대학원생 경험에서 봐도 그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비판적 동료 B: 저도 그런 부분을 많이 강조했으나, 지금은 본인의 입장을 밝히기 힘들 정도로 제한적으로 합니다.

비판적 동료 C: 학생들이 사전에 책을 읽고 와야 하고, 교재로 하는 것이 가지는 장점도 있지만, 그것만으로 하기에는 부담이 되어서, 많은 가공이 필요한 듯 합니다.

(비판적 동료의 이야기 #9)

교사 양성을 위한 교수자로서 나는 비판적 읽기와 더불어 학생들의 질문을 많이 유도한다.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기 전 단계로 질문하기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질문을 할 수 있는 지점을 강의에서 강조하는 방식을 자주 사용했다. 예를 들어, 학습심리를 강의할 때 심리학자의 핵심적인 내용을 가르치고, 심리학자들의 이론이 변하게 되는 이유와 필요성에 대해 학생들과 논의를 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질문을 자연스럽게 요구하게 되는데, 학생들의 대표적인 질문 유형이 있다. 세부적인 개념이나 용어에 대해 본인이 잘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형 질문 방식이 그것이다.

이러한 방식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은 1년차 강의에서도 있었는데, 다른 비판적 동료의 수업 방식 공유가 인상적이었다. 이 비판적 동료는 다양한 물리교육학 이론을 소개하기보다는 물리교육론 이론이 물리 상황에 잘 적용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물리교육론에서 다루는 이론이나 교수-학습 방법은 물리학을 가르치는 것에 목적이 있었던 것인데, 나는 이것을 간과하고 있었다. 이를테면, 역학의 운동법칙이나 전자기학의 전자기유도 단원을 학생들이 즐겁게 배우며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물리교육학 이론과 교수-학습 방법은 차이가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이어졌다. 물리교육론이 여러 학문이 통합된 개론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물리교육론을 가르치는 본래의 목적을 덜 고민했다고 생각한다.

교사교육자로서의 나에 대한 고민은 자연스럽게 임용시험에 대한 것으로 이어졌다. 셀프스터디 초기에는, 평소에 내가 수업에서 임용시험을 많이 고려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비판적 동료와의 성찰을 통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오히려 사범대학의 교수가 임용시험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에 생각으로 이어졌다. 물리교육학 이론을 물리 상황에 잘 적용하는 것을 강조하는 비판적 동료는 최근의 임용출제 경향이 이와 다르다는 것을 민감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나는 그러한 자각조차 없었다. 물리교육론을 가르치는 교수자의 교수-학습 방법과 지향점이 임용시험의 출제 방식과 방향을 관련지어 분석하지 않고 있음을 안 것이다. 나아가 임용시험의 출제 문항들이 물리적으로 교과 교육론적으로 정합성이 있는지에 대한 안목을 갖추려 노력하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다. 교사교육자로서 어떤 관점을 갖추고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지점이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나에게는 큰 과제로 다가왔다.

학습심리 부분은 핵심적인 부분만 다루고, 오히려 물리의 오개념의 특징이나, 학생들이 물리 오개념이 잘 안 바뀐다라는 것을 강조하는데, 학생들이 오히려 질문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피아제나 비고츠키의 세부 개념이나 용어를 본인이 제대로 이해했는지를 묻고는 하더라고요.) (사전 회의록 #4)

저는 수업에서 다양한 물리교육학 이론을 보여주려고 하기보다는 이것을 물리 상황에 잘 적용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요(근데 이게 최근 임용출제 경향에서 벗어난다고 생각이 들어서 고민이 되는데요.) (비판적 동료의 이야기 #10)

마지막으로 물리교육론 수업 전문성에 대한 반성을 비판적 동료와 공유하였다. 물리교육론은 교육학의 여러 분야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과학교육학 관련 내용을 다룬다. 물리교육론에서 다루는 내용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지 스스로 되묻는 경우가 많았다. 물리 교과 교육학 논문을 작성하며 갖추게 된 학문적 지식으로는 교육학 및 교과 교육학 이론을 가르치기에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리교육론을 가르치는 많은 교수자들이 생각하는 것이겠지만 20년 전에 배웠던 내용들을 지금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으며, 그 수준 또한 예전에 배웠던 내용을 상회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리교육론 강의 경험이 있는 비판적 동료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물리교육론이 학문적으로 견고한 내용 체계와 구조를 갖추고 있는지와 함께 물리교육론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공유되었다.

저는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는 물리교육론 수업을 깊이 있게 공부를 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대학원 수업에서도 그랬던 것 같아요. 학부 수업에서 그렇게 체계적으로 누가 설명을 해주지도 않았고 그러다 보니까 내가 이거 가르치고 있는 게 정말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지 생각해요. 그리고 지금 이야기한 것처럼 학생들이 책을 읽고 이해가 안 된다고 그러면 이런 말이 있었나 그런 생각도 볼 때도 있고 그런 좀 부끄러운 면이 있네요. (비판적 동료의 이야기 #11)

이러한 논의는 물리교육론 수업에서의 나의 역할을 정의하는 데 이르렀다. 물리교육론 수업에서의 나의 역할은 다양한 일반 교육학 및 과학 교육학 관련 내용의 재진술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내용의 재진술을 위해서도 수준 높은 학문적 통찰과 내용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다. 수업 내용을 위해 준비하고 공부했지만 물리교육론 전체를 아우르는 전문성을 갖추었다고 자신하기 어려웠다.

물리교육론 수업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이 책의 내용이 맞는지 안 맞는지를 내가 잘 모르는데 책의 내용에 맞추어 설명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교육학, 심리학, 철학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해서, 책의 내용이 맞다고 전제하고 설명할 때 부끄러워요. 설명하다 보면 내가 책을 읽는 내용을 재진술하는(re-phrase)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 보면 강의자로서의 제가 좀 더 쉬운 말로 설명해 주는 역할을 사람인 것 같아요. (비판적 동료의 이야기 #12)

본 절에서는 교사교육자로서 추구하는 지향과 물리교육론 강의자로서의 전문성 부족을 서술하였다. 비판적 읽기를 통한 깊이 있는 사고를 교육적 행위와 연결할 수 있는 사고할 수 있는 예비교사 교육을 추구했지만, 내가 관련 내용을 잘 가르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이는 적지 않은 시간 동안 물리교육론이라는 전공필수 과목이 존재해 왔지만, 물리교육론의 내용 체계에 대한 의문과 물리교육론은 어떻게 가르치고 왜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부족했기 때문일 수 있다. 셀프스터디 이전에 나는 ‘이 정도면’ 잘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셀프스터디 이후에 나는 물리교육론 수업 실천의 어려움의 실마리를 아주 조금 찾게 된 것 같다.

본 연구에서는 교과교육을 전공한 물리교육과 신임교수인 나의 실천을 되돌아보는 과정을 통해 나를 알아보는 과정을 서술하였다. 이를 위해 물리교육론 수업을 진행하면서 나의 실천과 학생들의 실천을 되돌아보았고, 이를 비판적 동료들과 함께 공유하였고, 총체적으로 나의 실천과 지향점을 모색해 보았다.

연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나에 대해 새로운 앎을 정리할 수 있었다. 새로운 앎은 막연하게 알고 있던 나의 실천과 사고가 아니라 교사교육이라는 특수한 맥락 안에서 나의 특질(特質, 특별한 기질이나 성질)이었다. 둘째, 비판적 동료와의 성찰을 통해 교사교육이라는 맥락 안에서 내가 고려하지 않았던 것들을 알게 되었고, 이를 통해 교사교육의 입체적인 측면을 바라보는 경험을 그들과 공유하였다. 셋째, 교사교육자로서 물리교육론의 교수-학습 방법을 되돌아 보고, 나는 무엇을 가르치려 하는가에 대해 고찰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나는 다음과 같이 셀프스터디를 경험한 나의 실천을 고찰한다.

첫째, 나의 실천을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나의 실천을 둘러싼 맥락을 파악하는 과정을 통해 나는 낯섦에 다가서게 되었다. 나는 사전 회의록을 작성하기 위해 지나치기 쉬운 나의 경험과 감정을 수집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의 주제를 비판적 동료와 공유하기 위해서는 나의 실천과 생각의 끝자락을 잡아 그것이 시작점이 무엇인지를 설명해야 했다. 또한 내가 속한 대학교와 소속 학과의 상황을 전달하기 위해 나를 둘러싼 맥락을 다시 분석해야 했고, 이를 정리하여 설명해야만 했다. 대학, 학과, 학생, 관련 규정 등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있으면 찾아보았고, 그것이 왜 그렇게 작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주변에 물어봐야 했다. 이 과정이 총체적으로 기능한 결과로 익숙했던 혹은 쉽게 지나쳤던 현상, 사건, 감정들이 낯섦으로 변화했다. 내가 경험했던 것처럼 교수자에게 낯섦을 경험하게 하고 실행 개선으로 유인할 수 있다면 교사 전문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비판적 동료와의 성찰 과정의 공감, 공유, 긴장의 선순환적 요소가 나의 확장을 촉진했다. 셀프스터디 초기에 내 이야기의 나눔은 상당한 부담이었다. 그러나 비판적 동료들은 나의 이야기를 듣고 나의 실천에 대한 질책 또는 교정보다는 따뜻하게 공감해 주었다. 나아가 비판적 동료의 솔직담백한 경험 공유는 내가 대학에서 교사교육자로서 생활하고 성장하는 데 많은 힘이 되었다. 그렇지만 비판적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기 전의 준비 과정과 나누는 과정에는 책임감과 부담감이 있었으며, 나의 강의를 성찰하기 위해 요구되는 적절한 긴장감을 부여했다. 이와 같은 요소들이 선순환적으로 작용하여 새로운 시선으로 교사교육자의 역할을 되돌아볼 수 있게 했으며 나의 수업 실천의 비어 있는 부분을 직시할 수 있게 해 주었다. 나의 경험했던 것처럼 교수자와 비판적 동료가 실천과 삶을 건강하게 공유하고 자극할 수 있다면, 교수자의 사고가 확장되고 실천이 개선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결론적으로 나는 교사교육자로서의 정체성과 지향점을 찾아내거나 발견하는 데 실패했다. 그렇지만 나는 교사교육자로서 고민하는 방법과 고민이 필요한 지점에 대한 실마리를 희미하게 발견했던 것 같다. 수업 설계, 실행, 반성에 이르는 일련의 수업 설계와 사전 회의록 및 비판적 동료와의 성찰 과정이 이러한 발견을 도왔다. 나의 수업 설계에 의미를 부여하게 했으며, 스쳐 지나갔을 수 있는 장면을 되돌아보게 했고,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교육적 의도와 내 실천의 다양한 해석을 듣게 되었다. 학습자가 성장하는 것처럼 교수자로 성장해야 한다. 교사교육자는 강의 설계 과정에서, 학습자의 도달점을 설정하고 학습자의 수준을 고려하여 교육적 실천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교사교육자의 성장을 위한 도달점을 설정하고 교사교육자를 성장으로 이끌어 가는 것을 단독으로 수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셀프스터디가 아니더라도 비판적 동료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누군가가 교사교육자에게도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는 물리교육론 강의를 담당하는 교사교육자로서 실행을 비판적 동료와 성찰하여 교사교육자에게 요구되는 변화의 지점을 탐색하였다. 셀프스터디의 특성으로 인해 연구 결과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교사교육자로서 고민과 물리교육론 관련 담화들은 향후 교사교육자 전문성 관련 연구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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