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 Article Title, Author, Keyw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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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Phys.: Sae Mulli 2024; 74: 761-778
Published online August 30, 2024 https://doi.org/10.3938/NPSM.74.761
Copyright © New Physics: Sae Mulli.
Sujin Moon1, Jiwon Lee2*
1Bumin Elementary School, Busan 49233, Korea
2Department of Science Education, Cheongju National University of Education, Cheongju 28690, Korea
Correspondence to:*jiwonlee@cje.ac.kr
This is an Open 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lthough heat is a phenomenon commonly observed in daily life, it is invisible and its reality is unclear. Therefore, to properly understand the concept of heat, students should understand an abstract model. Accordingly, elementary school science textbooks attempt to convey a scientific model to students by visualization of heat concepts. In this study, we analyzed how the heat concept is visualized in elementary school science textbooks and discussed how elementary school students comprehend these visualizations based on their cognitive framework. The object of analysis was to extract visualization to explain the concepts of ‘temperature & heat’ and ‘heat transfer’ in 18 elementary school science textbooks from the first curriculum to the 2015 revised curriculum. Based on the analysis results, implications were provided for ways to improve elementary school science textbook visualization considering mental models and visualization literacy of elementary school students.
Keywords: Textbook illustration, Visualization, Heat, Elementary school, Science textbook
열과 관련된 현상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가시적이고 실재가 불분명하므로 학생들이 열이라는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추상화된 모형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에서는 열을 시각적으로 표상하여 학생들에게 과학적 열 모델을 전달하고자 한다. 이 연구에서는 열이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어떻게 시각화되어 있는지 분석하고, 초등학생들이 자신의 정신모형에 기반하여 이러한 시각 자료를 어떻게 해석할지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분석대상은 한국의 1차 교육과정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까지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 18종에서 온도와 열, 열의 이동 개념을 설명하기 위한 시각 자료이다. 분석 결과에 기반하여 독자인 초등학생의 정신모형을 고려한 과학 교과서 시각화 자료의 개선 방안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하였다.
Keywords: 교과서 삽화, 시각화, 열,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
텍스트가 지배적이었던 기존의 과학 교과서와 달리, 최근의 과학 교과서는 사진, 다이어그램, 그래프 등 다양한 시각 자료에 텍스트가 결합된 방식, 즉 이미지를 중심으로 구성된다[1].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이미지가 과학에서 필수적인 요소라는 점이다. 과학에서 이미지는 원자, 대륙판, DNA의 구조, 페러데이의 역설 등과 같이 과학적 아이디어의 개념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1]. 눈으로 관찰 불가능한 대상을 관찰 가능한 이미지로 표현함으로써 자연에 대한 해석과 의도성을 드러낸다. 두 번째는 이미지로 의미를 전달하면 독자가 과학 교과서의 독해에서 인지적 이득을 얻는다는 점이다. 과학 텍스트는 특유의 논리성과 문법, 전문 용어의 사용 때문에 독자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과학 교과서는 이미지를 사용하여 이러한 어려움을 어느 정도 극복하고 있다. 이렇게 과학 교과서가 이미지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것은 독자의 인지 능력과 관련되어서도 이득이라 할 수 있다. 그림이나 도표 등의 시각화된 자료는 텍스트 정보에 비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그림 우월성 효과(pictorial superiority effect)’를 보이기 때문이다[2-4]. 이로 인해 단순히 과학적 개념에 대해 글로 된 설명만을 제시하는 것보다, 적절한 시각 자료를 함께 제시했을 때 학생들의 이해 수준이 훨씬 높아진다[3, 5-7]. 이에 따라 특히 초등학교 교과서는 제한된 지면과 학생들의 인지 수준을 고려하여 노출되는 언어적 정보의 양을 줄이고 그 대신 많은 시각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초등학생들이 교과서 저자의 의도대로 교과서 내의 시각 자료를 해석할 수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이미지의 해석은 독자가 속한 문화권에서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방법과 의미를 조직하는 원리뿐 아니라, 독자의 시각화 해석능력(visualization literacy), 그리고 독자가 가진 인식의 틀에 깊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8]. 아동들이 새로운 경험이나 지식을 접해가는 과정에서의 인지적 발달 과정을 설명하는 인지심리학 이론 중 하나인 thoery-theory에 따르면 아이들은 외부 세계에서 겪은 다양한 자극들을 수집하며, 이를 설명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결과를 도출하여 잠정적인 ‘자신만의 이론’을 구성한다. 그리고 유사한 경험에 맞닥뜨렸을 때 ‘자신의 잠정적 이론’을 토대로 현상들을 해석한다[9, 10]. 이러한 맥락에서 교과서에서 과학적으로 잘 설계된 이미지를 제시하더라도, 학생들은 그들의 개별적 이론에 근거하여 이를 해석하기 때문에 저자가 의도하지 않은 다양한 비과학적 모델을 구성할 수 있다. Oh, Kang, & Park(2005)의 연구에서도 선개념을 가진 학생들은 교과서의 삽화를 해석할 때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선개념을 정당화하는 방향으로 이해하여, 삽화의 정보를 잘못 해석한 것으로 나타났다[11]. 교과서 저자 및 교과서를 바탕으로 지식을 가르치는 교사들은 교과서의 설명체계를 통해 학생들이 과학적 모형을 형성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학생들은 자신의 이론 체계에 근거하여 교과서를 해석할 뿐 아니라, 전체를 보지 못하는 초심자이기 때문에 시각 자료를 저자의 의도와 다르게 읽을 수 있다.
따라서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에 제시된 시각 자료가 초등학생의 인식의 틀과 인지 수준에 기반하여 그들에게 어떻게 해석(comprehension)될지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교과서 내의 시각 자료에 대해 살펴본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시각 자료로서 화살표의 역할[12-17], 색상 및 차원의 역할[18], 또는 인과적 다이어그램의 학습 효과[19] 등과 같이 특정 시각 자료의 역할과 학습 효과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었다. 연구 결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화살표나 색상과 같은 시각 자료의 특정 측면은 개념의 종류나 학습자의 수준, 학습자의 정신모형 등에 따라 학습을 촉진할 수도 있지만 방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20, 21]. 학생들이 삽화에서 활용된 화살표의 의미론적 역할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할 때 과학적 어휘의 발달 수준이 증가한다는 긍정적 연구 결과도 있었지만[16], Yang, Lee & Lim(2007)의 연구와 같이 대부분의 초등학생들은 다의적이거나 상징적으로 사용된 화살표의 색과 굵기 차이를 해석하지 못함을 밝히거나[17], 에너지 흐름의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사용된 화살표를 학생들은 단순히 물질의 이동으로 해석하거나 물질의 순환 주기를 나타내는 것으로 오해함을 밝힌 연구 결과도 있었다[15]. 따라서 가르치고자 하는 특정 과학 개념이 공교육에서 처음 도입되는 통로인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시각화 전략을 사용하고 있고 이것을 학습자가 가지고 있는 인식의 틀에 기반하여 해석하였을 때 오해의 여지가 없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온도나 열과 관련된 현상은 초등학생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은 어려서부터 나름의 열 이론을 만들어 자신이 관찰하거나 경험한 현상을 설명하려 한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열에 대한 선개념은 매우 다양하며, 이는 초중고 교육과정을 거친 후에도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22]. 열과 온도를 동일시하거나, 열을 물질 자체의 특성이라고 생각하거나, 온도 변화는 열소의 이동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나, 열기 혹은 냉기의 이동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등, 지금까지 인류가 열을 설명하기 위하여 만들어온 다양한 모형을 학생들도 유사하게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열을 설명하는 교과서의 텍스트를 분석한 선행연구에 의하면[23], 열이라는 용어는 교과서마다 서로 정의가 다를 뿐 아니라 과학 영역별로 다른 의미를 사용되기도 하는 등, 학생들이 텍스트로 과학적 개념을 이해하는 것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어떤 교과서에서는 열을 온도 차이에 의한 에너지의 이동으로 설명하고, 또 다른 교과서에서는 열을 이동하는 열에너지로 정의하기도 한다. 즉 개념을 텍스트로 나타내더라도 설명의 방식과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그 의미를 다르게 받아들이는데, 시각화 자료는 텍스트보다 추상성이 더 높기 때문에 잘못 해석될 여지가 더 많다. 특히 열은 그 실재를 시각화할 수 없는 개념이기 때문에[11], 과학 교과서에서는 이를 추상화된 비유적, 상징적 모형으로 나타내어야 하고 학생들은 이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이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포함된 열과 관련된 개념이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어떻게 시각화되어 있는지 분석하고, 초등학생들이 자신의 인식의 틀에 기반하여 이러한 시각 자료를 어떻게 해석할지에 대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이 연구의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초등 과학 교과서에서 ‘온도와 열’의 시각화 전략을 분석한다. 둘째, 초등 과학 교과서에서 ‘열의 이동’의 시각화 전략을 분석한다. 열에 대한 다양한 대안 개념을 가지고 있는 초등학생들이 과학 교과서에 제시된 시각 자료를 보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인식의 틀을 이용하여 어떻게 해석할지에 예측해보는 것은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의 시각화 자료 개선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는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에 제시된 열 개념에 대한 시각 자료 내에서 열 현상을 표상하기 위해 사용된 상징 및 전략을 분석하고, 초등학생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열에 대한 정신모형에 의해 이것이 어떻게 해석될지 고찰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초등학생의 열 개념을 다룬 기존의 선행연구[24-38]를 바탕으로 초등학생의 열에 대한 정신모형을 분류하였다. 분류 결과, 초등학생은 열을 물질의 고유한 특성, 온도, 열 입자, 열기 등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1).
Table 1 . Classification of elementary school students’ mental models on heat concept.
Mental model | References | |
---|---|---|
Heat as properties of specific matter | The same kind of substances always have the same temperature even if the sizes are different. | [24, 25] |
It is divided into substances that are inherently cold, such as iron, and substances that are inherently warm, such as wood. | [24-30] | |
At the same temperature, substances with heat-sensitive property such as iron have a higher temperature. | [24, 27, 28] | |
Heat as a temperature | Heat and temperature are the same meaning. | [28, 31, 32] |
Temperature flows from one object to another. | [24] | |
Heat as hotness | When the temperature is high, there is heat only. | [24, 33-35] |
Hotess and coldness are separate concepts. | [26, 27, 35-37] | |
Coldness moves from a cold material to a warm material. | [28, 36, 37] | |
Heat as caloric | Heat particle move and increase the temperature of the object. | [33] |
The temperature increases as the heat particles accumulate. | [24] | |
Even with the same material, the larger the size, the greater the amount of heat or cold. | [24, 27-29, 38] |
각각의 정신모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열을 물질의 특성으로 생각하는 학생들은 같은 물질이면 모두 온도가 같고, 각각의 물질은 차갑거나 뜨거운 성질이 있거나, 열을 잘 받거나 잃는 성질이 있어 고유한 온도를 가진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는 주로 금속과 다른 물질들을 비교한 선행연구들에서 나타났으며, ‘금속은 원래 차가운 물질이고 나무는 따뜻한 물질이기 때문에 금속의 온도가 더 낮다.'[24], ‘금속은 원래 열을 잘 받아서 온도가 높다.'[24, 28] 등이 그것이다. 이 정신모형은 일상생활 속에서 학생들이 열전도율이 높은 금속을 만졌을 때 주변의 온도보다 뜨거웠거나 차가웠던 경험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 열을 온도와 동일시하는 정신모형이 있다. 열과 온도를 혼동하는 학생들은 온도가 이동한다거나, 온도가 높은 물체는 열의 양이 많고 온도가 같은 물체는 열의 양도 같다고 생각하는 등 온도의 양이 열의 양을 결정짓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세 번째로 열은 뜨거움, 열기라고 생각하는 정신모형이 나타났다. 초등학생들은 온도가 높은 곳에만 열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부분이 뜨겁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외에도 학생들은 뜨거움과는 반대되는 차가움을 냉기로 생각하여 이를 열과 반대되는 개념, 혹은 열기와 구분되는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개념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과 관련된 현상은 일상생활 속에서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소재로 특히 열은 뜨겁고 온도가 높을 때, 냉기는 차가운 것을 표현할 때 많이 활용된다. 따라서 학생들이 과학적 개념보다는 일상생활 속의 현상을 나타내는 단어로 열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이러한 대안 개념을 가지게 될 수 있다[34]. 또 과학사적으로도 과학자들이 냉기를 측정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아[39], 냉기는 언어적으로 열과 열기의 유사성 뿐 아니라, 열기와 대비되는 존재로서 상정하는 것이 열 현상을 해석하려는 초등학생들에게 자연스러운 인식의 흐름이라고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열 입자 모형은 초기 과학자들이 생각했던 플로지스톤과 열소 개념과 같이 열 자체를 어떠한 실체가 있는 물질로 보는 것이다. 열 입자 모형을 가지고 있는 초등학생들은 열 입자가 이동하여 물체의 온도를 높이고, 열은 양이 있는 물질로써 열이 쌓인 만큼 온도가 높아진다고 생각하였다. 또한 크기가 큰 물체는 열과 냉을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 더 크기 때문에 작은 물체보다 더 뜨겁거나 차갑다는 오개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러한 설명체계는 크게 물리학에 대한 존재론적 범주로 묶일 수 있다. 많은 연구자들은 물리적 현상을 설명하고 현상의 결과를 예측하기 위해 다양한 존재론적 범주들을 제안하였다[40-43]. Chi 등은 존재론적 범주를 물질(matter), 과정(processes), 상태(states)의 세 가지로 분류하며, 물질은 자연물과 인공물의 속성, 과정 범주는 사건, 절차, 인과관계, 상호작용 등의 하위요소를 지닌다고 보았다. 그들에 따르면 열은 물질 사이의 상호작용인 과정 범주에 속하지만, 물리학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생성해낸 열에 대한 개념은 물체가 가진 물질의 한 종류로서 물질 범주에 속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학생들은 물질 범주에서 벗어나 과정 기반 범주로의 존재론적 이동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과학적 모델을 생성하여야 한다. 하지만 존재론적 범주는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비호환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물질 기반의 개념들에서 과정 기반의 개념으로의 전환은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이에 교수학습 시 물질 범주의 개념을 고착화시킬 수 있는 은유나 표현 등을 최대한 피할 필요가 있음을 피력하였다.
초등학생의 열에 대한 정신모형을 존재론적 범주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열을 물질의 속성으로서 생각하거나 열과 온도를 동일시하는 정신모형에서는 열에너지의 이동에 대해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 반면 열기나 냉기, 열입자 모형을 가진 학생의 경우 입자, 혹은 기(氣)의 형태로 열에너지의 이동 혹은 흐름을 간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과학적 의미의 열은 열적 상호작용이 발생하는 과정적 측면에서 이해되어야 하지만 어느 모형도 열적 상호작용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또한 초등학교 과학 교육과정에서는 열에너지를 도입하지 않으며, 초등학생들의 모형에서도 에너지에 대한 관점이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초등학생들의 정신모형은 모두 물질로서의 열에너지를 전제하고 있고 볼 수 있다. 이 네 정신모형은 각각 완전히 개별적, 독립적인 것은 아니나, 모두 Chi 등의 존재론적 범주 중 물질 범주에 속한다.
이 연구에서는 초등 교과서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열 개념을 어떻게 기술하는지 살펴보기 위해 1차 교육과정 이후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까지의 국가수준 과학과 교육과정과 이를 기반으로 개발된 교과서들을 분석하였다. 현재까지 발표된 교육과정의 학습 요소와 내용체계, 성취기준, 교과서의 차시를 분석하여 각각의 교육과정에서 학생들이 학습하여야 할 열 개념을 비교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분석 결과 온도, 온도가 다른 두 물체의 접촉을 통한 열에너지의 이동, 전도, 대류, 복사, 단열이 역사적으로 교육과정에서 많이 다루어진 과학 개념으로 나타났다. 열과 온도에서는 온도를 측정하는 방법과 온도가 다른 두 물체의 접촉을 통한 열의 이동 방향을, 열의 이동에서는 고체, 액체, 기체, 빛의 열 전달 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이 연구에서는 1차 교육과정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이르기까지 온도, 접촉한 두 물체 사이의 열의 이동, 전도, 대류, 복사를 설명하기 위한 시각 자료가 교과서에서 어떻게 제시되고 있는지 분석하였다.
Table 2 . Contents of the unit “heat” according to the national curriculum.
Contents | 1st | 2nd | 3rd | 4th | 5th | 6th | 7th | 2007 | 2009 | 2015 | ||
---|---|---|---|---|---|---|---|---|---|---|---|---|
Learning curriculum | ||||||||||||
Heat and temperature | Measurement of temperature | O | O | O | O | O | O | O | O | O | O | |
Contacting between two objects that have different temperatures | △ | . | . | . | . | . | O | O | O | O | ||
Heat transfer | Conduction as heat transfer in a solid | O | O | O | O | O | O | O | O | O | O | |
Convection | liquid | O | O | O | O | O | O | O | O | O | O | |
gas | O | △ | O | O | O | O | O | O | O | O | ||
Radiation as heat transfer through light | O | O | O | O | O | O | O | O | . | . |
△: Textbooks cover the content but no visualization is provided.
1차 교육과정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까지 역대 초등학교 교과서를 분석 대상으로 선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2009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다루어지지 않았던 복사 개념을 포함하기 때문에 기존의 1차–2007 개정 교과서 분석을 통해 복사 개념을 설명하기 위한 시각화 전략의 변천 과정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둘째, 각 교육과정 차수별 과학교육의 목표의 차이에 따라 나타난 교과서 삽화의 다양한 시각화 전략을 분석하기 위함이다. 예를 들면 탐구 교육을 강조하던 3–6차 교육과정 시기에는 교과서 내에 과학 개념을 설명하는 시각화 자료보다, 실험의 장면을 보여주는 삽화가 많았다. 7차 교육과정 이후 시기에는 학생들의 자기 주도적 학습을 강조하였으며 이를 위해 다양한 시각화 전략을 활용하여 개념을 설명하는 삽화들이 많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렇듯 교과서 삽화에서 활용된 다양한 상징과 장치의 특징을 분석하기 위하여 지금까지 출판된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를 모두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분석한 과학 교과서는 총 19종[44-62]으로, 국정 교과서 체제였던 1차 교육과정부터 2009 개정 교육과정까지 각 시기별 과학 교과서 9권과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개발된 1종의 국정 교과서와 9종의 검정 교과서를 분석하였다. 각 교과서를 식별하기 위해 교육과정 차수와 알파벳으로 구성된 코드를 교과서마다 부여하였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Table 3과 같다.
Table 3 . Textbook codes used in the analysis.
National curriculum | Publisher | Code |
---|---|---|
1st | Ministry of Education | 1a [44] |
2nd | Ministry of Education | 2a [45] |
3rd | Ministry of Education | 3a [46] |
4th | Ministry of Education | 4a [47] |
5th | Ministry of Education | 5a [48] |
6th | Ministry of Education | 6a [49] |
7th | Ministry of Education | 7a [50] |
2007 revised | Ministry of Education | 07a [51] |
2009 revised | Ministry of Education | 09a [52] |
2015 revised | Ministry of Education | 15a [53] |
2015 revised | Donga | 15b [54] |
2015 revised | Chunjae(Lee) | 15c [55] |
2015 revised | Jihak | 15d [56] |
2015 revised | Chunjae(Shin) | 15e [57] |
2015 revised | Miraen | 15f [58] |
2015 revised | Visang | 15g [59] |
2015 revised | Kumsung | 15h [60] |
2015 revised | I-scream | 15i [61] |
2015 revised | Gimmyoung | 15j [62] |
시각 자료란 텍스트가 아닌 사진, 그림, 그래프 등으로 표현된 것들을 포함하는 개념으로[63], 이 연구에서는 열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 사진이나 그림, 그 속에 포함된 기호와 아이콘, 삽화의 설명을 위해 삽화 내에 제시된 텍스트 자료를 모두 포함하여 수집하였다. 예를 들어 대류 현상을 나타내는 삽화에서는 삽화와 함께 삽화 내에 표현된 화살표의 방향, 색깔, 길이, 두께 등을, 열의 이동을 나타내는 삽화에서도 표현된 온도계의 개수, 액체 기둥의 색깔 등 다양한 기호학적 표현들을 함께 수집하였다. 그리고 탐구활동의 안내나 탐구활동의 결과에 해당하는 사진은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그 결과, 1차 교육과정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한 19권의 교과서에서 5개 개념(온도, 접촉한 두 물체 사이의 열의 이동, 전도, 대류, 복사)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 삽화 128개가 수집되었다.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의 열 단원에 제시된 시각 자료의 분석을 위해 선행연구[64-66]를 기반으로 두 명의 연구자가 Table 4와 같이 분석틀을 구성하였다. 삽화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내기 위해 다양한 물체들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으며, 어떤 관계를 가지고 상호작용을 하는지 분석하기 위함이다. 삽화 속 각각의 시각 이미지들의 의도와 관계성에 따라 삽화의 표현을 크게 서사적 표현(narrative representation)과 개념적 표현(conceptual representation)으로 구분하였다. 서사적 표현은 삽화 속에 포함된 이미지들이 서로 방향성이 있는 관계를 맺고 있으며 그 방향을 토대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며, 개념적 표현은 삽화 속 이미지들의 관계보다는 각 이미지들의 본질적이고 일반적인 특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삽화 속의 이미지들이 어떠한 배치나 행동을 통해 그들의 관계와 이동 양상을 드러내는 경우 이는 서사적 표현으로, 이미지들이 어떠한 방향성 없이 그들이 가진 속성과 본질을 최대한으로 드러내어 의도를 전달한다면 이는 개념적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분석을 수행할 때 한 삽화 내에서도 서사적 표현과 개념적 표현이 함께 나올 수 있지만, 각 삽화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내용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Table 4 . Framework for analyzing visualization of heat concept in science textbooks[64-66].
Categories | Descriptions | ||
---|---|---|---|
Narrative | process | unidirectional | Representing the movement of vectors between actors in one direction |
bidirectional | Representing the interaction of vectors between actors in both directions | ||
circular | Representing vectors in which actors circulate | ||
radial | Representing vectors with radiating actors | ||
verbal | Representing vectors in text without visualizing them | ||
implicit | No explicit vector representation | ||
circumstance | setting | Representing the background to make the actors stand out in the illustration | |
means | Representing tools to reveal vectors between actors | ||
Conceptual | analytical | spatial | Representing continuous steps through spatial dimensions |
temporal | Representing continuous steps through temporal dimensions | ||
possessive | Representing the part of concept’s properties | ||
symbolical | attributive | Representing symbols that have been widely accepted traditionally | |
suggestive | Representing symbols derived from the characteristics of an object |
서사적 표현은 행동과 사건, 변화의 과정 등의 서사를 포함하여 설명하고자 하는 내용을 삽화를 통해 기술하는 것을 의미한다. 서사적 표현에서 표현의 구별 방식은 액터(actor)와 벡터(vector)로 설명 가능하다. 액터는 삽화 속에서 의미 전달에 참여하는 주체, 움직이게 될 주체를 의미한다. 벡터는 삽화 내 액터들의 관계나 행동에 대한 ‘방향’만을 나타내며, 크기와 방향을 모두 갖는 물리학에서의 벡터와는 달리 방향성이 강조된다. 서사를 위한 어떠한 상황이 설정되고 나면 이를 이미지로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물체들이 배치되고, 이러한 물체들의 구성과 특정 물체의 움직임을 통해 서사에서 관계성과 방향성이 드러나게 된다. 벡터의 유무는 서사적 표현과 개념적 표현을 구별함에 있어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똑같이 이동이나 흐름을 묘사하더라도 그 방향이 의미를 갖느냐 그렇지 않냐에 따라 서사적 표현인지 개념적 표현인지가 구분된다. 이러한 방향에 따라 서사의 과정(process)을 나눌 수 있다. 한방향(unidirectional)은 말 그대로 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을, 쌍방향(bidirectional)은 작용 반작용과 같이 액터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표현한다. 순환(circular)은 도선 주위의 자기장을 표현하는 화살표처럼 한 바퀴 도는 방향성을 예로 들 수 있다. 방사(radial)는 중심에서 뻗어나가는 벡터의 표현으로, 점광원에서 뻗어 나오는 다중 광선의 표현 등이 있다. 언어(verbal)는 화살표와 같이 시각적 표상이 아니라, 시각화 자료에 포함된 텍스트로 방향을 지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서사적 표현에서 상황(circumstances)은 액터를 둘러싼 배경인 설정(setting), 벡터를 나타내기 위한 도구인 수단(means) 등이 이에 속한다. 수단은 주로 화살표, 선 등 방향성을 나타내는 기호들이 사용된다.
Figure 1은 서사적 표현을 담고 있는 삽화에 대한 분석 예시를 나타낸 것이다. 1(a)의 삽화는 속력 개념을 설명하기 위한 상황으로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와 자전거를 설정하였다. 여기에서 직접 이동하는 주체, 즉 액터는 자동차와 자전거이다. 화살표와 같은 수단이 없기 때문에 벡터가 명시적이지 않지만, 액터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나아가는 방향으로의 벡터를 가지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1(b)의 삽화는 물의 유무에 따라 컵 속의 동전을 관찰자가 볼 수 있는지 없는지 비교하는 상황으로, 여기서 액터는 빛이다. 실제 빛은 사방으로 뻗어 나아가겠지만, 눈 방향으로의 벡터가 중요하기 때문에 관찰자 방향으로 빛이 진행하는 경로와 방향을 화살표라는 수단을 사용하여 시각화하였다.
개념적 표현은 시각 자료를 통해 어떤 개체나 개념의 일반적이고 본질적인 속성을 표현하는 것으로, 크게 분석(analytical)과 상징(symbolical)으로 나눌 수 있다. 분석적 표현 범주는 대기권의 높이에 따른 공간 구분 등 공간적 차원의 분석(spatial)과, 인류의 진화 타임라인과 같이 시간적 차원의 분석(temporal), 어떤 개념의 하위 부분집합을 표현한 분석(possessive)으로 나뉠 수 있다. 상징 범주는 빨강은 뜨거움, 파랑은 차가움 등의 기존의 전통적 가치를 포함하는 귀속적 상징(attributive)과 어떤 개체의 특성에서 파생되는 암시적 상징(suggestive)으로 구분된다.
Figure 2는 개념적 표현을 활용한 삽화 중 연구에서 자주 언급되는 타임라인을 나타내는 분석적 표현과, 색깔을 이용한 상징적 표현에 대한 분석 예시를 나타낸 것이다. 2(a)는 배추흰나비의 날개돋이 과정을 시간적 순서에 따라 나타낸 삽화이며, 이는 분석-시간적 표현(analytical-temporal)에 해당한다. 이 삽화에는 배추흰나비의 날개돋이 과정이라는 시간의 흐름이 주요하게 등장하고 이동방향은 중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벡터가 주가 되는 서사적 표현과 구분된다. 2(b)는 자석의 극을 색깔 상징을 이용하여 나타낸 시각화 자료로, 자석의 N극은 빨강색, S극은 파랑색으로 표현한다. 이는 국제적으로 정해진 색상 표시 규격으로, 극이 가진 자체의 속성이 아니라 전통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징적-귀속적 표현(symbolical-attributive)에 해당된다.
초등 교육과정에서 온도는 열을 설명하기 위해 ‘물체의 따뜻하고 차가운 정도’로 조작적으로 정의된다. 중학교 과학 교과서에서 온도를 시각적으로 설명하기 위하여 높은 온도와 낮은 온도의 차이를 입자의 운동 에너지로 설명한 것과 달리,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에서는 온도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거나 온도의 정의를 시각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대신, 일상생활에서 온도를 측정하는 사례, 온도계의 종류, 온도계의 사용 방법 등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온도를 시각화한 삽화들은 특정한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포함되는 다양한 예시와 맥락들을 나열하고 있으므로 이는 모두 개념적 표현 중 분석-소유적(analytic-possessive) 표현에 해당된다(Table 5). 온도를 측정하는 생활 속 사례를 삽화로 제시하는 모든 교과서에서는 온도 측정이 필요한 맥락을 나열하여 일상 속 다양한 상황에서 온도 측정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온도계의 종류를 설명하고 있는 교과서에서는 다양한 온도계의 종류를 나열하였고, 온도계 사용 방법을 설명한 교과서들에서는 올바른, 혹은 올바르지 못한 온도계 활용 방법을 나열하였다.
Table 5 . Conceptual representation of ‘temperature’.
Concept | Possessive | Examples of visualization | Code of textbooks |
---|---|---|---|
Temperature measurement in daily life | - Measuring the body temperature - Measuring the food temperature when cooking - Measuring the water temperature when raising fish - Measuring the room temperature when growing plant - Measuring the car engine’s temperature | 7a, 09a, 15a, 15b, 15c, 15d, 15e, 15f, 15g, 15h, 15i, 15j | |
Types of thermometers | - Alcohol thermometer - Infrared thermometer - Probe thermometer - Digital thermometer | 6a, 7a, 09a, 15a, 15b, 15c, 15d. 15e, 15f, 15g, 15h, 15i, 15j | |
How to use a thermometer | - Example of the correct temperature measurement method | 1a, 2a, 3a, 4a, 5a, 6a, 7a, 07a, 09a, 15a, 15b, 15c, 15d, 15e, 15f, 15g, 15h, 15i, 15j |
초등 과학 교육과정에서는 열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다루고 있지 않다. 다만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열이 이동함을 주요 개념으로 다룬다. 이에 교과서에서는 온도가 다른 두 물체를 접촉했을 때 물체의 온도 변화를 통해 열을 설명하고자 하였으며, 특히 7차 교육과정 이후의 교과서에서는 온도가 다른 두 물체가 접촉하였을 때 온도가 높은 물체의 온도가 내려가고, 온도가 낮은 물체는 온도가 올라가 열평형에 도달하는 것까지 다루고 있다. 시각화의 주제가 온도가 다른 두 물체를 접촉했을 때 ‘열이 이동함’일 경우에는 서사적 표현이 사용되었고, ‘열적 상호작용 결과 열평형에 도달함’일 경우에는 개념적 표현이 사용되었다. 열의 이동은 이 개념을 포함하는 모든 교과서에서 시각화되었고, 열평형은 일부 교과서에서만 시각화되었다.
온도가 다른 두 물체의 접촉에서 ‘열의 이동’을 설명하기 위한 시각화 전략은 모두 서사적 표현이 사용되었으며, 설정과 그에 따른 액터, 벡터들의 구성을 분석한 결과는 Table 6과 같다. ‘온도가 다른 두 물체의 접촉’의 시각화에서 교과서에서 많이 활용된 설정을 살펴보면, 삶은 면과 차가운 물의 접촉 상황을 설정한 교과서가 가장 많았으며, 손난로와 손, 생선과 얼음의 조합도 높은 빈도로 나타났다.
Table 6 . Narrative representation of ‘heat transfer’ caused contacting two objects with different temperatures.
Setting | Code of textbooks | ||||
---|---|---|---|---|---|
Situations contacting between high-temperature and low-temperature objects in everyday life | Boiled egg/noodle, water | 15a, 15b, 15c, 15e, 15f, 15i | |||
Hand warmer, hand | 09a, 15b, 15c, 15d, 15f | ||||
Ice, fish | 7a, 15c, 15f, 15j | ||||
Wound, Ice pack | 09a, 15d | ||||
Hot water/rice, hand | 7a, 07a | ||||
Ice cream/cold water, hand | 07a, 15g | ||||
Egg/butter, fried pan | 15a, 15c | ||||
Hot water, milk | 7a | ||||
Freezer, water | 7a | ||||
Iron, clothes | 15g | ||||
Instant food, hot water | 15j | ||||
Mean of visualization | Process | Vector | Actor | Examples of visualization | Code of textbooks |
None | Implicit | Implicit | Implicit | 7a, 09a, 15h | |
Verbal | From pan to butter | Heat | 15c | ||
Arrow | Unidirectional | From hand to cup | Implicit | 07a, 15b, 15e, 15f, 15g | |
Radial | From hand warmer to hand | Implicit | 15a, 15d, 15j |
온도가 높은 물체와 낮은 물체의 접촉에서 열이 이동하는 방향, 즉 벡터는 온도가 높은 물체에서 낮은 물체이다. 삽화 내에서 ‘무엇이’ 이동하는지, 즉 액터가 무엇인지는 암시적(implicit)이기 때문에 열의 이동을 나타내기 위한 수단(mean)으로서 화살표, 텍스트 등의 다양한 장치들이 활용되었다. 3종의 교과서(7a, 09a, 15h)에서는 온도가 높은 물체와 낮은 물체의 접촉하는 상황 자체만 나타내어 벡터와 액터 모두를 암시적으로 드러내었다. 8종의 교과서(07a, 15b, 15e, 15f, 15g, 15a, 15d, 15j)에서는 열의 이동 방향인 벡터를 화살표를 사용하여 나타내었는데, 한 방향을 가리키는 화살표로 열에너지의 이동을 표현하거나, 열에너지가 방사형으로 뻗어나가는 화살표로 나타내기도 하였다. 1종의 교과서(15c)에서는 ‘뜨거운 프라이팬에서 버터로 열이 이동해요’와 같이 벡터와 액터를 텍스트로 제시하였다.
2종의 교과서(15i, 15h)에서는 온도가 다른 두 물체의 접촉으로 인한 ‘열평형 개념’을 시각화하였는데, 열평형 개념의 시각화 전략으로는 두 교과서 모두 개념적 표현이 사용되었다(Table 7). 열평형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접촉한 두 물체의 온도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접촉한 두 물체의 온도의 변화 과정에 대해 각 장면의 특성이 드러난 단계로 나누어 각 장면을 분석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므로 시간적 차원의 분석적 표현에 해당한다. 즉, ‘온도가 다른 두 물체의 접촉’을 통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시각화하기 위하여 온도가 다른 물체가 접촉하고, 온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열이 이동하고, 결국은 두 물체의 온도가 같아지는 각각의 장면들을 표현하였다. 이 과정에서 온도를 정성적으로 온도계 기둥의 높이로 시각화한 경우(15i)와,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접촉한 두 물체의 온도 변화를 상징적인 색의 변화로 나타낸 경우(15h)가 있었다.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한 시각화 자료의 경우, 흰색이 가장 높은 온도를 상징하고 빨간색, 노란색, 녹색, 파란색 순으로 온도가 점점 낮아진다. 이 정보는 화면상의 범례와 캐릭터의 말풍선에 제시하였다.
Table 7 . Conceptual representation of ‘thermal equilibrium’ caused contacting two objects with different temperatures.
Timeline | Symbol | Examples of visualization | Code of textbooks |
---|---|---|---|
1) two objects of different temperatures are separated, 2) two objects of different temperatures come into contact, 3) the temperatures of the two objects become the same. | The qualitative height of the thermometer's column shows the high temperature, low temperature, and temperature at thermal equilibrium. | 15i | |
1) White symbolizes high-temperature dumplings and blue symbolizes low-temperature plates 2) The red symbolizes a dumpling with a low-temperature and the green symbolizes a plate with a high-temperature 3) A yellow symbolizes dumpling and dish that have reached thermal equilibrium | 15h |
전도의 시각화는 앞서 온도와 열의 시각화에서 온도가 다른 두 물체를 접촉했을 때 열의 이동과 유사하며, 모든 교과서에서 열의 이동 방향을 강조하는 서사적 표현을 사용하였다. 전도의 개념을 시각화하기 위한 상황의 설정은 Table 8과 같다. 7차 교육과정까지의 교과서들은 모두 물체의 한쪽 끝을 가열하는 실험 장면을 통해 전도를 설명하였으며, 7차 교육과정 이후의 교과서들은 고체 물질을 가열하는 일상생활 속 예시를 설정하였다. 실험 상황을 제시한 교과서들에서 주로 사용된 설정은 열원, 쇠막대, 쇠막대 위의 촛농 등이었고, 생활 속 예시에서는 가스레인지를 열원으로 사용하여, 프라이팬이나 냄비를 이용하여 음식을 조리하는 상황을 보여주었다.
Table 8 . Narrative representation of ‘Conduction’ as heat transfer in a solid.
Setting | Code of textbooks | ||||
---|---|---|---|---|---|
Situations heating one end of an object | Heat source, iron rod, wax | 1a, 2a, 3a, 4a, 5a, 6a, 09a | |||
Heat source, iron rod, wax, toothpick | 7a | ||||
Heat source, copper plate | 4a, 15b | ||||
Heat source, fired pan | 15b, 15c, 15i | ||||
Heat source, fired pan, food | 15a, 15f, 15h, 15j | ||||
Heat source, pot | 07a | ||||
Heat source, pot, food | 15d | ||||
Hot liquid, spoon | 15c, 15f, 15h | ||||
Mean of visualization | Process | Vector | Actor | Examples of visualization | Code of textbooks |
None | Unidirectional | Implicit | Implicit | 3a, 4a, 5a, 6a | |
Sequential arrangement | Unidirectional | From near to far from the heat source | Implicit | 1a, 2a, 7a | |
Unidirectional | From near to far from the heat source | Implicit | 07a, 15i | ||
Arrow | Unidirectional | From soup to handle of the spoon | Implicit | 09a, 15c, 15f, 15h, 15i | |
Bidirectional | From bottom of pan to top of pan | Implicit | 15b | ||
Radial | From bottom of pan to top of pan and egg | Implicit | 15a, 15d, 15f, 15h, 15j |
‘온도가 다른 두 물체의 접촉’ 차시와 마찬가지로 전도에서도 액터는 열에너지이기 때문에 암시적으로 나타났으며, 열의 이동 방향을 나타내는 수단은 없거나, 병렬적 배치, 그리고 화살표가 활용되었다. 열의 이동 방향을 알아내는 실험 상황을 시각화 자료로 제시한 경우(3a, 4a, 5a, 6a)에는 벡터를 나타내는 수단을 제시하지 않았다. 시각화 자료의 병렬적 배치로 벡터를 나타낸 경우(1a, 2a, 7a, 07a, 15i)는 타임라인을 포함하는 개념적 표현 전략을 함께 사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서 주요하게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시간 흐름에 따른 열의 이동 ‘방향’으로, 촛농으로 고정한 이쑤시개가 열원 근처에서부터 점점 멀어지는 방향으로 하나씩 떨어지는 것을 통해 열의 이동 방향을 보여주거나(1a, 2a, 7a), 색깔의 상징을 이용하여 열이 열원 주변에서부터 점차 먼 쪽으로 이동함을 보여주는 식이다(07a, 15i). 화살표가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3a, 4a, 5a, 6a, 1a, 2a, 7a, 07a, 15i, 09a, 15c, 15f, 15h, 15i)는 한 방향, 서로 반대되는 방향, 방사형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되었다. 화살표의 색은 주로 빨간색이 사용되었으나, 열원에 가까운 쪽은 노란색, 멀어지는 쪽은 빨간색으로 표현한 경우도 있었다.
대류는 교과서에서 액체에서의 대류와 기체에서의 대류로 나누어 제시되어 있다. 먼저 액체의 대류를 개념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시각 자료를 활용한 교과서에서는 모두 서사적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서사적 표현을 위한 상황 설정 및 액터와 벡터, 수단을 분석한 결과는 Table 9와 같다. 냉각 상황을 제시한 하나의 교과서(15d)를 제외한 모든 교과서에서 액체가 든 용기를 가열하는 상황을 설정하였다. 가열하는 상황에서는 모두 열원과 물, 물을 담는 용기가 삽화 내에 제시되었고, 액체가 든 용기를 냉각하는 상황에서는 얼음, 컵, 물을 설정하여 얼음물이 컵 안에 담긴 상황을 나타내었다.
Table 9 . Narrative representation for ‘convection’ in liquids.
Setting | Code of textbooks | ||||
---|---|---|---|---|---|
Situations in which containers containing liquid are heated | Heat source, water tank, water | 1a, 2a, 3a, 4a, 5a, 6a, 09a | |||
Heat source, beaker, water | 7a | ||||
Heat source, test tube, water | 4a, 15b | ||||
Heat source, kettle, water | 15b, 15c, 15i | ||||
Heat source, pot, water | 15a, 15f, 15h, 15j | ||||
Situations in which containers containing liquid are cooled | Ice, cup, water | 15d | |||
Mean of visualization | Process | Vector | Actor | Examples of visualization | Code of textbooks |
None | Implicit | Implicit | Sawdust | 3a, 4a, 5a, 6a | |
Unidirectional | Implicit | Ink | 7a | ||
Verbal | From bottom of pot to top of pot | Water | 15d | ||
Arrow | Unidirectional | From bottom of pot to top of pot | Implicit | 09a, 15a, 15c, 15g, 15h, 15i, 15j | |
Circular | RED: from bottom of pot to top of pot far from fire BLUE: from top of pot to fire | Implicit | 15b, 15e, 15f | ||
Circulation from bottom to top of the tank once and back to bottom of the tank | Implicit | 1a, 2a | |||
Circulation from bottom to top of the pot once and back to bottom of the pot | Tea leaves | 07a |
액체의 대류에서도 열에너지라는 암시적인 액터의 이동 방향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화살표를 활용하는 빈도가 높았다. 하지만 전도와는 달리 액체의 움직임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도구로 액체에 톱밥, 잉크, 찻잎을 넣는 방법 또한 나타났다(3a, 4a, 5a, 6a, 7a, 07a 15d). 하나의 교과서에서는 삽화 내 텍스트를 삽입하여 벡터와 액터를 직접적으로 제시하였다(15d).
화살표를 사용한 삽화에서 주요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타났다. 먼저, 같은 색깔의 한 쌍의 화살표를 이용하여 온도가 높아진 물의 상승 기류만을 표현한 교과서가 7종이 있었다(09a, 15a, 15c, 15g, 15h, 15i, 15j). 다음으로 빨간색 화살표로 상승을, 파란색 화살표로 하강을 나타내어 순환을 표현한 교과서가 3종이 있었다(15b, 15e, 15f). 여러 개의 화살표 벡터를 이용하여 전체적인 순환을 하나의 타원으로 표현하거나(1a, 2a) 열원이 하단 중앙에 있을 때는 이를 중심으로 두 개의 타원으로 순환을 표현하기도 하였다(07a).
기체의 대류에 대한 시각적 표현 또한 액체의 대류와 마찬가지로 모두 서사적 표현만 나타났으며, 서사적 표현을 위한 상황 설정 및 액터와 벡터, 수단을 분석한 결과는 Table 10과 같다. 기체의 대류 삽화의 제시 상황으로는 열원 위 기체의 움직임 관찰, 한 공간에서 온도가 다른 공기의 움직임 관찰, 일상생활 속에서 기체를 가열하거나 냉각시키는 예시가 있었으며, 기체를 가열하는 생활 속 예시에 대한 삽화가 가장 높은 빈도로 나타났다. 실험 상황에서 등장한 설정은 주로 난로, 촛불 등의 열원과 창문이나 문 등의 온도를 달리하기 위한 장치, 향 연기로 나타났다. 기체의 가열 장치로는 난방 기구가, 기체의 냉방 장치로는 냉동고와 냉방 기구가 활용되었다.
Table 10 . Narrative representation for ‘convection’ in a gas.
Setting | Code of textbooks | ||||
---|---|---|---|---|---|
Experiment to observe the movement of gas above a heat source | Candlelight, incense smoke | 3a, 4a, 5a, 6a | |||
Stove | 7a | ||||
Alcohol lamp, liquid in a beaker, vapor | 09a | ||||
Experiment to observe the movement of air at different temperatures in one space | Window, incense smoke | 3a, 4a, 5a | |||
Door, incense smoke | 6a, 7a, 07a | ||||
Situations heating the gas in everyday life | Heater | 1a, 7a, 07a, 15a, 15b, 15c, 15e, 15f, 15g, 15h, 15i, 15j | |||
Situations cooling the gas in everyday life | Freezer | 1a, 15d | |||
Air conditioner | 07a, 15b | ||||
Mean of visualization | Process | Vector | Actor | Examples of visualization | Code of textbooks |
None | Implicit | Implicit | Incense smoke | 3a, 4a, 5a, 6a, 7a, 07a | |
Arrow | Unidirectional | From the top of the stove to the ceiling | Implicit | 1a, 09a, 15a, 15g, 15j | |
Circular | RED: from radiator to window BLUE: from window to radiator | Implicit | 07a, 15b, 15c, 15f, 15h | ||
From top to side of the stove | Implicit | 15d, 15e | |||
Wavy line | unidirectional | From the top of the stove upwards | Implicit | 7a | |
unidirectional | From above the stove toward the opposite end of the room | Implicit | 7a |
기체에서의 대류 현상에서 열에너지의 이동 방향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은 없거나, 화살표, 물결선(wavy line)이 나타났다. 액터인 열에너지는 대부분의 삽화 내에 암시적으로 표현되었다. 대류에서도 열의 이동 방향을 알아내는 실험 상황을 시각화 자료로 제시한 경우(3a, 4a, 5a, 6a, 7a, 07a)에는 벡터를 나타내는 수단을 제시하지 않았지만, 액체의 대류에서 찻잎이나 잉크를 이용하여 실제 물질이 이동함을 보여준 것처럼 향 연기를 이용하여 이동 방향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하였다. 화살표를 수단으로 활용한 교과서들에서는 액체에서의 대류와 마찬가지로 한 쌍의 벡터를 이용하여 상승을 나타내거나(1a, 09a, 15a, 15g, 15j), 빨간 화살표와 파란 화살표를 이용하여 기체의 상승과 하강을 통해 대류를 순환으로 시각화한 교과서들이 있었다(07a, 15b, 15c, 15f, 15h). 여러 개의 화살표를 이용하여 순환을 하나의 타원으로 표현한 교과서도 있었다(15d, 15e). 물결선을 이용하여 기체의 이동 방향을 나타낸 교과서도 있었는데, 이 경우 끝에 화살표가 없이 구불구불한 선만 이용하여 난로에서 위쪽, 혹은 난로의 위쪽 반대방향으로의 벡터를 표현하였다(7a).
복사는 2009,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다루어지지 않았던 개념으로, 복사가 다루어진 교과서들을 분석한 결과는 Table 11과 같다. 복사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삽화에서 설정된 상황은 난로를 쬐고 있는 상황과 가린 상황 두 가지로, 난로를 가리고 있는 삽화가 더 높은 빈도로 나타났다. 난로를 쬐고 있는 상황에서는 대부분 난로와 사람이 등장하며, 한 교과서에서는 난로 대신 백열전구를 사용하기도 하였다. 가열장치를 가린 상황에서는 난로와 사람 사이에 열을 막기 위한 판자가 추가되었다.
Table 11 . Narrative representation of radiation.
Setting | Code of textbooks | ||||
---|---|---|---|---|---|
Situation close to the heating device | Stove, man | 1a, 2a, 7a | |||
Bulb, man | 07a | ||||
Situation where the heating device is covered | Stove, plank, man | 1a, 2a, 3a, 4a, 5a, 7a | |||
Stove, plank, thermometer, man | 6a | ||||
Mean of visualization | Process | Vector | Actor | Examples of visualization | Code of textbooks |
None | Implicit | Implicit | Implicit | 3a, 4a, 5a, 6a, 7a, 07a | |
Arrow | Radial | from stove to atmosphere | Implicit | 1a, 2a | |
Wavy line | Radial | from the surface of stove to nearby atmosphere | Implicit | 7a |
복사에서도 액터는 삽화 내에서 모두 암시적으로 표현되었다. 대부분의 교과서에서는 벡터를 시각화하기 위한 수단을 따로 나타내지 않았으며(3a, 4a, 5a, 6a, 7a, 07a), 대류와 마찬가지로 화살표(1a, 2a)와 물결선(7a)을 활용한 교과서도 있었다. 모두 열원인 난로에서 방사형으로 뻗어나가는 형태로 복사를 시각화하였다.
초등학교 과학 교육과정에서는 주로 열의 이동을 다루고, 온도가 다른 두 물체의 열적 상호작용과 열평형에 대하여 간단히 다룬다. 이 개념들에 대해 교과서에 나타난 시각화 전략을 분석하고, 이를 학생들이 원래 가지고 있던 정신모형에 기반한 해석에 대해 논의해보고자 한다.
첫째, 열의 이동에 대한 시각화 자료는 무엇이 어디로 이동하는가가 포함된 서사적 표현 전략이 주로 사용되었다. 3차 교육과정부터 6차 교육과정까지의 교과서는 학생들이 직접 탐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통해 과학 개념을 스스로 익힐 수 있도록 교과서 내에 탐구활동의 안내를 위한 시각 자료의 비중이 높았고 개념을 설명하기 위한 시각 자료는 거의 없었다. 반면, 1차와 2차, 그리고 7차 교육과정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이르기까지의 교과서에는 열의 이동을 시각화할 때 화살표를 이용하여 열의 이동을 설명하는 등 벡터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어 보이는 시각화 전략이 주로 사용되었다.
열을 ‘온도의 차이로 인한 열에너지의 이동’으로 정의하면 화살표는 열 그 자체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교과서에서 ‘열’의 사용의미를 분석한 선행연구[23]에 의하면,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에서는 주로 열을 ‘온도 차이에 의해 이동하는 에너지’나 ‘분자운동 에너지’라는 의미로 사용하였고, 종종 ‘뜨거운 열로부터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장비’처럼 열을 온도의 개념으로 설명하는 경우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에서 열의 개념을 ‘열에너지의 이동’이 아니라 ‘이동하는 에너지’로 기술하고 있기 때문에, 시각화 전략의 측면에서 보자면 물질적 은유를 통해 이동하는 열에너지를 시각화하였다고 볼 수도 있다[43].
교과서 내 개념을 설명하는 텍스트 뿐 아니라 verbal을 수단으로 표현한 시각화 자료에서는 ‘열이 이동한다’고 제시되어 있다. 하지만 초등학교 교육과정상 ‘열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는다. 따라서 교과서 내 서사적 표현의 시각화 자료에서의 액터, 즉 ‘무엇이’ 이동하는지에 대해서는 독자인 초등학생의 해석이 필요하다. 이렇게 열의 이동에 대한 서사적 표현에서 액터가 명시적이지 않고 암시적으로 제시되어 이를 학생이 해석하여야 한다면, 해석의 과정에서는 학생들이 원래 가지고 있던 열에 대한 정신모형이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즉, 열기 모형[24, 26-28, 33-37], 열 입자 모형[24, 27-29, 33, 38] 등 Chi et al.[41, 42]의 존재론적 범주 중 물질에 속하는 정신모형을 가진 초등학생들은 화살표를 보았을 때 열에너지의 이동 혹은 이동하는 열에너지라는 저자의 의도와는 다르게, 열 입자, 혹은 열기라는 실체가 화살표 방향으로 이동한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교과서 분석 결과 열의 이동인 전도, 대류, 복사에서 주로 화살표, 물결선 등 유사한 방식을 이용하여 이동 방향을 나타내고 있었다. 하지만 액터가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사한 시각화 방식을 사용하게 되면 이는 또다른 해석의 어려움을 낳는다. 예를 들어, 화살표를 온도 차이에 의한 에너지의 이동으로서의 열을 나타내는 것이라 간주하면 액체나 기체의 대류를 설명할 때 사용된 빨간 화살표는 설명이 가능하나, 온도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을 향하는 파란 화살표는 열의 정의와 상충되어 해석이 어려워진다. 또한, 대류에서 파란 화살표를 냉기로 해석한 학생은 자연스럽게 빨간 화살표는 열기로 해석할 것이고, 전도에서 사용된 빨간 화살표도 열기로 해석할 것이다. 기체의 대류와 복사에서도 화살표와 물결선이라는 유사한 시각화 방식이 사용되었는데, 난로에서 뻗어나오는 동일한 화살표나 물결선을 어떨 때는 대류로, 어떨 때는 복사로 해석하여야 하는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 즉 화살표라는 동일한 시각적 표상을 사용하면서 각각의 표상이 의미하는 바가 다르면 초등학생에게는 충분히 혼란을 줄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둘째, 온도가 다른 두 물체가 접촉하였을 때의 열적 상호작용은 색이나 온도계 등의 상징을 포함한 개념적 표현을 사용하였다. 열적 상호작용에서는 물체 간에 일어나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온도 변화를 어떻게 시각화하는지가 관건이 된다. 열에 대해 ‘철은 원래 차가운 물질’처럼 물질의 특성 모형을 가지고 있거나, 온도와 열을 동일시하는 모형, 열은 뜨거운 기운이라는 열기 모형을 가진 초등학생의 경우, 현재의 교과서 구성에서 이러한 모형을 수정할만한 인지갈등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잘못된 정신모형이 유지될 확률이 높다. 열화상 사진의 경우, 물체 원형의 색상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존재론적으로 속성 개념, 즉 물질의 특성 대안 개념을 가진 학생들에게 같은 물체임에도 다양한 온도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교수학습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한 삽화는 7차 교육과정의 교과서에서 제시된 바가 있고,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검정 교과서에서 온도가 다른 두 물체의 열적 상호작용을 설명하기 위하여 재등장하였다. 이 교과서들에서는 열화상 사진을 이용하여 여러 시점의 물체의 온도를 색깔을 통해 시각적으로 제시하고, 색의 변화를 통해 열에너지의 이동을 시간적 차원의 과정 범주로 시각화하여 나타내었다. 온도가 다른 두 물체를 접촉하였을 때 전도되는 양상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색 변화로 제시하거나, 한 물체의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다른 물체의 온도가 낮아지는 상호작용 양상을 직접 관찰하면, 물질의 특성 모형, 열기 모형, 온도 모형의 변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Lee, Ju, & Park (2022)의 연구[67]에서 초등학생들이 열화상 카메라를 활용하여 열전도 현상을 시각화하여 관찰하였을 때, 물체와 주변 맥락의 상호작용에 따른 물체의 온도 변화를 연결지어 통합적으로 사고하여 초등학생들의 열 개념 모델이 변화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오히려 열에 대한 초등학생들의 잘못된 정신모형이 오히려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앞서 제시된 만두와 접시의 열화상 사진(15h)에서 만두가 빨간 것을 보고, ‘뜨거운 만두가 열을 가지고 있다’라고 잘못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열적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시각화 자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를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에서 열 개념을 설명하기 위하여 어떻게 시각화하였는지를 분석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시각화가 초등학생들이 열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정신모형에 근거하여 어떻게 해석될 수 있을지를 고찰하였다.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에서는 주로 전도, 대류, 복사와 같은 열의 이동을 다루고, 온도가 다른 두 물체의 열적 상호작용과 열평형에 대하여 간단히 다루고 있다. 이렇게 열과 관련된 개념에 대한 시각화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열의 이동을 시각화하기 위해서 서사적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나 열의 정의가 도입되지 않은 상태에서 화살표를 따라 무엇이 이동하는지, 혹은 화살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독자인 학생들이 해석해야 한다. 열을 열기 또는 열소로 인식하고 있는 학생의 경우는 이러한 시각화를 보고 열기나 열소의 이동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또 전도, 대류, 복사에서 사용된 화살표나 물결선과 같은 유사한 시각화 전략은 이렇듯 잘못된 해석을 뒷받침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따라서 화살표가 온도차에 의한 에너지의 ‘이동’으로서 열을 나타내는 것이라면, 파란 화살표의 사용을 지양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화살표가 전도에서 열에너지, 대류에서 고온의 액체나 기체, 그리고 저온의 액체나 기체의 순환, 복사에서 매질 없는 직접 이동을 각각 시각화한 것이라면, 이를 구분할 수 있도록 표상 방식을 다변화할 것을 제안한다.
다음으로 열적 상호작용에 의한 열평형은 정성적인 온도계나 열화상 사진을 이용하여 색깔이라는 상징을 이용하여 개별 물체의 온도 변화를 시간 흐름에 따라 보여주는 개념적 표상 방식이 주로 사용되었는데, 이 개념의 시각화 자료가 제시되는 빈도는 낮았다. 열화상 사진은 학생들이 열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온도, 뜨거운 것, 물질의 특성’이라는 정신모형을 과학적 모형으로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열적 상호작용에서는 시간 흐름에 따른 ‘변화’가 중요하므로 학생들이 이를 읽어내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의 종이 교과서에서는 시계나 시간흐름을 나타내는 화살표 등의 상징을 이용해서 타임라인을 제시하고 있지만, 디지털 교과서 체제에서는 열화상 동영상을 사용하여 시간 흐름에 따른 열적 상호작용과 온도변화를 해석하는데 필요한 인지부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초등학생들의 열에 대한 정신모형을 분석하여 이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개발된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에서 제시한 시각 자료를 초등학생들이 잘 해석할 수 있을지를 이론적으로 고찰하였다. 향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이들의 시각화 해석능력을 실증적으로 탐색할 것을 제안한다.